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소사·윌슨, 구단 역대 최고 外人 '원투펀치 예약'
LG 트윈스 헨리 소사와 타일러 윌슨이 구단 역대 최고의 외국인 원투펀치를 예약했다.
윌슨은 지난 27일 잠실 KT전에 선발 등판, 5⅔이닝 동안 탈삼진 무려 11개를 기록하며 2실점해 시즌 6승(3패)째를 신고했다. "패스트볼을 노리는 타자들에게 의식적으로 하이패스트볼로 유인한 점이 효과를 봤다"고 기뻐했다. 지난달 5일 두산전 패전 이후 9경기서 5승 무패다. 7승 4패를 기록 중인 소사는 올 시즌 명실상부한 리그 정상급 에이스로 거듭났다. 외국인투수와 궁합이 썩 좋은 편이 아니었던 LG가 드디어 덕을 톡톡히 보는 중이다.
LG 역대 최고 외국인투수로는 2000년과 2001년에 뛰었던 데니 해리거가 떠오른다. 해리거는 2000년 31경기에 선발 출장해 225이닝을 던지며 17승 10패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했다. 당시 이닝 1위, 평균자책점 2위, 탈삼진 3위였다. 하지만 그때는 외국인 선수를 2명만 쓸 수 있었고 LG는 투수와 타자를 1명씩 보유했다. 최강의 원투펀치가 구성되지는 않았다.
LG의 외국인 10승 듀오는 2011년에야 탄생했다. 레다메스 리즈와 벤자민 주키치가 그 주인공들이었다. 2011년 리즈는 11승 13패 평균자책점 3.88, 주키치는 10승 8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60을 각각 나타냈다. 하지만 2011년부터 3년 동안 줄무늬 유니폼을 입었던 둘의 전성기가 엇갈린 점은 LG로선 아쉬운 부분이었다. 2012년 주키치가 11승 8패 평균자책점 3.45로 활약했을 땐 리즈가 5승 12패로 흔들렸다. 2013년 리즈가 10승 13패 평균자책점 3.06으로 잘하자 주키치가 4승 6패로 부진했다.
2015년부터는 소사가 한 자리를 든든히 맡아준 가운데 파트너가 계속 바뀌었다. 루카스 하렐, 스캇 코프랜드, 데이비드 허프를 거쳐 현재 윌슨이 자리를 잡았다. 특히 이 중 허프는 2016년과 2017년 압도적인 구위를 뽐냈으나 건강하지가 못했다. 늘 잔부상에 시달려 풀타임을 소화한 적이 없다. 2014년부터 4년 연속 10승을 달성해 온 소사는 그동안 준수한 2~3선발 정도로 평가됐으나 올해 단연 돋보이는 특급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소사와 윌슨은 7년 만의 10승 듀오는 물론 팀 기여도 측면에서도 역대 최고로 남을 전망이다. 28일 오전 현재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 소사 4.33, 윌슨 3.63으로 합계 7.96이다. 각각 리그 1위와 3위다. 시즌을 절반밖에 치르지 않은 시점에서 이 정도다. 2011년 주키치와 리즈의 WAR을 합하면 7.90이다. 이미 이들을 넘었다. 144경기로 환산하면 소사는 7.90, 윌슨은 6.62로 시즌을 마친다. 2000년 해리거의 WAR이 7.70으로 남아 있다. 역대 최고를 예약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