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타자 같다”… 식어가는 ‘이도류’ 열풍
빠른 직구 타이밍·변화구 대응 취약… 본업인 투구에서마저도 약점 드러내
“기본적으로 그는 고등학생 타자와 같다. 좋은 커브를 경험한 적이 없지 않은가? 지금 고교생 타자더러 메이저리그로 달려가라 하는가?”
‘투타 겸업’ 선언과 함께 미국프로야구(MLB)에 진출한 오타니 쇼헤이(사진)를 지켜보던 한 스카우터는 지난 7일(한국시간)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날 오타니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시범경기에 5번 타자로 나섰지만 2회와 4회 잭 고들리의 커브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MLB 스카우터들은 오타니가 스윙을 할 때 앞쪽 엉덩이가 제자리에서 빠져나가는 등 몸의 균형을 잃는다고 지적한다. 일본프로야구(NPB)보다 빠른 직구에 대응하느라 고전한다는 얘기다. 직구에 무너진 타이밍은 변화구 대응도 취약하게 만들었다. 우투좌타들에게서 보이는 탑핸드(배트를 잡을 때 위쪽 손) 위주 타격도 문제라는 진단이 나왔다.
‘이도류’에 대해 회의적인 평가를 받기 시작한 오타니는 본업인 투구에서마저 약점을 보이고 있다. 오타니는 지난 10일 멕시코 티후아나트로스와의 연습경기에서 피홈런을 포함, 3이닝 6피안타 6실점을 기록했다. 애초 60구를 던져 4이닝을 소화할 계획이었지만 3이닝 만에 64개를 던지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시속 160㎞를 상회하던 그의 직구 빠르기는 이날 최대 153㎞에 머물렀다.
오타니는 “새로운 공과 마운드 등 모든 것에 적응해야 한다. 그래서 조금 늦어지고 있지만, 그 밖의 몸상태는 좋다”고 말했다. “캠프 초반에 비해서는 잘 적응했다”고도 했다. NPB의 공은 MLB의 공보다 약간 작고 솔기가 더 많다. MLB의 마운드는 일본보다 딱딱한 경향이 있다. 오타니는 “타격에서는 투구만큼 적응할 것이 없다. 그저 실제 투수들을 많이 경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인절스의 마이크 소시아 감독은 “많은 내부적인 수치들은 우리가 봐온 것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예측케 한다”며 애써 오타니를 감쌌다. 그는 오타니의 볼 빠르기가 불충분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봄철에는 다른 투수들도 마찬가지”라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