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 그 이상' 업그레이드 된 '2018 ver. 류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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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호평이 잇따랐다. 골자는 "수술 이전의 실력을 되찾았고, 예전의 그를 보는 것 같았다"는 것. 2018년 버전의 류현진(31·LA 다저스)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면서 더 업그레드되어 돌아왔다.

류현진은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크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93구 3피안타(1피홈런) 1사구 9탈삼진 2실점 역투를 펼치며 팀의 10-3 승리를 이끌었다. 류현진 자신은 지난 11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6이닝 무실점) 이후 2연승을 달렸다. 시즌 첫 등판이던 지난 3일 애리조나전 3⅔이닝 5볼넷 2탈삼진 3실점의 부진의 기억은 말끔히 사라졌다. 

2경기 연속 호투가 그리 인상적이지 않을 수 있다. 표본이 적다고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류현진은 커리어 내내 부담을 안고 가야 하는 어깨 수술을 경험했다. 2015년 수술을 받았고, 2016년 1경기 밖에 출장하지 못했고 지난해는 25경기(24선발)에 나섰지만 수술 이후 첫 시즌의 적응기였다고 봐야 한다.류현진이 본궤도에 올라서야 할 시즌이 바로 올해였다. 

샌디에이고 전이 끝나고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의 투구는 몇 년 전 (전성기)모습을 생각나게 한다"며 흡족함을 드러냈다. 류현진의 투구를 지켜본 미국 현지 매체들의 생각도 비슷했다. LA 지역의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는 "(어깨) 수술 이전의 위력을 되찾았다"고 평가했고, 'LA 데일리 뉴스' 역시 "2013~2014년 시즌을 떠올리게 했다"고 전했다. 

과거의 영광을 되찾아가는 단계는 맞다. 현재까지 보여준 모습이 그렇다. 하지만 류현진은 진일보했다.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면서 스스로 업그레이드되어 돌아왔다. 기록은 과거의 류현진이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과거의 류현진이 아니다. 2018년 또 다른 버전의 류현진이 등장한다.

2013년 미국 데뷔시즌 당시에는 포심을 기본으로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클래식 변화구 3종 세트'로 시즌을 풀어갔다. 체인지업의 위력이 특히 으뜸이었다. 팬그래프닷컴 기준 체인지업 구종 가치는 20.1에 달했고 구사 비율도 포심(54.2%) 다음으로 많았다(22.3%). 이듬해인 2014년에는 체인지업의 비중을 줄이고(18,8%) 고속 슬라이더와 커브를 가다듬어 진화했다. 슬라이더를 15.8%, 커브를 13.2%나 구사했다. 여러모로 진화를 했지만 구종 추가까지는 아니었다.

하지만 수술 뒤의 류현진은 다른 투수였다. 기존 3가지 변화구에 변형 패스트볼인 커터를 장착했다. 커터라는 선택지는 지난 시즌부터 추가했다. 포심과 슬라이더 비중을 대폭 줄이고 그 자리를 커터가 차지했다. 포심을 36.8%, 슬라이더를 4.2% 구사한 반면, 커터는 18%를 던졌다. 올 시즌에도 비중은 대폭 조정됐다. 포심은 여전히 43.4%로 50%를 넘지 않는다. 슬라이더는 2.3%로 지난해보다 더 줄였다. 대신 커터를 23.3% 구사하며 체인지업(15.1%)과 커브(15.9%)를 제치고 포심 다음의 제 2구종으로 올라섰다. 

지난해를 가다듬는 시기로 평가한다면, 올해는 커터를 완벽하게 실전 구종으로 활용하는 시즌이다. 우타자 몸쪽으로 날카롭게 꺾이는 커터를 유효적절하게 활용하며 우타자 바깥쪽 궤도를 그리는 체인지업과 균형을 이뤘다. 과거 체인지업만 생각하면 됐던 류현진이 이제는 아닌 것. 타자들의 머릿 속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며 영리하게 투구를 풀어가고 있는 것. 좌타자들에게도 마찬가지. 과거의 슬라이더와 커브 대신 커터가 추가되면서 타이밍을 맞히지 못하고 있다. 결국 커터가 추가되면서 류현진은 보다 영리하게 투구를 펼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됐다. 하나의 구종이 막히면 다른 구종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 것. 

또한 커터로 인해 더 이상 포심의 구속과 위력에 신경쓰지 않아도 됐다. 포심의 위력에 따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의 변화구 위력이 달라졌던 과거를 생각하면 이제는 커터라는 선택지로 보다 폭 넓게 패스트볼 계열의 투구를 펼칠 수 있게 됐다. 구속 대신 제구에 좀 더 신경을 쓸 수 있게 된 것.

지난 2경기에서 보여준 활약상이 달라진 류현진을 증명한다. 첫 경기 5개의 볼넷을 제외하고 최근 2경기 12이닝 동안 내준 4사구는 2개에 불과하다(볼넷 1개, 사구 1개). 볼넷으로만 범위를 좁히면 11⅔이닝 연속 무볼넷을 기록 중이기도 하다. 대신 3경기에서 뽑아낸 탈삼진이 19개다. 9이닝 당 탈삼진으로 환산하면 10.91개다. 제구력의 척도인 삼진/볼넷 비율은 올해 3.17로 지난 2013년 시즌(3.14)와 대등한 수치다. 

물론 지금의 모습을 꾸준하게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고, 애리조나 등 특정팀을 상대로도 일관된 활약상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류현진은 일단 변화를 시도했고 이것이 진화로 이어졌다. 어쩌면 과거 보여준 전성기 그 이상의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 2018년 버전의 류현진이 어디까지 상승세를 그릴 수 있을지, 앞으로의 등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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