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김원형 감독, 왜 퇴장 불사하고 10분간 격렬하게 항의했나... 논란이 된 20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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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김원형(오른쪽에서 두 번째) SSG 감독이 21일 인천 LG전에서 8회말 심판진에 격렬한 항의를 펼치고 있다.
SSG 랜더스가 논란의 심판 판정 이후 사령탑인 김원형 감독이 퇴장당한 끝에 LG 트윈스와 마지막 경기를 패배로 마쳤다.

SSG 랜더스는 21일 인천 SSG 랜더스 필드에서 펼쳐진 LG 트윈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O 리그 홈 경기에서 1-2, 한 점 차 패배를 당했다.

이날 패한 SSG는 63승 2무 60패로 승률 0.512를 마크하며 리그 5위 자리를 유지했다. 4위 두산 베어스와 승차는 2경기. 6위 KIA 타이거즈와 승차는 1경기가 됐다. 반면 승리를 챙긴 LG 트윈스는 파죽의 6연승을 질주하며 76승 2무 47패를 기록했다. LG는 승률 0.618로 리그 선두를 질주했다.

SSG는 신인 송영진이 선발로 나섰다. 하지만 실제로 경기의 대부분을 책임진 건 외국인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였다. 김원형 SSG 감독은 경기 전 "송영진에게는 최대 3이닝을 기대하고 있다. 정말 좋으면 생각이 바뀔 수도 있지만, 4회부터 엘리아스가 던질 것"이라 예고했다. 실제로 SSG는 송영진이 2이닝만 책임진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다만 1회초부터 LG 오스틴에게 투런포를 허용했다. 이날 자신의 유일한 피안타가 홈런으로 이어졌던 것.

SSG는 엘리아스가 8회초까지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는 역투를 펼치며 경기의 흐름을 대등하게 끌고 갔다. LG 마운드에는 켈리가 버티고 있는 가운데, 7회부터 김진성을 투입하며 불펜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전히 LG가 2-0으로 앞서고 있는 8회초. 선두타자 추신수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뒤 에레디아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어 최정의 우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가 나오면서 2, 3루 기회를 잡았고, 한유섬이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에 성공, 절호의 만루 찬스를 맞이했다.

여기서 LG는 유영찬 대신 백승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타석에는 박성한이 섰다. 초구 볼 이후 2구째 스트라이크. 3구째는 볼. 그리고 4구째. 박성한이 백승현의 149km 속구를 제대로 잡아당겨 1루 쪽으로 강습 타구를 날렸다. 그런데 여기서 박성한의 타구가 우효동 1루심의 복부를 그대로 강타한 뒤 파울 라인 바깥쪽에 떨어졌다. 이 타구를 향해 LG 1루수 김민성이 미트를 뻗었으나 잡지 못했고, 그 옆을 빠르게 지나간 타구가 우효동 1루심을 그대로 때리고 만 것이다.

여기서 우효동 1루심은 파울이나 페어 콜을 확실하게 하지 않은 채 잠시 후 볼 데드를 선언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이때 1루 주자였던 한유섬은 2루로 가는 듯하다가 우효동 1루심이 두 팔을 벌리며 경기를 중단한 것을 지켜보고 2루에 가지 않은 채 그 자리에 멈춰섰다. 동시에 3루 주자 에레디아는 정상적으로 홈을 밟았고, 타자 주자인 박성한 역시 일단 플레이를 끝까지 하며 1루 베이스를 밟았다. 1루 베이스 근처에는 LG의 수비를 펼친 1루수 김민성과 2루수 신민재, 투수 백승현, 그리고 타자 주자인 박성한과 1루 주자 한유섬, 우효동 1루심이 복잡하게 얽힌 채 서 있었다.


김원형(오른쪽) SSG 감독이 21일 인천 LG전에서 8회말 심판진에 항의를 하고 있다.

우효동(가운데) 1루심과 그를 바라보는 1루 주자 한유섬(왼쪽).
모두의 시선이 우효동 1루심을 향해 쏠리고 있었다. 우효동 1루심은 잠시 타임을 요청한 뒤 배병두 주심에게 다가가 무언가 길게 이야기를 나눴다. 이어 심판조장인 박기택 3루심은 물론, 김성철 2루심도 가세해 4심이 합의하기 시작했다. 꽤 긴 시간의 논의 끝에 심판진은 페어 판정을 내리며 3루 주자 에레디아의 득점을 인정했다. 그러자 LG 벤치도 즉각적으로 파울과 페어 판정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이후 3분의 비디오 판독 시간이 지났지만 좀처럼 판정이 나오지 않았다. 결국 오후 9시 1분부터 12분까지 무려 11분간 진행된 비디오 판독 끝에 심판진이 박성한의 타구를 페어로 선언한 원심을 유지했다. 타구가 포구를 시도했던 김민성의 미트에 닿은 지점이 파울 라인 바깥쪽이 아닌 페어 지역이었다고 본 것이다. 이어 3루 주자 에레디아의 득점 및 2루 주자 최정의 3루 진루를 각각 인정했다. 다만 그 순간 2루로 뛰지 않았던 1루 주자 한유섬에 대해서는 아웃을 선언했다. SSG는 득점 인정과 함께 1사 만루를 기대했던 순간. 그러나 한유섬의 아웃으로 2사 1, 3루가 된 것이다.

여기에 김원형 SSG 감독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격렬하게 항의하기 시작했다. 비디오 판독 결과에 항의하면 자동으로 퇴장당한다는 규정을 몰랐을 리 없는 김 감독이었다. 하지만 시즌 초반 선두권을 유지하다가 최근 치열한 중위권 싸움을 펼치고 있는 김 감독으로서는 시즌 막판 1승, 1승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었다. 이날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승부처라고 판단한 김 감독은 그래서 더욱 쉽게 물러설 수 없었다. 여기에 경기 막판 퇴장을 불사하면서 선수단을 향해 전하는 메시지도 있었을 터. 김 감독이 박기택 심판과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누며 격렬하게 항의를 펼쳤던 이유였다. 그렇지만 이미 비디오 판독센터까지 거친 판정이라 결과는 번복될 수 없는 상황. 김 감독은 오후 9시 12분부터 22분까지 10분간 항의를 이어간 끝에 비디오 판독 결과에 따른 항의로 퇴장 조치를 당했다.


항의하는 김원형(오른쪽) SSG 감독.

항의를 펼치는 김원형(오른쪽) SSG 감독.
그렇다면 한유섬은 왜 아웃 판정을 받은 것일까. 이에 대해 KBO는 "박성한의 타구가 1루수 글러브를 스치고 지나가면서 페어가 됐고, 이후 심판을 맞으면서 인플레이 상황으로 이어졌다. 비디오 판독 센터에서는 타구가 심판을 맞으면서 플레이가 멈췄지만, 설사 심판이 바로 페어 선언을 했더라도 한유섬이 2루로 가지 못했을 거라고 판단해 아웃 처리했다"고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다만 SSG와 특히 한유섬 입장에서는 우효동 1루심이 애초에 타구를 맞는 순간에 페어와 파울 여부에 대해 확실하게 판정을 내렸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만약 우효동 1루심이 페어를 선언했다면 한유섬은 2루로 달렸을 터. 그렇다면 LG 수비진도 인플레이 상황에서 공을 잡은 김민성이 2루로 던지거나 아니면 1루로 커버를 들어온 백승현에게 토스할 수 있었다. 이후 LG 벤치에서 페어가 아니라고 봤다면, 비디오 판독을 신청하면 되는 일이었다. 또 반대로 파울을 선언했다면, SSG에서 비디오 판독을 신청해 그 결과를 기다리고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높다.

20여분 중단 끝에 경기가 재개됐고, 마운드에 있던 백승현은 다음 타자 오태곤을 볼카운트 2-2에서 2루 땅볼로 유도하며 추가 실점 위기를 넘겼다. 그리고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최지훈을 우익수 뜬공 처리한 뒤 대타 김강민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최준우를 3루수 파울플라이 아웃, 추신수를 2루 땅볼 아웃으로 각각 잡아내며 이날 경기를 승리로 가져갔다. LG 선발 켈리는 6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9승(7패) 달성에 성공했다. 엘리아스는 7이닝(81구)을 혼자 책임지며 7이닝 1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의 역투를 펼쳤으나 팀 패배로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타자 주자였던 박성한이 1루 베이스를 가리키고 있다.

한유섬이 심판진의 판정에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기사제공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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