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발 트레이드 파문, 사상 최대 징계냐 용두사미 봐주기냐
사상 최대 징계가 내려질까, 용두사미 '봐주기'로 끝날까.
넥센발 '뒷돈 트레이드' 파문이 결말을 향해 가고 있다. KBO는 27일 "미신고 현금 트레이드 관련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조사 결과를 28일 발표한다"며 "이에 앞서 오전 10시 KBO 회의실에서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고 해당 사안에 대해 심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BO는 그동안 넥센이 SK를 제외한 8개 구단과 선수를 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현금 거래를 허위 신고하거나 신고하지 않은 사실을 적발하고 조사해 왔다. 지난달 말 넥센이 kt·NC와 선수를 교환하면서 각각 5억원과 1억원을 트레이드 머니로 받은 뒤 이 사실을 KBO에 제출한 선수 양도·양수 협정서에 고의로 누락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 발단이었다. KBO는 즉시 몰래 오갔던 6억원을 전액 야구 발전 기금으로 환수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하루 뒤 각 구단 단장들이 단체로 넥센과 이면 계약이 포함된 트레이드를 진행한 사실을 신고하면서 파문이 더 커졌다. 넥센이 따로 챙긴 '뒷돈'은 6억원이 아닌 131억5000만원에 달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결국 KBO는 법률·회계·수사전문가 등으로 특조위를 구성해 넥센 구단의 트레이드를 전수조사 했고 구단이 챙긴 뒷돈의 용처 등 자금의 흐름도 살폈다.
넥센과 트레이드를 진행했던 8개 구단도 팀별로 따로 조사받았다. 이 조사 결과가 담긴 1차 보고서는 지난 19일 열린 KBO 실행위원회(단장 회의)에서 공개됐다.
모든 사태의 핵심이자 원인 제공자는 역시 넥센이다. 이유를 불문하고 최고 수준·최대 규모 징계를 피해 가기 어렵다. 최종 보고서 공개와 징계 수위 결정까지 한 달여 시간이 걸릴 정도로 사상 초유의 사태였다. KBO 고위 관계자는 "일단 '뒷돈' 규모가 너무 방대해 전액을 환수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그 돈의 상세한 용처를 고려하는 게 먼저"라며 "여러 가지를 전반적으로 판단한 뒤 상벌위원회 결정을 통해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넥센의 현금 이면 거래 제안에 응했던 구단들도 모두 징계 대상이다. 특히 넥센과 현금 트레이드가 금지됐던 2010년에 황재균(20억원 포함)과 고원준(19억원 포함)을 영입한 롯데는 넥센 다음으로 무거운 철퇴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는 총 4건에 걸쳐 51억원을 넥센에 몰래 건넸다.
하지만 초미의 관심사는 역시 넥센이 받게 될 징계 수위다. 넥센은 그동안 구단주인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횡령과 사기, 각종 금전적 위법 및 편법 행위로 적잖은 소란을 일으켰다. 선수단의 일탈 행위까지 맞물려 "리그의 격을 떨어뜨린다"는 비난의 포화를 맞았다. 여기에 금액이 131억여원에 이르는 대형 편법 행위까지 적발됐다. 이번 징계 발표는 이런 넥센에 대한 KBO의 향후 조치와도 연관돼 있다.
그동안 리그 전체의 어둠 속 관행으로 여겨졌던 상습적 '이면 계약'과 '축소 발표' 문제가 마침내 수면 위로 떠오른 첫 사례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정운찬 KBO 총재가 취임 직후 목표로 내건 '클린 베이스볼' 공약이 어떤 흐름으로 이어질지와도 일맥상통하는 사안이다.
무엇보다 넥센의 '뒷돈 트레이드' 파문은 그동안 KBO 리그에 전례가 없었던 사건이다. 그래서 더 오래 조사하고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했고, KBO도 신중하게 접근했다. 이 사태에 대한 징계 수위와 대처는 향후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기준이 될 수 있어서다. KBO는 과연 어떤 중대한 결정을 준비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