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추신수 기록 배려설’ 배니스터는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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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배니스터 감독은 일단 '추신수 배려설'을 부인했다.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는 7월 12일(한국시간)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 경기에 선발출전하지 않았다.

텍사스는 이날 최고의 좌완투수이자 추신수의 천적인 보스턴 에이스 크리스 세일을 만났다. 제프 배니스터 감독은 추신수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추신수를 대신해 라인업에 투입된 선수는 좌타자이자 세일에게 통산 9타수 1단타, 6삼진을 기록 중인 조이 갈로였다.

지켜보는 눈이 많은 상황이었다. 추신수는 전날 48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하며 알버트 푸홀스(2001년), 조이 보토(2015년)와 함께 현역 한 시즌 최장 연속 출루 타이 기록을 썼다. 한 경기에서만 더 출루하면 현역 신기록이 작성되는 상황. 여기에서 천적 세일을 만났다.

MLB.com에 따르면 배니스터 감독은 추신수를 배려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배니스터 감독은 "애드리안 벨트레를 지명타자로 넣기 위한 선택이었다. 나는 추신수를 좌완투수를 상대한다는 이유로 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댈러스 모닝뉴스에 따르면 배니스터 감독은 "(추신수의)연속 출루 기록과는 무관한 결정이다"고도 말했다. 감독이 굳이 이유를 장황히 설명했다는 것은 그만큼 추신수가 세일을 상대로 출전할 것인지를 많은 이들이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었다는 의미다.

애매하며 생각하기 나름인 상황이다. 텍사스가 벨트레와 추신수, 두 베테랑에게 지명타자 자리를 번갈아 맡기며 몸상태와 체력을 관리해줘야 하는 상황인 것은 맞다. 추신수가 부상 사실이 알려지기 전까지 외야수로 잦은 출전을 한 이유도 벨트레와 지명타자 자리를 공유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추신수가 부상 때문에 외야수비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 되며 애매해졌다.

추신수의 부상 사실이 공개된 지난 1일 이후 벨트레는 이날 경기를 포함해 총 4차례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해당 4경기에서 모두 추신수는 결장했고 상대 선발투수는 좌완이었다(카를로스 로돈, 맷 보이드,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 세일). 그렇다고 추신수가 해당기간 좌완투수를 무조건 피한 것도 아니다. 추신수는 지난 4일 댈러스 카이클(HOU)이 선발등판한 경기에 톱타자로 나섰고 멀티히트와 볼넷 2개로 4출루를 달성했다.

하지만 분명 배니스터 감독의 '배려'가 개입됐음을 짐작할 수 있는 정황은 존재한다. 

우선 벨트레는 2014년 이후 세일을 상대한 적이 없지만 통산 세일을 상대로 16타수 5안타, 1홈런(.313/.389/.500)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3경기 연속 3루수로 나선 후 이틀 전 추신수를 대신해 지명타자로 나선 만큼 이날 반드시 지명타자로 출전해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부상 회복 후 연속 수비출전을 늘려가는 시기인 만큼 2-3경기까지는 연속으로 글러브를 낄 수 있는 상황이다. 배니스터 감독의 설명대로 '벨트레를 지명타자로 쓰기 위해 추신수를 뺐다'고 판단하기 보다는 '추신수를 빼는 김에 벨트레가 지명타자를 맡았다'는 판단이 더 자연스러운 이유다.

또 하나는 추신수의 세일 상대 출전 기록이다. 추신수는 세일을 상대로 통산 26타수 2안타, 타율 0.077로 매우 약했다. 하지만 이렇게 상대 전적이 극도로 열세인 가운데서도 정작 세일이 선발등판하는 경기의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적은 없었다. 세일은 추신수가 텍사스에 입단한 2014년부터 이날 이전까지 텍사스를 상대로 5차례 선발등판했는데, 추신수는 해당 경기들에 모두 선발출전했다. 올시즌에도 이미 한 차례 세일을 상대로 선발출전한 적이 있다. 연속 출루 행진을 시작하기 전인 5월 7일 경기였다.

현지 언론들은 일단 판단을 보류하는 분위기다. 일부 현지 팬들이 SNS를 기반으로 추신수의 기록 가치가 떨어진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기는 하지만 현지 언론들은 배니스터 감독의 설명을 그대로 되풀이하고 있다. 

올스타전 출전과 몸상태 등을 감안하면 상대전적의 문제가 아니라도 추신수는 충분히 한 경기 정도 쉬어갈 수 있는 시기다. 하지만 대기록, 그것도 현역 신기록을 눈앞에 둔 상황인 만큼 여러가지 시선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오이밭에서는 신발끈을 묶지 말라고 하지 않았던가.

결정은 감독이 했고 이제 판단은 모두의 몫으로 남았다. 과연 공교롭게도 '최고의 휴식'을 부여받은 추신수가 연속 출루 기록을 어디까지 연장할지 주목된다.(자료사진=추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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