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형 경질' 박찬호 신임 사령탑 보도…발끈한 SSG "사실무근, 이제 시작하는 단계"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사실무근이다"
SSG 랜더스는 31일 "김원형 감독과 계약을 해지했다"며 "팀 운영 전반에 걸쳐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김원형 감독과 계약 해지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 KBO리그 '최초'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과 함께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올리고, 올해도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어낸 김원형 감독의 경질은 매우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특히 포스트시즌 일정이 한창 진행 중이고, NC 다이노스와 KT 위즈의 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를 앞두고 있던 상황에서 전해진 소식이었던 만큼 '축제'에 제대로 찬물을 끼얹었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NC 다이노스에게 3연패 '스윕'의 아쉬운 결과를 남겼지만, 지난해와 올해 정규시즌 내내 좋은 성적을 유지했고, 특히 지난해 한국시리즈 일정을 진행하던 중 3년 총액 22억원의 재계약을 맺으면서 계약 기간을 약 2년여 남겨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김원형 감독을 경질한 이유는 무엇일까.
SSG는 "팀 운영 전반과 선수 세대교체 등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팀을 쇄신하고 더욱 사랑받는 강한 팀으로 변모시키기 위해서 변화가 불가피했다. 이에 구단은 당초 선수 및 코칭스태프 구성에 대한 변화 범위를 뛰어넘어 현장 리더십 교체까지 단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즉 한마디로 프런트와 현장이 추구하는 '방향성'이 맞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SSG 관계자는 '마이데일리'와 통화에서 "김원형 감독님 만의 확고한 운영 스타일이 있는데, 이런 부분에서 내년에도 올해의 기조가 변하기 쉽지 않고, 공멸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며 "감독님이 오신 후 짧은 시간 내에 우승도 했기에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죄송하다. 하지만 변화를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SSG는 포스트시즌 일정이 끝난 후 올 시즌을 리뷰(Review) 하는 시간을 가졌고, 이 과정에서 내부 구성원들의 전체적인 목소리를 반영해 경질을 결정하게 됐다. SSG 관계자는 "앞으로 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서 프런트와 생각 차이가 있었다. 승리와 운영의 방식에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내년에 성적을 내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가을야구 진출을 위해 노력을 할 것이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고 커가는 구조가 돼야 했다"고 설명했다.
SSG는 성적과 유망주들의 성장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를 희망했지만, 성적을 내야 하는 자리에 있었던 김원형 감독의 입장에서는 이 모든 것을 노리기가 쉽지 않았고, 이 점에서 결국 방향성이 맞지 않았던 것. SSG의 입장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현시점에서 김원형 감독의 경질과 최근 코칭스태프 개편을 고려하면 'SK 와이번스 색깔 지우기'에 대한 인상이 강하다.
정용진 SSG 랜더스 구단주./마이데일리
SSG는 김원형 감독을 경질하기에 앞서 그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김민재 코치를 롯데 자이언츠로 떠나보냈고, 정경배 코치 또한 한화 이글스로 이적했다. 게다가 조웅천 코치도 두산 베어스에 새 둥지를 틀었고, 현재 이진영 코치 또한 새 출발을 할 예정이다. 이들은 모두 SK 와이번스 출신이거나, 그 시절부터 구단에 몸담았던 인물들이다.
SSG 관계자는 후보 감독에 대한 질문에 "후보는 결정되지 않았다. 코치 인선과 방출 등으로 인해 마무리캠프 작업도 많이 미뤄졌다. 팀의 방향성과 기조를 세우고 그에 적합한 후보들을 선정해서 진행을 할 예정이다.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하지만 31일 늦은 시각 한 매체에서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SSG 사령탑으로 유력하다는 보도를 내놓았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SSG 랜더스 관계자는 박찬호의 사령탑 부임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올 시즌 중 정용진 SSG 구단주는 김원형 감독에 대한 비판의 내용이 담긴 SNS 댓글에 "그냥 기다려봐. 너만 아는거 아니야"라는 의미심장한 답글을 단 바 있다. 그리고 이는 곧 현실이 됐다. 김원형 감독과 연장 계약을 맺은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았고,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도 불구하고 '경질'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 다소 이해할 수 없는 SSG의 행보에 온갖 뜬소문이 난무하고 있다.
기사제공 마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