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 밀란 부활 이끄는 가투소 VS ‘위기의 남자’ 벵거
(베스트 일레븐)
아스널과 AC 밀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만나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두 팀이 UEFA 유로파리그(UEL) 16강전에서 격돌한다.
이번 시즌 두 팀은 예전 명성에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아스널은 13승 6무 10패, 승점 45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6위, AC 밀란은 13승 5무 8패 승점 44로 이탈리아 세리에 A 7위에 머물러있는 상황. 비슷한 성적과 순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아스널의 아르센 벵거 감독과 AC 밀란의 젠나로 가투소 감독이 처한 현실은 정반대다.
아스널의 UCL 본선 진출 실패는 분명 충격이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 아스널의 모습은 UEL에 더 어울린다. 2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잉글랜드 FA컵은 대회 초반 탈락했고 38경기가 열리는 정규 리그에서 이미 10패를 당해 이번 시즌은 1/4 이상을 패배로 마무리하게 되었다. 기대했던 카라바오컵 우승마저 맨체스터 시티에 돌아가며 시즌을 무관으로 마무리할 확률이 높아졌다. 리그 6위로 다음 시즌 UEL 티켓 획득 도전에 유리한 고지에 놓인 데 감사해야 하는 수준이다.
이에 이미 몇 시즌 전부터 흘러 나왔던 벵거 감독의 경질설이 재점화됐다. 아스널 공식 서포터즈인 ‘아스널 서포터즈 트러스트' 회원을 대상을 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88%가 벵거 감독 경질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유임 의견을 낸 사람은 응답자의 7%에 불과했다. 최근 레알 마드리드에 막혀 UCL 8강행에 실패한 파리 생제르맹이 벵거 감독을 원한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고, 에버턴이 벵거 영입 제안을 준비한다는 기사도 보도된 바 있다. 경질설과 관련하여 벵거 감독은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21년간 아스널에 몸담았다”며 “내가 사랑하는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밝혔다. 벼랑 끝에 몰린 위기의 남자 벵거가 AC 밀란과의 대결에서 8강행의 초석을 다지는 동시에 자신의 입지 또한 굳힐 수 있을까?
아스널이 맞서 싸울 상대는 가투소 감독이 이끄는 이탈리아의 전통 강호이자 최근 기성용의 이적설로 관심을 모은 바 있는 AC 밀란이다. ‘명가 재건’을 외쳤던 AC 밀란은 이번 시즌 초반 쓴 돈이 무색할 정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이에 빈센초 몬텔라 감독을 경질하고 AC 밀란의 ‘레전드’ 가투소를 감독 자리에 앉혔다. 1999-2000시즌부터 2011-2012시즌까지 13시즌을 AC 밀란에서 선수로 활약한 가투소는 지난 11월 AC 밀란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리그 12경기에서 7승 3무 2패로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리용홍 구단주의 재정 능력과 관련된 문제로 팀이 존폐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좋은 성적을 보이며 선수단의 신뢰와 팬들의 지지를 동시에 얻는 중이다.
이번 대결은 단순히 유로파리그 8강에 가느냐 못 가느냐보다 더 큰 의미를 지닌다. 가투소 감독에게는 ‘갓투소’로 승승장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벵거 감독에게는 20년 넘게 몸담았던 정든 팀에 ‘남느냐 떠나느냐’를 결정짓는 한 판이 될 수도 있다. AC 밀란의 홈 경기장 산 시로에서 열리는 이번 경기는 오는 9일 금요일 새벽 스포티비 온2(SPOTV ON2), 스포티비 플러스(SPOTV+), 스포티비 나우(SPOTV NOW)에서 생중계된다.
한편, 황희찬의 소속팀 레드 불 잘츠부르크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펼치는 유로파리그 16강 1차전 경기는 같은 시간 스포티비 온(SPOTV ON), 스포티비(SPOTV), 스포티비 나우(SPOTV NOW)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