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한 방, 혈 뚫렸다" LG 우승 승부수인데…ERA 9.00, 결국 '추가 휴식'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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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트레이드 한 방으로 혈이 확 뚫렸다."

딱 한 달 전이었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지난달 29일 키움 히어로즈와 트레이드로 투수 최원태(26)를 받아오면서 선발 마운드 보강에 성공했다. 유망주 이주형(22)과 김동규(19)에 202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까지 내주는 출혈이 있었지만, 1994년 마지막 우승 이후 처음으로 정상에 오를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최원태는 LG의 우승 승부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염 감독은 트레이드 당시 "혈이 뚫린다. 정말 요즘 밤잠을 설쳤다. 어떻게 선발을 해결해야 하나 했는데, 한 방에 뚫어주신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우승) 부담은 시즌 시작부터 있었다. 조금 더 잘할 수 있게 프런트에서 도움을 줬다. 목표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같고, 지원을 받은 것이다. 부담은 시즌 초부터 없을 수 없다. 우리팀과 나, 선수들의 목표는 정해져 있다. 선수들도 힘을 얻는 트레이드라 생각한다. 선수들이 여기서 (최)원태가 와서 우리가 어떤 힘을 가질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트레이드가 됐다고 생각한다. 계속 버티기를 해야 하나? 한계가 있을 건데 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선수들도 긍정적으로 생각을 바꿔주는 트레이드라 생각한다"고 덧붙이며 선수단이 정상을 바라보고 다 같이 전력질주 해야 할 때라고 선언했다.

최원태는 염 감독이 히어로즈에 몸담았을 때부터 면밀히 살펴본 선수기에 기용에 자신 있었다. 염 감독은 "나도 원태도 서로를 잘 안다. 원태도 전반기보다 후반기 승리가 훨씬 많으리라 생각한다. 우리 팀 타선과 승리조 등 원태가 승리할 수 있는 조건을 많이 갖고 있다. 포수 박동원도 같이 오래 했으니까 적응에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했다.

아울러 "원태가 나이가 1997년생이다. 앞으로 7~8년은 국내 선발로 중심을 잡아줄 선수라 생각한다. 올해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우리 팀에 큰 힘이 되는 투수가 될 것"이라고 큰 기대감을 보였다.

최원태는 트레이드 직후 LG 데뷔전에서는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지난달 3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LG의 우승 승부수가 완벽히 통한다는 느낌을 주는 그런 활약이었다.
 


 


그러나 이 경기를 끝으로 더는 퀄리티스타트를 하지 못했다. 8월 등판한 4경기에서 1승2패, 21이닝, 평균자책점 9.00으로 무너졌다. 지난 18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7이닝 4실점을 기록하며 반등하나 싶었는데, 25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4이닝 11실점(9자책점) 최악의 투구를 펼쳤다.

LG로선 다행스럽게도 29일과 30일 연이틀 잠실 두산전이 비로 취소되면서 로테이션을 조정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31일부터 케이시 켈리-임찬규-이정용-김윤식 순서로 이번 주 선발 로테이션을 확정했다. 최원태는 자연히 다음 주로 등판이 밀렸다. 8월 부진을 잊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9월부터 새롭게 다시 마운드에 힘을 실어주라는 염 감독의 배려가 담긴 결과다.

염 감독은 "원태는 화요일(9월 5일)에 나간다. 휴식을 주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원태를 최대한 쉬게 해주려 한다"고 이야기했다.

LG는 현재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31일 현재 65승41패2무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2위 kt 위즈에 4.5경기차로 앞서 있긴 하나 선발진이 무너지면 1위 사수를 장담하기가 어렵다. 올해 11승을 책임진 에이스 아담 플럿코가 골반 타박상으로 복귀까지 4~5주가 걸린다는 진단을 받으면서 LG는 이미 큰 내상을 입었다. 최원태마저 무너지면 5선발급 젊은 투수들로 남은 시즌을 버텨야 하는데, 우승에 전력을 쏟기 어렵다.

최원태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돌아와 이적 직후 보여줬던 그 투구를 펼칠 수 있을까. 이 고비를 넘겨야 우승 승부수로서 가치를 증명할 수 있고, 나아가 구단이 바라는 대로 앞으로 7~8년은 책임질 수 있는 국내 에이스로 성장할 수 있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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