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홈런 김태균 "400홈런이요? 감독님이 싫어하실 수도"
[스포츠월드=인천 정세영 기자] “그러면 15년을 더 해야 하는 데, 감독님이 싫어하실 수도...”
27일 인천 SK전을 앞둔 한화 간판타자 김태균(36)의 말이다. 이날 한용덕 감독이 ‘김태균이 자신의 응원가처럼 이글스의 레전드가 돼야 할 선수다. 400홈런까지는 달성하길 바란다’는 말을 전했다고 하자, 김태균은 이렇게 대답했다.
김태균은 전날 KBO리그 역대 10번째로 개인 통산 300홈런 고지를 밟았다. 당시 SK전에서 팀이 1-7로 끌려가던 7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SK 선발 메릴 켈리의 4구째를 노려쳐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때려냈다. 올 시즌 7번째 홈런이자 개인 통산 300번째 홈런이었다.
2001년 한화에서 프로에 데뷔한 김태균은 2003년과 2008년 개인 한 시즌 최다인 31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지난해까지 2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낸 것이 8시즌이나 된다. 김태균은 “꾸준히 경기를 많이 뛴 덕분에 달성할 수 있었던 기록이다. 2008년 홈런왕을 했던 때도 기억이 난다. 그 때 팀에 좋은 타자들이 많아 영향을 많이 받았다. 앞뒤로 좋은 타자들이 많으니 투수들을 상대하기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태균은 팀내 코치이자, 선배인 장종훈 한화 수석코치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장 코치는 KBO리그에서 300홈런을 가장 먼저 달성한 한화의 레전드 스타다. 장 코치는 현역 시절 340개의 홈런을 쳐 역대 한화 타자 중 최다 홈런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김태균은 “장 코치님은 초등학교 때부터 존경하는 선배다. 장 코치님이 340개의 홈런을 쳤는데 이 기록에 다가선 것이 의미가 있다. 초등학교 사절부터 존경하던 선수의 기록에 다가갔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날 김태균은 기록 달성 후 한용덕 한화 감독으로부터 꽃다발을 건네받았다. 그런데 김태균은 이를 외국인 타자인 제라드 호잉에 이를 넘겼다. 김태균은 “잘하고, 예쁜 선수니까 줬다. 앞으로도 잘하라는 의미”라며 웃었다.
김태균은 “300홈런 기록을 달성하겠다고 뛴 것이 아니다. 꾸준히 해왔기에 달성할 수 있었던 기록”이라고 강조한 뒤 앞으로 몇 개를 더 치겠다는 생각을 하기보다 꾸준히 많은 경기를 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