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덕분!’ 흥분한 멕시코, 한국인 찾기 대소동
[OSEN=김태우 기자] 극적으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멕시코가 때 아닌 한국인 찾기 대소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이 독일을 잡아준 덕에 16강에 오른 것을 보답하기 위해서다. 적어도 두 나라가 축구를 통해 가까워지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
멕시코는 28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월드컵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그런데 그 과정이 참 기가 막혔다. 멕시코는 독일과 한국을 연이어 잡고 승점 6점을 확보, 여유 있게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듯 했다. 그런데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며 패했다.
1골을 먹었을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지만, 연속 실점으로 0-3까지 스코어가 벌어지자 탈락의 기운이 감돌았다. 3골 실점으로 이미 2경기에서 벌어둔 득실차를 다 까먹고 마이너스가 된 상황이었고, 반면 스웨덴은 득실차가 +2로 올라가 추월이 어려웠다. 여기서 독일이 한국에 1-0으로만 이긴다면 멕시코가 득실차에 밀려 탈락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독일의 파상공세를 잘 막아낸 한국이 경기 종료 직전 두 골을 넣으면서 독일을 잡아준 덕에 멕시코가 조 2위로 16강에 올라간 것이다. 멕시코로서는 한국이 16강 진출의 은인이 된 셈이다.
이에 멕시코 팬들이 한국인을 찾아 나서는 소동이 벌어졌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멕시코 팬들이 일어나지 않을 법했던 한국의 어시스트에 한국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면서 경기장 주변 분위기를 스케치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멕시코 팬들의 SNS 계정을 상세하게 소개하며 흥분한 팬들의 모습을 다각도로 다뤘다. 소개된 SNS는 멕시코 팬들이 한국 팬들을 경기장 밖에서 찾아 나섰고, 한국인 팬들을 어깨동무하거나 목마를 태우는 등 즐거워하는 장면이 담겨져 있다. 한국 팬들을 얼떨결에 축제 분위기에 합류한 모습으로 많은 이들의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소개된 멕시코 팬과 한국 팬들의 만남 모습만 해도 십여장 이상에 달한다.
‘유로스포츠’ 또한 “멕시코 팬들이 ‘한국인들이여, 형제들이여, 이제부터 당신들은 멕시코인이다’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면서 이 현상을 흥미롭게 바라봤다. 유로스포츠는 많은 멕시코 관중들이 한국에 큰 감사를 표하고 있다면서 멕시코 팬들이 한국 팬들을 찾아 나서 감사를 표하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다뤘다. 이는 멕시코 현지도 예외는 아니었다. ABC뉴스는 “멕시코 팬들이 여전히 ‘한국, 한국’을 외치고 있다”고 전했다.
멕시코 언론들은 “많은 이들이 멕시코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을 상대로 ‘Gracias(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면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급격히 좋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축구가 만든, 어쩌면 월드컵만이 만들 수 있는 또 하나의 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