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수가, 오타니 12년 인연 통역에게 뒤통수 맞았다…다저스, 서울시리즈 도중 해고 통보

[BO]악어 0 3417 0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충격적인 소식이다. 오타니 쇼헤이에게 통역 이상의 의미가 있었던 동반자 미즈하라 잇페이가, 오타니의 돈을 횡령한 혐의로 서울 시리즈 도중 해고됐다.

LA타임스는 21일 "오타니의 대변인에 따르면, 그의 통역(미즈하라)은 불법 도박에 참여하기 위해 오타니의 자금을 절도한 혐의로 연방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 내용을 정리하면 먼저 매튜 보이어라는 불법 도박업자에 대한 수사 도중 오타니의 이름이 언급됐다. 더타임스가 오타니 측 변호사에게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미즈하라의 범행이 드러났다. 웨스트할리우드로펌 버크 브레틀러 변호사는 성명서를 통해 "최근 언론의 문의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오타니가 절도 사건의 피해자라는 사실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2024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를 위해 오타니와 함께 한국에 와 있는 미즈하라는 20일 경기 도중 해고됐다. 그는 경기 전까지만 해도 오타니와 함께 하고 있었지만 이번 일로 갈라서게 됐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따르면 선수와 심판, 구단과 리그 관계자 혹은 직원은 야구 경기에 베팅할 수 없다. 다른 종목도 불법 베팅에 참가해서는 안 된다. 또 각 주마다 스포츠 도박에 대한 법이 다른데, 캘리포니아주는 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법적으로 정규 스포츠 도박 업체들은 예치금 범위 안에서만 베팅을 할 수 있는데, 불법 도박 업자들은 '신용 거래'도 받는다. 그래서 도박 빚이 쉽게 늘어날 수 있는 구조다.

보이어에 대한 수사는 과거 야시엘 푸이그가 KBO리그에서 퇴출된 계기와도 관련이 있다. 키움은 2022년 시즌을 마친 뒤 푸이그와 재계약을 추진했으나 그가 불법 스포츠 베팅 관련 조사에서 거짓 증언을 한 혐의를 받으면서 새 외국인 타자를 영입하는 것으로 방향을 돌렸다. 오렌지카운티 검찰은 이때 불법 도박 조직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보이어 또한 조사했다. 그러면서 미즈하라의 횡령 사실까지 밝혀지게 됐다.
 


 


그런데 미즈하라는 언론의 문의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곧바로 들통날 거짓말까지 했다. 21일 ESPN은 "당초 오타니의 대변인은 ESPN에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도박 빚을 갚아줬다고 설명했다. 미즈하라는 19일 ESPN과 90분 동안 인터뷰하면서 자세한 사정을 설명했다. 그런데 기사를 준비하던 20일 대변인이 돌연 미즈하라의 설명을 철회하고 고소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ESPN은 또 "지난 9월과 10월 오타니의 이름으로 각각 50만 달러가 송금된 이체 내역을 확인했다. 미즈하라는 2021년부터 야구가 아닌 축구와 기타 스포츠에 베팅하면서 보이어와 연락을 주고 받았다. 보이어는 오타니의 이름으로 돈이 들어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미즈하라에게 구체적인 사정을 묻지는 않았고, 대신 자신의 불법 도박 사업을 키우기 위해 오타니의 이름을 활용했다"고 썼다.

'불법 도박업자' 보이어의 변호사는 "보이어는 경찰의 조사를 받았지만 기소되지는 않았다. 또 보이어가 오타니와 '어떤 형태로도' 접촉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19일까지 미즈하라는 오타니에게 450만 달러 상당의 도박 빚을 갚아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보이어를 통한 베팅이 불법인줄 몰랐다고도 했다. "오타니가 불쾌해 하면서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않도록 도와주겠다고 했다. 오타니가 대신 빚을 갚아주겠다고 했다"며 "오타니는 도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사실, 또 내가 불법 여부를 알고 베팅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모두에게 알리고 싶다. 나는 이번 일로 교훈을 얻었다. 다시는 스포츠 베팅을 하지 않겠다"가 19일 미즈하라의 설명이었다.

오타니의 이름이 적힌 송금 내역에 대해서는 "오타니가 빚을 갚아주기로 한 뒤 몇 개월에 걸쳐 입금했다. 메모란에는 대출이라고 적었다. 뭔가 사유를 적어야 했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오타니가 직접 송금한 이유에 대해서는 "그는 내가 다시 도박을 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여기까지가 19일까지 미즈하라의 주장이다.

하지만 20일 정오, 미즈하라는 ESPN에 "오타니는 내 도박 빚에 대해 모른다. 오타니가 직접 송금한 적도 없다"고 기존 주장을 철회했다. 오타니의 변호인은 오타니가 절도 사건의 피해자가 됐다고 밝혔다. 미즈하라가 빼돌린 돈은 450만 달러 상당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미즈하라는 동료에서 용의자가 됐다.
 


 


미즈하라는 일본에서 태어나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미국에서 나왔다.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오카지마 히데키의 통역을 맡으면서 야구계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2013년에는 닛폰햄 파이터즈의 외국인 선수 통역으로 일하면서 오타니와 인연을 맺었다.

오타니는 2017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LA 에인절스 이적이 확정된 뒤 미즈하라를 전담 통역으로 채용했다. 오타니가 슈퍼스타로 떠오르면서 미즈하라 역시 스타급 대우를 받았다. 2021년 홈런더비 때는 오타니 타석에서 포수로 등장하기도 했다. 이렇게 각별한 사이였는데 결말은 횡령으로 인한 결별이다.

한편 오타니는 믿었던 동반자의 배신에도 그라운드에서 해야 할 일들에 충실했다. 2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나와 5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8회 적시타는 5-2로 달아나는 쐐기점이 됐고, 경기는 이 점수 그대로 마무리됐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