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생각 없던 배니스터? “8회 갈로 출루했다면 추신수 대타”
[뉴스엔 안형준 기자]
추신수가 경기에 나서지 않음으로써 주목받고 있다.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는 7월 12일(한국시간)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 경기에 결장했다. 추신수가 결장한 이날 텍사스는 2-4로 패했다.
전날 48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하며 현역 한 시즌 최장 연속 출루 타이 기록을 쓴 추신수는 이날 경기에 나서지 않아 더 주목받고 있다.
제프 배니스터 감독은 경기 전 추신수의 선발 제외에 대해 "애드리안 벨트레를 지명타자로 기용하기 위한 것일 뿐, 상대 투수가 좌완이라서가 아니다. 나는 추신수를 좌완 상대라고 해서 빼지 않는다. 연속 출루 기록과도 무관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예상 외의 접전으로 진행됐고 추신수를 둘러싼 의혹은 커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배니스터 감독이 추신수를 대신해 라인업에 넣은 조이 갈로였다(이날 추신수 대신 '지명타자를 맡은 선수'는 벨트레지만 추신수 대신 '라인업에 포함된 선수'는 올시즌 좌완을 상대로 선발출전하지 않는 갈로였다. 라이언 루아는 로날드 구즈먼 대신 출전했다).
갈로는 이날 4타수 무안타 4삼진을 기록하며 최악의 타격을 선보였다. 특히 팀이 2점을 추격한 8회말 2사 만루 찬스에서 삼진을 당한 것은 치명적이었다.
8회 갈로의 타석은 확실한 '대타 타이밍'이었다. 마운드 위에 있던 투수는 추신수가 통산 상대성적 .429/.500/.857(7타수 3안타 1볼넷), 1홈런 1타점을 기록 중인 크렉 킴브렐. 안타 1개로 경기 승패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에서 상대전적에서 엄청난 강점을 보이는 대타 카드가 있었음에도 배니스터 감독은 갈로를 그대로 타석에 내보냈고 텍사스는 패했다.
댈러스 모닝뉴스와 포트워스 스타-텔레그램, 디 애슬레틱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배니스터 감독은 다른 생각을 밝혔다. 배니스터 감독은 "만약 갈로까지 출루했다면 추신수를 대타로 기용하려고 했다. 추신수는 5-6회부터 워밍업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역시 이날 4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부진한 우타자 루아의 타석에서 대타로 기용하려고 했다는 것.
배니스터 감독의 발언이 너무 설득력이 없다고 느끼는 것은 본 기자 뿐이 아닐 것이다. 2사 만루에서 맞이한 갈로의 타석에서 아웃카운트가 늘어나지 않아야 루아의 타석이 온다. 갈로와 루아가 모두 부진한 타자라면 우선 갈로의 타석에서 가장 강한 대타 카드를 사용한 후에 루아의 타석에서 아이재아 키너-팔레파를 기용하는 등의 선택을 했어야 했다. 배니스터 감독이 정말 추신수를 대타로 기용할 생각이 있었다면 말이다.
디 애슬레틱의 레비 위버는 "텍사스는 컨텐더가 아니며 승률을 낮춰 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권을 받을수록 좋기 때문에 추신수를 대타로 내지 않은 배니스터 감독의 결정을 이해한다"고 언급했다. 이기려는 마음이 없었다는 비아냥에 가까운 멘트다. 댈러스 모닝뉴스에서는 추신수의 부상이 악화된 것이 결장의 원인일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경기에 나서지 않은 추신수는 경기에 나선 선수들만큼이나 큰 관심을 받았다. 추신수의 천적인 세일은 이날 7이닝 12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10승째를 거뒀고 추신수는 13일 휴식일을 가진 후에 '메이저리그 전체 최하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만난다.(사진=제프 배니스터와 추신수/뉴스엔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