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도 못 낸 이성열, 홈런 한 방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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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청주, 이상학 기자] 21일 LG-한화전이 열린 청주구장의 기온은 28.8도.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서 선수, 관중 가릴 것 없이 모두 반팔 차림이었다. 그런데 딱 한 사람, 한화의 거포 이성열(34)만이 한여름 날씨에 후드점퍼로 몸을 꽁꽁 싸맸다. 극심한 감기 몸살 때문이었다. 

이성열은 그 전날(20일) LG전부터 몸살에 시달렸다. 링거주사를 맞고 안정을 취한 뒤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5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그런데 하루가 지나도 몸살 기운이 가시지 않았다. 고열에 목까지 부었고, 얼굴은 창백했다. 이틀 연속 링거를 맞았고, 선발에서도 빠져야 했다. 

하지만 완전히 빠진 건 아니었다. 대타로 경기 후반 결정적인 상황을 준비했다. 한화가 4-6으로 뒤진 8회말 2사 1루, 하주석 타석에서 한용덕 감독은 이성열을 대타로 내세웠다. 2점차로 9회에 넘어가면 승부를 뒤집기 쉽지 않았다. 8회 이성열로 승부를 걸었고, 기대가 현실이 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성열은 LG 구원 김지용과 승부에서 1~2구 모두 슬라이더에 파울을 쳤지만 3구째 볼을 고른 뒤 4구째를 받아쳤다. 145km 직구가 가운데 낮게 들어왔는데 이성열의 배트에 정확하게 맞았다. 중앙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비거리 130m 투런포. 승부를 6-6 원점으로 만든 동점포였다. 이성열의 시즌 15호 홈런. 




이성열의 홈런으로 분위기를 탄 한화는 9회말 송광민의 끝내기 스리런 홈런이 터지며 9-6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LG와 청주 3연전을 1패 후 2승으로 마무리하며 위닝시리즈에 성공했다. 홈런을 치고 나서 교체된 이성열은 끝내기 홈런을 터뜨린 송광민에게 가장 마지막으로 다가가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경기 후 이성열은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했다. 그는 오른손으로 목을 가리켰다. 몸살로 목이 부어오른 탓에 말을 제대로 하기 어려웠다. 이성열은 고개를 숙여 정중하게 인터뷰를 사양했다. 어떤 말보다 강렬한 홈런 한 방으로 충분하게 말했다. 

한용덕 감독도 이성열의 놀라운 투혼에 크게 감동받은 모습이었다. 한용덕 감독은 "드라마를 썼다. 중요한 경기에서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잘해줬다. 큰 의미가 있는 승리"라며 "이틀 연속 링거 투혼을 보여준 성열이의 활약에 감독인 나도 놀랐다. 경기 전에 '중요한 타이밍에 쓸 테니 힘 한 번만 써줬으면 한다'고 했는데 이렇게 홈런이 나왔다"고 매우 기뻐했다. 

이성열은 올 시즌 60경기에서 타율 3할2푼6리 72안타 15홈런 47타점 OPS .966으로 커리어 하이 활약을 하고 있다. 내친김에 데뷔 첫 올스타까지 바라본다. 지난 20일까지 이성열은 나눔올스타 지명타자 부문에서 8만1134표를 얻어 1위를 달리고 있다. 리그 최대 이변의 주인공 한화, 그 중심에 있는 이성열이다. 링거 투혼까지 발휘한 그에겐 올스타 자격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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