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스플 이슈] 승부조작, 트레이드, 부상... NC의 ‘1번 지명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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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뛰어난 선수를 선택하는 1순위 지명. 그러나 NC 다이노스의 ‘1순위’ 지명 결과는 성공보다 실패가 더 많았다. 2012년 이후 NC의 1순위 지명 역사를 돌아봤다.  



[엠스플뉴스]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 1라운드 지명은 그해 지명 대상 중에 가장 뛰어난 선수가 선택된다. 누가 봐도 앞에서 뽑을 만한 선수, 재능이 뛰어난 선수, 프로 무대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선수가 대상이다. 반면 지명 순위가 뒤로 갈수록 성공 확률이 떨어지는 게 이치다. 1번 지명 선수가 실패하는 건, 정말 운 나쁜 경우다.
 
이렇게 보면 NC 다이노스는 지독하게 운 나쁜 팀일지 모른다. 창단 이후 신인 발굴과 육성에서 큰 성과를 거뒀고, 자체 생산 스타 선수를 여럿 보유한 NC지만 유독 ‘1번’으로 뽑은 선수 쪽에선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금까지만 봐선 성공사보단 ‘잔혹사’로 보일 정도다.
 
창단 후 처음 지명권을 행사한 2012 신인드래프트부터 그랬다. 그해 NC는 창단팀 혜택으로 주어진 우선지명권 2장으로 동국대 좌완 노성호와 부산고 우완 이민호를 뽑았다. 노성호는 150km/h대 광속구로 대학 넘버원 투수로 꼽혔고, 이민호도 ‘차세대 손민한’이란 평가 속에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노성호는 입단 이후 약점인 제구 불안에 발목이 잡혔다. 데뷔 시즌인 2013년 38경기(10선발)에 나서 58이닝 동안 2승 8패 평균자책 7.29에 그쳤다. 이듬해 15경기 48.1이닝 동안 평균자책 4.47로 조금 나은 성적을 내긴 했지만, 입단 당시 기대치완 거리가 멀었다. 2015년 17경기 평균자책 10.65에 그친 노성호는 시즌 뒤 군 복무를 위해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단했다.
 
그나마 NC로선 이민호가 1군 불펜투수로 자릴 굳힌 게 위안이 됐다. 이민호는 2013년 데뷔 시즌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80이닝 이상을 던졌고, ‘필승 4인조’의 일원으로 뒷문을 지켰다. 물론 NC가 이민호를 지명할 때 생각한 ‘선발 에이스’의 모습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결과다.
 
부상, 승부조작 파문으로 끝난 2013 우선지명


2012 신인드래프트 우선지명 결과가 ‘아쉬움’에 그친 정도라면, 2013 우선지명은 커다란 실패이자 상처로 남았다. 그해 NC는 초고교급 투수로 공인된 북일고 에이스 윤형배와 영남대 우완 이성민을 우선지명했다. 
 
윤형배는 졸업 시즌 황금사자기-대통령배 고교야구대회 MVP를 받고,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에이스로 활약하며 큰 기대를 모았다. 윤형배의 계약금 6억원은 NC가 건 기대가 어느 정도였는지 잘 보여준다.
 
하지만 고교 무대를 평정한 윤형배의 강속구를 프로 무대에선 좀처럼 볼 수 없었다. 입단 첫해인 2013년부터 어깨 통증으로 고생하다 2014년에는 오른쪽 발목 부상을 겪었다. 시즌 뒤 애리조나 교육리그를 치르다 팔꿈치 통증으로 조기 귀국했고, 병원 검진 결과 오른 팔꿈치 인대가 90% 이상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결국 윤형배는 입단 2년 만에 팔꿈치 인대접합(토미존) 수술대에 올랐다. 수술 이력 때문에 군 복무도 사회복무요원으로 수행했다. 군 제대 이후 이름을 윤호솔로 바꾸고 새출발을 다짐했지만, 계속된 팔꿈치 통증 탓에 지난해 9월 재수술을 받아야 했다. 그리고 3월 20일, NC는 윤호솔을 한화로 넘기고 포수 정범모를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해 6년의 미련을 접었다.
 
이성민은 구단 역사에 큰 오점을 남긴 이름이다. 입단 첫해는 나쁘지 않았다. 2013년 40경기 57.2이닝을 던지며 불펜에서 나름대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듬해 9경기 28이닝 평균자책 5.79에 그친 이성민은 시즌 뒤 ‘신생팀 특별지명’을 통해 10구단 kt 위즈로 이적했다. 이후 시즌 초반 트레이드로 다시 롯데 자이언츠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2016 시즌 중반, 2차 프로야구 승부조작 파문이 터졌다. 승부조작 용의선상에 오른 선수 이름 중에는 이성민도 있었다. 그해 10월 25일 수사를 받았고, 2017년 재판에 넘겨졌다. 11월 24일 1심으로부터 징역 8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항소한 상태다.
 
이성민 승부조작 사건은 ‘개인의 일탈’로 끝나지 않았다. NC 구단이 이성민의 승부조작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은폐하고 kt 위즈가 특별지명하게 유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를 주도한 혐의로 구단 고위관계자 2명이 사기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후 2017년 2월 검찰에서 혐의없음으로 결론을 내긴 했지만, 도의적 문제까지 해결된 것은 아니다. 구단 자체 조사에서 ‘선수가 완강히 부인했다’고는 하지만. 충분히 승부조작 의혹을 가질 만한 정황이 있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도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수는 있지만 법적으로 처벌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NC의 구단 역사에 여러모로 큰 오점을 남긴 2013 우선 지명이다. 
 
이후에도 NC의 1번 지명 중에는 이상할 정도로 성공 사례가 드물었다. 2014 1차 지명 강민국은 동국대 시절 최고 유격수로 꼽혔지만, NC에선 큰 활약을 못했다. 2015 1차 지명 이호중도 선발투숫감으로 기대했지만 1군 무대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2016 1차 지명 박준영은 안타까운 사례다. 입단과 함께 스프링캠프와 개막전을 통과해, 시즌 초반 강력한 패스트볼 구위를 앞세워 센세이션의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등판을 거듭할수록 구위가 떨어지더니, 시즌 후반 팔꿈치 통증으로 수술대(팔꿈치 인대접합)에 올랐다. 검진 결과 팔꿈치 힘줄이 다른 투수들보다 약한 것으로 드러나, ‘투수 불가’ 판정을 받고 유격수로 전향한 상태다.
 
1순위 잔혹사, 성공사로 바꿀 수 있을까


오히려 NC의 성공사례는 ‘1순위’ 이후 지명에서 많이 나왔다. 2012 드래프트에선 박민우, 나성범, 김성욱을 배출했다. 그해 8라운더 신재영은 넥센으로 이적해 신인왕을 차지했다. 2013년에는 1라운드에서 뽑은 장현식이 대박을 터뜨렸고, 9라운더 권희동도 주전 외야수로 자릴 잡았다.
 
2014 2차 1라운드 지명 배재환은 올해 필승 계투조 진입을 노릴 만큼 구위가 좋다. 2라운드 박광열도 주전 포수 자릴 두고 경쟁 중이다. 2015 2라운드 구창모는 차세대 좌완 에이스로 기대를 모으고, 2016 2라운드 정수민과 5라운드에서 뽑은 이재율도 1군에서 뛰고 있다.
 
NC의 ‘1순위’ 지명 선수들이 지금까지 보여준 결과는 아쉽지만, 아직 실망하기엔 이르다. 누가 봐도 가장 재능이 뛰어난 선수가 1순위 지명을 받게 마련이다. 한때 부상과 부침을 겪었지만, 때가 되면 입단 당시 기대했던 활약을 보란듯이 보여줄지 모른다.
 
이민호는 올 시즌 NC 마무리 투수 후보로 꼽힌다. 이제 25살에 부상도 없고, 프로에서 경험도 쌓을 만큼 쌓았다. 앞으로 어떤 활약을 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노성호도 상무 제대 이후 정말 열심히 훈련한다는 평가를 듣는다. 스프링캠프에서도 여전한 구위와 성실한 훈련 태도로 좋은 점수를 받았다. 타자가 알고도 못칠 정도로 강력한 구위를 갖춘 만큼, 올 시즌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가 되는 선수다.
 
윤호솔은 ‘연고’ 팀인 한화에 새 둥지를 틀었다. 현재는 재활 훈련 중이며, 본격적인 피칭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가 돼야 가능할 전망이다. 한화 박종훈 단장은 “150km/h 가까운 공을 던지던 투수”라며 큰 기대를 보였다.
 
잔혹사를 성공사로 바꿔가는 건, 이제 선수들에게 주어진 몫이 됐다. NC의 ‘1순위’ 지명이 훗날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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