'통합 7연패' 멀어진 우리은행…플레이오프서 설욕 가능할까
1위 KB에 2경기 차로 밀리며 정규리그 우승 힘들어져
플레이오프서 반전 모색…"정규리그 패배가 약 될 수 있다" 분석도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여자농구 아산 우리은행이 7년 만에 '왕좌'에서 내려올 듯하다.
23일 청주 KB와 치른 홈 맞대결에서 59-74로 진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우승이 사실상 힘들어졌다.
2위 우리은행과 선두 KB의 승차는 두 경기로, 우리은행이 남은 4경기를 모두 승리해도 KB가 4경기 중 2승만 거두면 우리은행이 상대 전적에서 밀려 2위가 된다.
우리은행의 위성우 감독 또한 이날 경기 후 "정규시즌은 사실상 (우승이) 어렵다고 본다"며 "플레이오프에 맞춰 준비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때 만년 최하위 팀으로 꼽히던 우리은행은 위 감독이 부임한 2012-2013시즌에 정규리그 1위와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휩쓰는 돌풍을 일으키며 리그 7연패를 노리던 인천 신한은행의 앞을 막아섰다.
이후 6년간 우리은행은 정상의 자리를 한 번도 빼앗기지 않고 통합 6연패에 성공하며 '왕조'를 구축했다.
이번 시즌 전반기에도 '1강'의 위용을 유지하던 우리은행은 7년 전 자신들이 그랬듯, 통합 7연패를 가로막는 '돌풍'을 만났다.
박지수와 카일라 쏜튼의 '트윈 타워'를 앞세운 KB는 후반기 13연승을 질주하며 우리은행을 제치고 리그 1위에 올랐다.
이번 시즌 7번의 맞대결에서도 KB는 5승 2패로 우리은행을 압도했다.
후반기 우리은행 하락세의 원인은 '체력'이었다.
임영희(39)를 비롯해 김정은(32)과 박혜진(29) 등 주축 선수들의 연령이 높은 우리은행은 후반기 경기들에서 종종 '뒷심 부족' 문제를 노출했다.
23일 KB와의 맞대결에서도 전반까지 팽팽하게 잘 싸웠던 우리은행 선수들은 3쿼터 들어 체력 문제로 전반만큼의 수비력을 보이지 못하며 무너졌다.
위성우 감독 또한 "후반에 (체력이) 떨어질 거란 예상은 했지만, 너무 이른 시간에 떨어졌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은혜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우리은행의 체력 문제에 대해 "지난여름 임영희나 박혜진 등 주축 선수들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에 나가느라 체력연습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정규리그 우승은 어려워졌지만, 아직 플레이오프가 남아있다.
지난 시즌에도 우리은행은 KB와의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3승 4패로 열세였지만,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3승 1패로 승리하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김은혜 위원 또한 "플레이오프는 정규리그와 다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위원은 "장기전과 단기전은 다르다"며 "위성우 감독이 우승경험이 많기 때문에, 분명 맞는 전략을 들고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오히려 우승권에서 멀어지면서 선수들에게 휴식을 줄 수 있는 것이 약이 될 수도 있다"며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플레이오프를 위한 체력을 비축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