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N, “오타니, 사이클링 히트보다는 노히터가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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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퍼펙트 게임이나 노히터는 투수의 훈장이다. 한 경기에서 단타·2루타·3루타·홈런을 모두 기록했음을 의미하는 히트 포 사이클(사이클링 히트)은 그 반대의 지점에 있다.

그렇다면 투·타 겸업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24·LA 에인절스)는 어느 것에 먼저 도전하게 될까. 이에 대해 미 스포츠전문매체 ESPN의 컬럼니스트 데이빗 쇼엔필드는 1일(한국시간) 조심스럽게 “노히터에 먼저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긴 메이저리그(MLB) 역사에서도 투수가 히트 포 사이클을 기록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역시 3루타가 가장 높은 벽이다. 3루타를 제외하고 나머지 미션을 수행한 사례는 44번이 있다. 홈런을 뺀 히트 포 사이클 사례는 32번이다. 그런데 오타니는 장타를 쳐낼 수 있을뿐더러, 발도 빠르다. 홈런은 물론, 약간의 운이 따라준다면 충분히 3루타를 만들 수 있는 자질을 갖췄다.

쇼엔필드는 “1876년 내셔널리그 출범 이래 노히터는 총 297번 나왔다. 히트 포 사이클은 319차례”라며 노히터가 더 진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상황에서는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3루타 비중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리그의 3루타 비율은 0.16%에 불과해 역대 최저치 수준이었다. 오히려 홈런과 삼진이 동반 증가하는 것이 MLB의 트렌드다.

쇼엔필드는 “한 경기에서 단타, 2루타, 홈런을 기록한 사례는 지난해 총 280번 있었지만 이 중 실제 히트 포 사이클이 완성된 것은 7번에 불과하다”고 난이도를 설명하면서 “지난해에는 노히터가 한 번밖에 없었지만, 2008년부터 2017년까지의 기간 중 34번(합작 노히터 포함)이 나왔다”면서 도전할 만한 기록이라고 짚었다.

최근 MLB는 선발투수들의 투구수를 100개 안팎에서 조정하는 추세다. 9이닝을 효율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의미인데, 오타니는 이미 지난 4월 9일 오클랜드전(7이닝 1피안타 12탈삼진 무실점)에서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쇼엔필드가 내놓은 통계에 따르면, 2008년 이후 노히터를 달성한 투수들의 9이닝당 탈삼진 개수는 9.1개다. 오타니(11.5개)는 이를 훌쩍 넘는다.

반대로 오타니는 삼진 비율(26.7%)이 높은 편이다. 쇼엔필드는 “이것이 오타니가 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 경기에 4개의 안타를 만들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쇼엔필드는 결론에서 “나는 노히터가 먼저 나올 것이라는 게 건다”고 말했다. 쇼엔필드는 오타니의 기능이 모두 제대로 작동할 때, 노히트급 스터프를 이미 확인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물론 평생 달성하지 못할지도 모르는 대기록이다. 그럼에도 두 기록을 한꺼번에 달성할 수 있는 리그 유일의 잠재력을 갖췄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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