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후 감독이 24살 패전 투수에게 말했다 "그러면서 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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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19일 사직 롯데전 선발 투수 이영하가 6⅔이닝 잘 끌고 갔지만 5회 말 대량 실점 포함 6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는데도 되레 의연했다.

앞서 김 감독은 "이영하 공 자체는 좋지만 고비를 확실하게 넘어가 줘야 하는 단계"라고 했다. 하지만 고비를 넘길 만할 때마다 변수가 있었고 "잘 풀리지 않는" 기간 또한 이제는 짧지 않아졌다.

7월 7일 LG전 이후 7경기 동안 승수는 쌓이지 않았고 이 기간 4패만 떠안았다. 반등 가능성을 보이는 투구 내용을 썼는데도 득점 지원이 모자랐거나 수비 실수가 터져 나왔거나 그 둘 중 하나일 때가 적지 않았다. 



김 감독은 "19일 경기 끝나고 영하에게 가서 얘기했다. '받아들이라'고. '네가 직구를 던져 맞았느니 슬라이더를 던져 맞았느니 그것은 문제가 아니다. 타자가 잘 쳤다고 생각해야지. 그때 멘탈이 무너졌는데도 오히려 승부하려 하느냐'고"라며 심적으로 흔들릴 수 있는 이영하를 다잡아줬다고 얘기했다.

"빠른 공 던질 때 보니 표가 나더라. 아직 어리니까. 능글능글해져야지. 그러면서 크는 것이지 않겠나. 공 문제는 없으니까. 아직 영하가 능글능글하지는 않다. 다만 고집이 있다. 안타 맞고는 화끈해지고 그러면서 더욱 들이붓고. 좋을 때도 있지만 (상대 타자) 베테랑이 지겠나. 다른 방법도 택해 봐야지."

"고비를 못 넘어가고 있지만 잘 풀릴 때는 타선이 점수 내주고 본인도 잘 막는 경우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 타선이 점수를 못 내고 영하로서 '반드시 막아야 하는 상황'이 돼 버리니. 그렇게 힘들 때 한두 점 주면서 잘 풀리지 않는 경우가 생겼다."

김 감독은 20일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 극복하려 애쓰는데도 상황이 자꾸 어긋났지만 이 또한 경험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영하가 작년 대비 페이스가 떨어졌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투구 내용이 부진하지는 않았다. 시즌 초 대비 최근 투구도 부쩍 나아졌다. 다만 평정심 유지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있다는 것이다.

선발 투수로서 풀타임 시즌 첫해 많은 성과를 내면서 기대치는 높아졌고 이영하 또한 "잘해야겠다"는 강박이 생겼다. 하지만 김 감독 말대로 이영하는 "아직 어리고 더 성장해야 하는" 단계다. 겪어야 할 것이 많은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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