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버지' 보고 자란 김하성, 또 다른 우상이 되다 '韓 최초' GG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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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버지(해외야구 아버지)' 박찬호의 길을 걸은 김하성, 후배 선수의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

(MHN스포츠 청담동, 박연준 기자) 한국 최초 골드글러브 수상, 이젠 야구 꿈나무들이 바라보는 이상적인 우상으로 자리 잡았다.

김하성은 20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호텔리베라 베르사이유홀에서 열린 '골드글러브 수상 기자회견'에서 소감 및 소회를 밝혔다.

올 시즌 김하성은 특급 활약을 펼쳐냈다. 김하성은 시즌 최종 성적 152경기 타율 0.260과 17홈런 60타점 84득점 140안타, 출루율 0.351 OPS 0.749의 기록을 남겼다. 아쉽게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을 놓쳤지만, 메이저리그 데뷔 이래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며 내년 시즌을 더욱 기대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 최종 수상까지 연결되지 않았지만, 실버 슬러거 후보와 내셔널리그 MVP 투표에서 득표를 받는 등, 메이저리그에서 타격 능력을 인정 받은 김하성이다.



수비의 경우, 두말할 것이 없다. 김하성은 이번 골드글러브 후보에서 내셔널 리그 2루수, 유틸리티 두 개의 부문 최종 후보 3인에 올랐었다. 

2루수 부문에선 니코 호너(시카고 컵스), 브라이슨 스탓(필라델피아 필리스)과 치열한 경쟁을 펼쳤으나, 니코 호너에게 금빛 장갑을 내줬다. 미국야구연구협회(SABR)가 개발한 수비 지수(SDI)에서 지난 8월14일 기준 해당 경쟁자 중 가장 높은 8.3을 기록했으나, 코치진 투표가 있는 탓에 결과가 바뀌었다.

이후 김하성은 유틸리티 부문에서 금빛 장갑을 획득했다. 유틸리티 최종 후보 3인은 김하성을 비롯해 LA 다저스 무키 베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토미 현수 에드먼이었다. 수비 지표에서부터 김하성은 두 선수보다 좋은 성적을 남겼다. 수비 능력을 나타내는 DRS 지표에서 김하성은 +16으로 베츠(+9), 에드먼(+3)보다 높은 수치를 남겼다. 여기에 OAA(Outs Above Average·평균 대비 아웃 기여)에서도 에드먼(+10)에 이어 2위(+9)를 기록했다.

멀티 플레이어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포지션 범위를 자랑했다. 김하성은 올 시즌 1루수를 제외한 내야 전역을 뛰었다. 2루수(106경기·856⅔이닝) 출전 경기가 가장 많았고, 이어 3루수(32경기·253⅓이닝), 유격수(20경기·153⅓이닝) 등 전천후 좋은 수비를 펼치면서 유틸리티 부문 수상자가 됐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고의 내야수 반열에 오른 김하성이지만, 이런 그에게도 '부진'이라는 시련이 함께했다. 김하성은 빅리그 데뷔 첫해인 2021년 타율 .202 8홈런 34타점 OPS .622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대해 김하성은 "첫 시즌이 너무 많이 힘들었다. 야구를 하면서 모래 위에 성을 쌓기보다 콘크리트 위에 쌓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꾸준히 노력을 많이 했다"며 "다만 성적이 너무 안 좋았고, 항상 어떻게 하면 빠른 공을 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공격 쪽에서 많이 무너져 있었는데 일단은 부딪히자는 생각으로 피칭머신 공을 많이 쳤다"고 부진 당시 극복 이야기를 꺼냈다.



부진의 늪에 빠졌던 김하성을 꺼내준 인물은 다름아닌 박찬호였다. 박찬호는 한국 야구계의 '해버지(해외야구 아버지)'로서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로 진출 할 수 있는 길을 닦아놨다.

김하성 역시 어렸을때 부터 이러한 박찬호를 동경했다. 김하성은 "사실 늘 올라가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운동했다. 첫 시즌에 실패를 맛본 뒤 힘든 시간을 보냈다. 부진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며 "힘들 때 박찬호 선배와 이야기를 나눴다. 박찬호 선배가 올라간다기보다 꾸준히 나아간다는 마음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해주셨다. 안 되면 좌절하는 것이 아닌 잠시 쉬었다 가는 거라고 생각하게 됐다. 박찬호 선배의 덕담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박찬호를 보며 꿈을 키워나간 김하성은 현재 야구 꿈나무들의 '존경하는 인물'로 자리 잡았다. 박찬호가 만든 길을 걸은 김하성이, 이제 누군가의 새로운 길을 새롭게 개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김하성은 "한국인 메이저리거 선배들이 닦은 길을 걷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후배들은 더 좋은 도로를 달릴 수 있게 잘하겠다"고 생각을 내비쳤다.   

한국 귀국 이후 김하성은 자신의 모교를 방문해 후배들을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김하성은 "어린 친구들과 대화해보니 꿈이 메이저리거라고 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내가 어렸을 때 저런 말을 당당하게 할 수 있었나 싶었고, 메이저리거라는 단어가 가까워졌다는 생각에 뜻깊었다. 나는 선배들이 걸어온 길을 잘 따라왔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후배 선수들이 내 길을 잘 따라 올 수 있도록 좋은 길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이어 메이저리거를 꿈 꾸는 어린 선수들에게 "야구를 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여기에 어릴 때 부터 영어를 배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의사소통이 정말 중요하다"며 "영어가 부족해 지금도 애를 먹고 있다. 꿈이 있다면 영어 공부를 미리 하면 메이저리거가 되지 않아도 도움이 될 거다. 특히 이정후 고우석 두 선수 역시 미국에 진출하고 나면 영어를 잘할 필요가 있다. 지금이라도 공부하라고 해주고 싶다.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먼저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조언을 남겼다.



김하성은 또 차기 메이저리거가 될 선수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키움 히어로즈 김혜성이 될 것 같다"며 "이번 APBC를 보면서 김혜성이 또래 선수들과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워낙 성실하고 야구 열정이 큰 선수이기에 김혜성이 다음 메이저리거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김혜성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내년이 끝나면 포스팅이 가능하다. 꼭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싶다"고 기대했다.

김하성은 내년 3월 한국 고척돔에서 LA다저스와 메이저리그 개막전을 치른다.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국내 팬들을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 김하성 역시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국에서 열리는 첫 개막전에 나서게 되어 영광이다. 여기에 어린 친구들이 와서 보면 메이저리거의 플레이를 보고 꿈을 키울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두 경기를 하는데 한 경기에서 안타 하나씩은 치고 싶다"고 밝혔다. 

김하성의 향후 목표는 꾸준히 골드글러브를 받는 것이다. "골드글러브는 계속 받고 싶다. 가장 잘할 수 있는 건 수비라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증명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반짝' 골드글러브를 받은 선수가 아닌 꾸준히 수비력을 인정 받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골드글러브를 받을 수 있었던 건 많은 팬이 새벽에 일어나서 응원해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동기 부여가 되었고, 더 열심히 뛰게 한 동력이다. 내년에 더 많은 기쁨을 선사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하성 2023 월간 성적

3-4월 : 타율 .209 2홈런 6타점 OPS .625

5월 : 타율 .276 3홈런 12타점 OPS .808

6월 : 타율 .291 4홈런 12타점 OPS .844

7월 : 타율 .337 5홈런 9타점 OPS .999

8월 : 타율 .500 1홈런 2타점 OPS 1.475

9월~10월 : 타율 .186 0홈런 7타점 OPS 0.442

김하성 연도별 빅리그 성적

2021 : 타율 .202 8홈런 34타점 OPS .622

2022 : 타율 .251 11홈런 59타점 OPS .708

2023 : 타율 .260 17홈런 60타점 OPS .749

빅리그 통산 419경기 타율 .245 324안타 36홈런 153타점 56도루 OPS .708

김하성이 세운 올 시즌 업적들

38도루/한국인 메이저리거 역대 최고(종전 2010년 추신수 22도루)

16경기 연속 안타/한국인 메이저리거 역대 최고(종전 2013년 추신수 16경기)

15경기 연속 출루/아시아 메이저리거 역대 최고(종전 2017년 스즈키 이치로 15경기)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 수상/ 아시아 메이저리거 최초, 한국인 선수 최초 기록
 

기사제공 MHN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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