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2경기서 끝난 이집트 28년·모로코 20년·사우디 12년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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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서 조기 탈락한 이집트, 모로코, 사우디아라비아 세 나라를 보면, 16강으로 가는 길이 얼마나 험난한지를 알 수 있다.

A조에 편성된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는 나란히 2패를 당해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홈 팀 러시아와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가 16강 진출 티켓을 잡았다.

아프리카의 복병 모로코는 B조에서 이란, 포르투갈에 잇달아 0-1로 패해 본선 참가 32개 나라 중 가장 먼저 짐을 쌌다.

이집트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래 28년 만에 본선에 올라왔다. 모로코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래 20년 만에, 사우디는 2006년 독일 월드컵 이래 12년 만에 각각 본선 무대를 밟았으나 목마른 여정을 2경기에서 멈췄다.

이집트만이 영웅 무함마드 살라흐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러시아전에서 한 골을 넣었을 뿐 모로코, 사우디(0-5, 0-1)는 무득점으로 무너졌다. 모로코는 자책골마저 넣었다.

이집트는 아프리카 대륙별 최종 예선에서 4승 1무 1패를 거둬 조 1위로 5장이 걸린 러시아행 본선 티켓을 따냈다. 살라흐가 최종 예선에서 팀의 8골 중 5골을 홀로 뽑아내며 본선행에 앞장섰다.



모로코 역시 아프리카 최종 예선에서 3승 3무라는 무패의 기록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에 복귀했다. 최종 예선에선 무려 11골을 넣고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모로코는 20일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상대를 압도하는 투지를 발휘하며 뜨겁게 그라운드를 달궜으나 골 결정력 부족으로 눈물을 삼켰다.

사우디는 2개 조로 나눠 치러진 아시아 대륙 최종 예선에서 17골을 터뜨리며 일본에 이어 조 2위로 본선 직행 티켓을 따냈다. 

세 팀은 대륙별 최종 예선에선 경쟁력을 갖춘 강팀이었지만, 유럽과 남미 대륙이 뒤섞인 본선에선 힘을 내지 못했다. 그만큼 세계의 벽은 높았다.



이집트와 사우디는 FIFA 세계랭킹 66위로 참가국 중 최하위권이었던 러시아의 강렬한 반전에 희생양이 됐다. 러시아는 이집트를 3-1, 사우디를 5-0으로 완파하고 승승장구했다.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유효슈팅 '제로(0)'로 굴욕을 당한 사우디는 참패의 대가로 자국 축구협회의 징계 대상이 됐다.

배수진을 치고 나선 21일 우루과이와의 경기에선 유효슈팅 3개를 올리며 강하게 맞섰으나 한 골을 못 넣어 이번에도 승점을 챙기지 못했다. 

세 나라 장수들이 남긴 조기 퇴장의 변은 그래도 잘 싸웠다고 요약된다.

엑토르 쿠퍼 이집트 감독은 "하나의 팀을 이룬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지만, 우린 충분한 결정력을 갖추진 못했다"고 평했다.

에르베 레나르 모로코 감독은 "우리 선수들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1차전 때처럼 우리는 많은 기회를 잡았고, 누구도 비난하고 싶지 않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후안 안토니오 피치 사우디 감독은 "원하는 결과를 얻기엔 불충분했지만, 우리는 1차전 참패 때보다 2차전에서 훨씬 나은 경기를 펼쳐 자존심을 회복했다"면서 조별리그 3차전에서도 최선을 다해 긍지를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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