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포커스] 반전 없는 한화 휠러…구단은 "교체 계획 없다"
[스포츠월드=정세영 기자] ‘반전 없는 휠러를 어찌하오리까.’
15경기 2승8패 평균자책점 5.49. 한화 외국인 투수 제이슨 휠러의 올 시즌 성적이다. 5.49의 평균자책점은 규정이닝을 채운 28명 중 27위의 기록이다. 15번의 등판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 횟수는 고작 4번밖에 되지 않는다. 특히, 최근 행보가 심상치 않다. 휠러는 최근 7경기에서 승리 없이 5패만 떠안았다. 19일 청주 LG전에서 5⅔이닝 8피안타 4실점으로 부진했다.
한화는 올해 외국인 투수 조합에 상당한 신경을 썼다. 1선발 키버스 샘슨은 강속구를 앞세운 우완 정통파다. 외국인 투수를 받칠 토종 선발진도 우완 일색이다. 그래서 선발진에 다양성을 더할 수 있는 카드로 휠러를 낙점했다. 휠러는 키 198㎝, 몸무게 116㎏의 건장한 체격을 자랑하는 왼손 투수다. 직구 구속은 140㎞ 초·중반대를 던지고 슬라이더에 체인지업도 구사한다.
하지만 ‘용두사미’였다. 휠러는 5월 초까지만 해도 한화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듯했지만, 지난달 9일 고척 넥센전 이후 승리가 없다. 안치용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은 “너무 정확하게 던지려는 게 문제다.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확연하다. 여유가 없고, 스스로 너무 힘들게 던진다”면서 “휠러의 투구 패턴을 보면 양쪽 사이드를 너무 많이 활용한다. 때문에 심판 성향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화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개막 초반부터 2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예상보다 훨씬 뛰어난 성적을 내는 상황에서 휠러의 부진은 아쉽기만 하다.
그러나 구단은 결정을 내리기가 어렵다. 외국인 투수는 팀 전력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한화는 토종선발이 약한 팀인 터라 더욱 중요도가 높다. 발목을 잡는 부분은 만약 휠러의 교체하더라도 대체선수의 기량을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KBO리그는 타자특성과 한국문화에 대한 적응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경력이 아주 화려한 외국인 선수도 실제 겪어 봐야 알 수 있다. ‘뽑기운’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한화의 공식입장은 “기다리겠다”다. 한화 관계자는 “휠러가 최근 구속도 좋아지고 있고, 수비 지원도 받지 못했다. 현재로선 교체에 대한 논의나 움직임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