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9개월 아웃' 가비, 십자인대+반월판 부상 확정...바르샤, 토트넘 후보' 가비 대체자로 고려 중
[스포티비뉴스 = 장하준 기자] 치명적인 부상을 당하며 시즌 아웃이 불가피해졌다.
FC바르셀로나는 20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파블로 가비(19)는 오른쪽 전방 십자인대가 완전히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외부 반월판 부상으로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바르셀로나는 곧바로 가비 대체자를 물색하기 시작했고, 토트넘의 지오바니 로 셀소를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팀 바르셀로나와 가비 입장에선 최악의 결과다. 가비는 지난 19일 스페인 바야돌리드의 에스타디오 호세 소리아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예선 A조 10라운드에서 조지아를 상대로 스페인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이날 경기를 빠르게 마무리했다. 가비는 전반 26분 상대 선수와 경합 도중 통증을 느끼며 쓰러졌다. 스페인 매체 '아스'는 경기 후 "가비는 전방 십자인대 파열로 최소 6개월에서 최대 8개월까지 결장할 수도 있다"라고 전한 바 있다.
스페인은 이날 경기에서 전반 4분만에 나온 로빈 르 노르망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5분 뒤 조지아의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동점 골을 넣는 데 성공했지만, 후반 10분 페란 토레스와 27분에 나온 상대 자책골로 3-1 완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미 유로 2024 본선 진출을 확정한 스페인에 이번 승리는 큰 의미가 없었다. 오히려 스페인의 핵심인 가비를 잃은 것이 큰 타격이었다.
올해 19세의 젊은 미드필더인 가비는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으로, 2021-22시즌 스페인 라리가 3라운드 헤타페전에서 1군 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가비의 나이는 고작 17세였다. 그럼에도 바르셀로나 팬들의 눈을 사로잡는 환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어진 5라운드에서는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바르셀로나 콜업 후 첫 공격 포인트를 달성했다.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답게 화려한 기술과 볼 컨트롤 능력을 겸비했다. 또한 드리블 능력도 뛰어나 수려한 탈압박을 선보이기도 한다. 연계 플레이도 준수해 바르셀로나의 축구 스타일에 딱 알맞은 실력을 갖고 있다. 여기에 더해 엄청난 체력과 기동력을 자랑한다. 매 경기마다 경기장 곳곳을 누비며 몸을 사리지 않는 투지를 보여준다.
가비는 점차 빠르게 자리를 잡았고, 바르셀로나 1군 데뷔 첫 시즌에는 모든 대회 47경기에 출전해 2골과 6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가비가 뛴 시간은 무려 3,090분이었다.
가비는 지난 시즌에도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모든 대회 49경기에 출전해 3골과 7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총 3,524분을 뛰며 혹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가비는 단순한 중앙 미드필더가 아니다. 경기당 평균 13Km에 가까운 활동량을 자랑한다. 그럼에도 특별한 부상 없이 바르셀로나의 중원에 큰 힘을 보탰고, 결국 바르셀로나는 지난 시즌 스페인 라리가 우승을 차지했다.
가비의 질주는 이번 시즌에도 계속되고 있다.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총 15경기를 소화했다. 몸이 충분히 지칠 법도 하지만, 바르셀로나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가비는 지난 10월 스페인 매체 '라 반구아디아'와 인터뷰를 통해 "나는 차비 에르난데스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함께 뛰던 바르셀로나를 좋아한다. 나는 그때부터 바르셀로나의 팬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차비 감독은 내가 가장 편한 포지션에서 뛰게 해준다. 항상 많은 신뢰를 보내주며, 매 경기마다 내 위치를 잡아준다. 나는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가비는 이처럼 매 경기를 통해 바르셀로나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가비는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를 즐긴다. 하지만 이러한 가비의 성향은 가족의 걱정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가비는 "어머니는 나에게 격렬한 플레이를 자제하라고 부탁했다. 어머니는 (내가) 다칠까봐 많이 무서워한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바르셀로나의 확실한 주전이 된 가비는 스페인 대표팀에서도 꾸준히 부름을 받고 있는 중이다. 가비는 2021년 10월에 있었던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 리그 이탈리아전에서 스페인 대표팀 데뷔전을 가졌다. 그리고 2년 동안 무려 A매치 27경기를 소화했다.
자연스레 혹사 논란이 불거졌고, 결국 가비의 몸은 혹사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졌다. 스페인의 데 라 푸엔테 감독은 조지아전이 끝난 후, "선수와 바르셀로나, 그리고 스페인에 매우 힘든 순간이다. 마치 경기에서 패배한 기분이다. 축구란 원래 부상이 따라오는 위험한 스포츠다. 통제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선수에게는 정말 미안한 마음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대체 왜 우리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 경기 후 라커룸은 마치 장례식 분위기 같았다. 사고였다. 가비는 주말 리그 경기를 뛰지 않았고, 체력적으로도 좋은 상태였다. 하지만 가비의 부상은 다른 선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언급했다.
스페인 팬들은 데 라 푸엔테 감독의 발언에 분노했다. 스페인은 이미 조지아전을 앞두고 유로 2024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덕분에 조지아전은 스페인 입장에서 중요한 경기가 아니었기에, 가비의 선발 출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가비의 부상 소식을 접한 바르셀로나는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가비의 부상을 위로했다. 이어서 바르셀로나의 레전드인 이니에스타와 세르히오 부스케츠 역시 SNS를 통해 가비를 응원했으며, 우스망 뎀벨레, 라민 야말, 주앙 펠릭스, 주앙 칸셀루, 페드리, 하피냐 등 바르셀로나 전,현직 동료들 역시 가비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보냈다. 라리가에서 바르셀로나와 경쟁을 펼치는 팀들도 마찬가지였다. 헤타페와 레알 소시에다드, 카디스 등이 가비를 위로했다.
가비는 이번 부상으로 내년 여름에 있을 UEFA 유로 2024와 2024 파리 하계올림픽에 모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스페인 대표팀 입장에선 답답할 노릇이다.
하지만 소속팀 바르셀로나는 더 답답하다. 그야말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바르셀로나는 이번 시즌 답답한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무패 행진을 달리긴 했지만, 전력상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마요르카, 그라나다 등과 무승부를 거뒀다. 이어서 지난 달 28일에는 숙명의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와 '엘 클라시코'에서 1-2로 패했다.
바르셀로나 입장에선 너무나 뼈아픈 패배였다. 바르셀로나는 일카이 귄도안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현재 라리가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주드 벨링엄에게 동점 골을 내줬다. 벨링엄은 내친 김에 후반 추가시간 역전 골을 넣으며 레알 마드리드의 승리를 완성했다.
바르셀로나는 이날 이후로 삐걱대고 있다. 지난 8일 2023-24시즌 UCL H조 4라운드에서 샤흐타르 도네츠크를 상대했는데, 0-1로 패했다. 이어진 라리가 13라운드에서는 데포르티보 알라베스에 선제 골을 허용했지만,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멀티 골로 겨우 승점 3점을 챙겼다.
이처럼 불안정한 경기력이 나오는 와중에, 핵심 미드필더인 가비가 쓰러졌다. 바르셀로나는 오는 25일 스페인 라리가 14라운드 라요 바예카노 원정을 앞두고 있다.
한편 바르셀로나는 가비의 부상으로 FIFA로부터 보상금을 수령하게 됐다. 스페인 매체 '문도 데포르티보'는 "바르셀로나는 가비의 부상 기간을 고려해 일정의 보상금을 수령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FIFA는 A매치 기간 도중 국가대표팀에서 특정 선수가 부상을 당할 시, 소속팀에 일정 보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스페인 매체 '아스'에 따르면, 가비는 최소 6개월, 최대 8개월까지 결장이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이적시장에 정통한 이탈리아의 파브리지오 로마노 기자는 가비의 부상이 최대 9개월까지 길어질 것이라 내다봤다.
현재 FIFA 명시된 보상금 제도에 따르면, 바르셀로나는 해당 선수가 28일 이상 결장할 경우, 보상금을 받을 수 있으며, 하루당 2만 유로(약 2,822만 원) 정도의 보상금이 지급된다. 따라서 바르셀로나가 받을 수 있는 보상금은 가비가 부상을 당한 지 28일이 지나는 12월 16부터 지급된다.
또한 '아스'의 주장에 따라, 가비의 부상 기간이 6개월 정도라면, FIFA는 바르셀로나에 300만 유로(약 42억 원) 가까이 되는 보상금을 지불하게 된다.
바르셀로나는 보상금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곧바로 가비 대체자 물색에 들어갔다. 스페인 '문도 데포르티보'에 따르면, 바르셀로나는 토트넘 홋스퍼의 지오바니 로 셀소를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르셀로나는 이미 올여름 로 셀소를 주시했던 바가 있다. 마침 로 셀소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에 새로 합류한 제임스 매디슨에 밀려 후보로 전락해 있는 상황이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