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최초 GG 수상 위업!' 김하성 소감, 왜 "가장 기쁘다"면서 韓 야구+후배들 떠올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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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한국인은 물론,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가장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김하성이 떠올린 건 바로 한국 야구와 한국 후배들이었다. 여전히 누구보다 한국 야구를 사랑하는 김하성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6일(한국시간) 골드글러브 주관사인 롤링스와 함께 2023시즌 미국 메이저리그(MLB) 골드글러브 부문별 수상자를 공식 발표했다. 김하성은 2루수 부문과 유틸리티 부문 등 2가지 부문에서 후보로 꼽혔다. 비록 2루수 부문에서는 니코 호너(시카고 컵스)에게 밀리며 수상이 불발됐지만, 결국 유틸리티 부문에서 무키 베츠(LA 다저스)와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을 제치고 영광의 최종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김하성은 골드글러브 수상 후 소속사인 서밋매니지먼트를 통해 "먼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기대했던 골드글러브를 수상하게 돼 진심으로 기쁘다. 2023년 한 해 동안 큰 관심을 주시고 응원해주신 팬 분들과 야구 관계자님들께 먼저 감사 인사를 드린다. 덕분에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야구를 할 수 있었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이어 김하성은 "무엇보다 메이저리그에 한국 야구를 알리게 된 점과 메이저리그를 꿈꾸는 한국 후배들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된 것 같아 가장 기쁘다"면서 "한국 야구를 더욱 빛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하성은 지난해 2022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 3인으로 선정됐다.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

김하성이 2023시즌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올랐다.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 공식 SNS
김하성이 수상 소감에서 떠올린 건 바로 한국 야구, 그리고 한국 야구를 이끌어나갈 후배들이었다. 사실 김하성은 누구보다 한국 야구를 많이 사랑하는 선수로 잘 알려져 있다. KBO 리그에서 성장을 거듭하면서 미국 무대를 밟았기에, 그에게 한국은 늘 애틋한 곳이기도 하다. 김하성은 부천북초-부천중-야탑고를 졸업한 뒤 2014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 전체 29순위로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다. 2015년 당시 팀 내 주전 유격수였던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자 그 자리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당시 사령탑인 염경엽 감독의 두터운 신임 속에 흔들리지 않고 경기에 계속 나섰다. 결국 폭풍 성장과 함께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시즌 연속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KBO 리그 7년 통산 타율은 0.294. 홈런은 133개나 터트렸다.

김하성은 지난달 귀국 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선전하며 금메달을 따낸 후배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당시 김하성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시차 때문에 모든 경기를 다 챙겨보지는 못하고 하이라이트 정도만 봤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에서 좋지 않은 성적을 냈다. 부담감도 있었을 텐데 이겨내고,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린 후배들에게 정말 고맙다. 저도 한국 야구를 알려야 하는 의무가 있는데, 후배들도 그런 책임감을 안고 잘 뛰어준 것 같다"고 했다. 늘 이역만리에서 한국 야구를 대표한다는 마음을 지니고 뛰었기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 한국 야구를 빛내고 싶다는 책임감을 안고 있는 김하성이 국제대회에서 선전한 후배들에게 감사한 뜻을 전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번 골드글러브 수상으로 인해 가장 기뻤던 순간에도 역시 한국 야구를 생각했다. 

골드글러브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 중 하나다. 1957년 제정된 골드글러브는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골드글러브의 가장 큰 특징은 '공격'이 아니라 '수비'에 초점을 맞춘 상이라는 점이다. 메이저리그 양대 리그에서 포지션별로 최고의 수비수를 선정해 총 20명에게 상을 수여한다. 투수와 포수, 1루수, 2루수, 3루수, 유격수, 좌익수, 중견수, 우익수, 그리고 유틸리티까지 총 10개 부문으로 나눠 시상한다. 반면 공격 지표를 중점에 둔 상으로는 실버슬러거라는 상이 존재한다.

김하성이 이번에 받은 유틸리티 부문은 그동안 존재하지 않았다가, 지난 2022년 신설됐다. 한 포지션에서 최고의 수비를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게 아니다. 그야말로 내야와 외야를 가리지 않고 전천후 활약을 펼친 '만능 수비수'가 받을 수 있는 상이다. 지난 시즌에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뛰었던 브랜던 도노반이 최초의 골드글러브 유틸리티 부문 수상자로 이름을 남겼다. 그리고 김하성이 영광의 유틸리티 부문 두 번째 주인공이 됐다.


김하성의 수비 장면. /AFPBBNews=뉴스1

후보에 오르기 위한 조건도 만만치 않은 편이다. 각 팀이 치르는 138번째 경기까지 투수는 138이닝, 내야수와 외야수는 698이닝 이상, 포수는 69경기 이상을 각각 소화해야 한다.

김하성은 올 시즌 2루수로 106경기(98선발)에서 856⅔이닝, 3루수로는 32경기(29선발)에서 253⅓이닝, 유격수로는 20경기(16선발)에서 153⅓이닝 등을 각각 뛰었다. 총 3개 포지션에서 수비 이닝 1263⅓을 소화한 것. 주로 2루수로 출전하면서도 잰더 보가츠와 매니 마차도의 선발 출장 여부에 따라 유격수 혹은 3루수로 나서기도 했다. 그러면서 수비도 흔들리지 않았다. 2루수로는 4개, 유격수로는 2개, 3루수로는 1개의 실책 등 총 7개의 실책밖에 기록하지 않았다. 김하성과 함께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던 무키 베츠는 2루수로 485이닝, 우익수로 701⅓이닝, 유격수로 98이닝을 각각 활약했다.

골드글러브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감독을 포함한 6명의 코칭스태프 투표(75%) 및 미국야구연구협회(SABR)가 제공하는 수비 지수(SDI·25%)를 반영해 수상자를 가린다. 다만 각 구단의 코칭스태프는 같은 팀에 속한 선수에게 표를 던질 수 없다. 수비 지표 등 객관적인 자료가 더해지는 것도 특징이다. 그러나 유틸리티 부문은 롤링스 사와 SABR이 협력해 별도의 공식으로 만든 수비 지표를 활용한다. SABR은 매년 SDI 기록을 8월에 공개한 뒤 시즌 최종 수치는 골드글러브 수상자가 발표된 이후 공개한다. 김하성은 +9점으로 내셔널리그 전체 9위, 2루수 중에서는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골드글러브는 양대 리그 최우수선수(MVP)와 사이영상 수상자를 기자단 투표로 정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따라서 이번 김하성의 수상은 다른 팀들의 코칭스태프가 김하성의 수비 실력을 직접 인정했다는 뜻이다. 아울러 김하성은 내셔널리그 2루수 부문 수비 지표에서 가장 높은 9.0을 마크했다. 이는 내셔널리그 전 포지션을 통틀어도 9번째로 높은 수치였다. 결국 유틸리티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2루수와 3루수, 그리고 유격수로 최상의 수비 실력을 갖췄다는 것을 증명했다.

아시아 출신 선수로 범위를 넓히면 아시아 출신 선수가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건 '살아있는 레전드' 스즈키 이치로(일본·2001~2010년) 이후 13년 만이자 두 번째다. 아시아 출신 내야수로는 김하성이 최초다. 샌디에이고 구단은 공식 SNS를 통해 "금빛 그 자체", "언제 어디서 문제가 발생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름만 부르면 Kim Possible(김하성은 가능하다)"이라며 치켜세웠다.


김하성이 2023시즌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2루수부문 최종 후보가 됐음을 알리는 그래픽. /사진=롤링스 베이스볼 공식 SNS

김하성이 2023시즌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유틸리티 부문 최종 후보가 됐음을 알리는 그래픽. /사진=롤링스 베이스볼 공식 SNS


김하성의 2023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수상을 알리는 그래픽.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 공식 SNS

김하성의 2023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수상을 알리는 그래픽. /사진=롤링스 베이스볼 공식 SNS
'빅리그 3년 차' 김하성은 2023시즌 샌디에이고의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매김하면서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메이저리그 162경기 중 152경기에 출장, 타율 0.260(538타수 140안타), 17홈런 60타점 84득점 2루타 23개, 75볼넷 124삼진 38도루(9도루 실패) 출루율 0.351, 장타율 0.398, OPS(출루율+장타율) 0.749의 커리어 하이 성적을 찍었다. 공격도 잘했지만, 수비에서도 더욱 빛나는 모습을 보여줬다. 매 경기마다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수비 실력을 선보이며 샌디에이고 내야진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지난 시즌 김하성은 주로 유격수로 활약했다. 131경기를 유격수, 24경기를 3루수로 각각 나섰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2루수 중심의 전천후 활약을 펼치며 사령탑의 기대에 제대로 부응했다. 실책도 2021시즌 5개에 이어 2022시즌 8개, 이번 시즌에는 1개를 줄인 7개의 성적을 각각 올렸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시즌 돌입 후 김하성의 수비력에 대한 의문점은 사라졌다. 김하성은 어느 포지션에서 최고의 엘리트 수비를 해냈다. 김하성을 향한 유일한 질문은 '오늘 김하성은 어느 포지션에서 뛰는가'였다"면서 다시 한번 엄지를 치켜세웠다. 또 "김하성의 DRS(수비수가 얼마나 실점을 막았는지 측정한 지표)를 살펴보면 2루수로 10개, 3루수와 유격수로 각 3개씩 총 16개를 기록했다. 2루수 DRS는 12개의 호너와 밀워키 브루어스의 브라이스 투라 다음으로 높았다"고 전했다.

이제 샌디에이고는 스프링캠프를 거쳐 내년 3월 20일부터 21일까지 서울에서 LA 다저스와 메이저리그 개막 2연전을 치른다. 이는 한국에서 열리는 사상 최초 메이저리그 정규 시즌 경기다. 김하성 역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일원으로 고국 땅을 밟는다.


2023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골드글러브 수상자 명단. /사진=MLB.com 공식 SNS

2023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수상자 명단. /사진=MLB.com 공식 SNS

▶아메리칸리그 포지션별 수상자 명단

1루수 - 나다니엘 로우(텍사스 레인저스)*
2루수 - 안드레스 히메네스(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유격수 - 앤서니 볼프(뉴욕 양키스)*#
3루수 - 맷 채프먼(토론토 블루제이스)
포수 - 요나 하임(텍사스 레인저스)*
투수 - 호세 베리오스(토론토 블루제이스)*
좌익수 - 스티븐 콴(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중견수 - 케빈 키어마이어(토론토 블루제이스)
우익수 - 아돌리스 가르시아(텍사스 레인저스)*
유틸리티 - 마우리시오 듀본(휴스턴 애스트로스)*

▶내셔널리그(NL) 포지션별 수상자 명단

1루수 - 크리스티안 워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2루수 - 니코 호너(시카고 컵스)*
유격수 - 댄스비 스완슨(시카고 컵스)
3루수 - 키브라이언 헤이스(피츠버그 파이리츠)*
포수 - 가브리엘 모레노(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투수 - 잭 휠러(필라델피아 필리스)*
좌익수 - 이안 햅(시카고 컵스)
중견수 - 브렌턴 도일(콜로라도 로키스)*#
우익수 -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틸리티 -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기사제공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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