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결산] ② 2017-2018시즌 프로농구, 새 주역 돋보였다
[점프볼=변정인 기자] 6개월에 걸친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가 마무리됐다. 논란도 많았고 아쉬움도 많은 시즌이었지만,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새로운 얼굴의 등장은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번 시즌의 활약을 시작으로 한국 농구의 미래를 밝혀줄 선수들을 소개한다.
▲두경민 / 원주 DB
27세, 184cm
47경기/16.4득점 2.9리바운드 3.8어시스트
두경민은 시즌 초반부터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해내며 돌풍을 일으켰다. 기록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단 17경기 출전해 평균 9.8득점 1.9리바운드 2.5어시스트를 기록하는데 그쳤지만, 이번 시즌 모든 부문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외곽슛은 더욱 정교해졌고, 승부처에서의 한방도 책임졌다.
또한 두경민은 MVP급 활약을 이어가며 국가대표에 발탁, 국제 경기에서도 제 기량을 발휘했다. 비록 시즌 중반 논란의 중심이 되기도 했지만, 반성 후 다시 팀으로 돌아와 정규리그 우승에 힘을 보탰다. 두경민은 이번 시즌을 마무리한 후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 실력 뿐 아니라 마음가짐까지 단단해질 두경민을 기대해본다.
▲김태홍 / 원주 DB
29세, 193cm
49경기/6.9득점 3.5리바운드 0.5어시스트
원주 DB의 정규리그 우승에는 디온데 버튼과 두경민의 영향이 컸지만, 이 선수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이번 시즌 주장을 도맡으며 팀의 중심을 잡았던 김태홍이다. 김태홍은 지난 시즌과 비교해 뚜렷한 활약을 펼치며 유력한 기량발전상 후보 중 하나로 손꼽힌다.
지난 시즌 단 12경기 출전에 그치며 출전 시간은 평균 4분 20초뿐이었지만, 이번 시즌은 50경기를 출전해 무려 평균 22분을 소화했다. 김태홍은 매 경기마다 알토란같은 3점슛을 터트리는가하면 궂은일을 도맡으며 팀플레이에 힘썼다. 김태홍의 안 보이는 공헌도가 있었기에 DB가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룰 수 있지 않았을까.
▲이관희 / 서울 삼성
29세,190cm
53경기/8.4득점 2.4리바운드 1,2어시스트
이번 시즌 삼성은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비롯해 주축 선수들의 부상 공백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의 활약으로 시즌 후반까지 6강 플레이오프 경쟁을 펼치기도 했다. 그 안에서도 이관희의 활약은 돋보였다.
지난 시즌까지 식스맨의 역할을 도맡았던 이관희는 이번 시즌에는 팀의 주득점원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마다 활발한 움직임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후반전에 결정적인 슛을 성공시키는 일도 많았다. 이상민 감독은 이관희에게 ‘여유를 갖고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는데, 여유까지 갖춘 이관희라면 곧 팀의 에이스가 된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라 예상한다.
▲이대성 / 울산 현대모비스
28세,190cm
30경기/ 12득점 2.9리바운드 2.6어시스트
이대성은 G리그 도전을 마친 후 시즌 중반부터 팀에 합류했다. 합류 초반에는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부진하기도 했지만, 점점 팀에 녹아드는 모습을 보이며 확실한 공격 옵션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8일 고양 오리온과의 경기에서는 26득점을 올리며 올 시즌 커리어하이를 세우기도 했다.
유재학 감독도 이대성의 합류 효과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유재학 감독은 “(이)대성이가 들어오고 나서 비시즌에 연습한 부분이 나오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대모비스는 이종현의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였지만, 이대성이 공격의 중심에 서서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대성의 활약을 발판으로 현대모비스는 시즌 후반 9연승을 달리며 정규리그 4위를 확정지을 수 있었다.
▲전성현 / 안양 KGC인삼공사
27세, 189cm
52경기/8.9득점 1.7리바운드 1.2어시스트
이번 시즌을 앞두고 KGC인삼공사는 전력 누수가 많았다. 이정현은 FA계약을 통해 전주 KCC로 이적했고, 키퍼 사익스는 터키 리그로 진출했다. 하지만 전성현이 이번 시즌 꾸준히 제 몫을 해내며 그 공백을 메웠다.
전성현은 ‘항상 슛은 자신 있다’라고 직접 얘기할 정도로 매 경기마다 쾌조의 슛 감각을 뽐냈다. 3점슛은 평균 2.1개를 성공시켰고, 다른 부문에서도 지난 시즌과 비교해 모두 두 배 이상의 상승 곡선을 그렸다. 지난 4일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경기에서는 무려 3점슛 8개를 성공시키면서 개인 기록을 새로 쓰기도 했다. 또한 약점으로 꼽히던 수비에서도 발전된 모습을 보이며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팀의 ‘간판슈터’ 전성현의 활약을 PO에서도 기대해 본다.
▲한희원 / 안양 KGC인삼공사
25세,195cm
33경기/3.5득점 1.8리바운드 0.5어시스트
2015-2016시즌 종료 후 한희원은 트레이드를 통해 인천 전자랜드에서 안양 KGC인삼공사로 이적했다. 한희원은 이적 후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기회를 잡지 못해 벤치에 앉아 있는 일이 많았고, 자신감은 점점 떨어졌다. 한희원은 이 기간에 대해 “솔직히 많이 힘들었다. 많이 뛰지 못하니 자신감도 없어졌고 림도 쳐다보기 무서울 때도 있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즌 후반 주축 선수들의 부상 공백으로 기회가 찾아왔고, 한희원은 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시즌 중반까지 들쭉날쭉했던 출전 시간이었지만 후반에 들어서 꾸준히 20분 이상을 소화했고, 정규리그 막판 4경기 연속 두 자리 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절실함으로 똘똘 뭉친 한희원은 PO에서 히든카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편, 위에 언급된 6명의 선수들을 제외하고도 DB의 서민수와 삼성의 이동엽, KCC의 송교창을 꼽을 수 있겠다. KBL 세 번째 시즌을 맞고 있는 서민수는 이번 시즌 늘어난 출전 시간(평균 6분 → 22분) 속에서 외곽슛으로 팀에 활력소 역할을 도맡았다. 또한 이동엽과 송교창은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플레이로 지난 시즌과 비교해 확실히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이번 시즌 은 무엇보다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빛났고, 이 선수들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