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포커스] 한국 팬들은 '16강'보다 '모로코처럼'을 원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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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홍의택 기자= 20년 만에 오른 월드컵 본선은 녹록지 않았다. 경기를 마친 모로코 선수들 눈이 그렁그렁했다.

모로코가 20일(이하 한국시간) 16강 도전을 강제 종료 당했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치른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포르투갈에 0-1로 패했다. 1차전 이란전에 이어 또다시 졌다.

모로코는 전반 4분 만에 선제골을 내줬다. 코너킥 수비 상황. 짧은 킥 직후 크로스가 올라왔다. 절묘한 스탭으로 경로를 바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제때 제어하지 못했다. 발을 뻗고 몸을 날렸으나, 볼은 야속하게도 골라인을 넘었다.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모로코는 더 강해졌다. 줄기차게 도전하고 괴롭혔다. 측면을 주 루트로 해 포르투갈을 들었다 놨다. 후반에는 완전히 주도권을 잡았다. 세트피스 등으로 상대 골문을 수차례 두드렸다. 주심의 판정이 따라줬다면 다른 결과를 얻을 수도 있었다. 

한국 대표팀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잖았다. 한국은 18일 F조 첫 경기에서 스웨덴에 0-1로 패했다. 스코어는 한 골 차였으나, 내용 면에서 적잖이 아쉬웠다. 지지를 호소했던 것치고는 한탄의 연장선에 있다는 느낌을 지우지 못했다. 그간 좋지 못했던 부분을 답습한 대목도 있었다.

축구 팬들이 16강이란 성과만 바랐다고 보면 오산이다. 조 추첨 결과 독일, 멕시코, 스웨덴과 한 조에 묶였다. 당연히 어렵다. 현 감독이 부임한 지 1년도 안 됐건만, 디펜딩 챔피언에 북중미와 북유럽을 대표하는 팀들과 만나게 됐다. '최악' 운운해도 지나치지 않았다. 여기에 줄부상까지 닥친 초유의 사태. 3전 전패 그림자가 드리웠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응원을 보낸 건 한 줄기 빛을 보려 했던 게 아닐까. 기량 면에서 부족할지라도, 신태용 감독이 외쳤던 "통쾌한 반란"이 꼭 일어나지 않더라도. '그래도 다음 월드컵은 한 번 잘해보자'는 희망을 조금이나마 느끼고 싶었던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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