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7일, 김경문 감독은 고충을 털어놨다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사람들이 NC가 못하면 이상한가봐. 못할수도 있는데…”
창단 때부터 NC를 이끌며 희로애락을 함께 해온 김경문 감독이 지난 3일 밤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NC 구단은 마산 삼성전이 끝난 뒤 보도자료를 통해 “김경문 감독 이후 유영준 단장을 감독 대행으로 정해 남은 시즌을 치른다. 단장 대행은 김종문 미디어홍보팀장이 맡는다”고 발표했다. 그렇게 김 감독과 NC의 동행은 7년 만에 막을 내렸다.
김 감독은 신구조화와 과감한 선수 기용으로 신생팀 NC를 단기간에 강팀으로 성장시켰다. 비록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1군 진입 두 번째 해인 2014시즌부터 지난시즌까지 4연속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올시즌을 앞두고 개막 미디어데이에서는 “올해 정상에 도전하겠다”며 감독 시절 풀지못한 우승에 대한 욕심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하지만 올시즌은 김 감독의 생각대로 풀리지 않았다. 그간 NC를 지탱해온 것들이 하나둘씩 고장나며 시즌 초반부터 경기 구상이 꼬이기 시작했다. 원종현~김진성~임창민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무너졌고, 외국인 선수 로건 베렛의 부진, 영건 장현식의 개막 합류 불발 등 불펜과 선발할 것 없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했다. 여기에 기존 투수들까지 연이어 부진하면서 투수진이 붕괴됐다. 타선도 동반 침체에 빠지면서 힘을 내지 못했고, 설상가상으로 부상악령까지 덮치면서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했다. 여러모로 팀을 운영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팀은 어느새 최하위까지 추락했고, 부진이 깊어지자 NC 구단은 결국 감독 교체라는 결단을 내렸다.
김 감독은 지난달 17일 취재진과 인터뷰 도중 “NC가 못하면 이상한가봐. 못할 수도 있는데…”라고 나직이 얘기한 적이 있다. 팀의 부진에 대한 김 감독의 고충과 부담감을 느낄 수 있는 말이다. 또 김 감독은 “감독은 성적이 나쁘면 항상 반등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도와줬으면 좋겠다. 지금은 감독인 내가 항해를 잘못해서 팀이 부진한 것이다. 감독이 잘못한 건데 주위에서 이런저런 얘기들이 나오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모든 잘못은 사령탑인 자신에게 있는데 외부에서 계속 좋지 않은 말이 나오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의 표현이다.
그렇게 남몰래 아픈 가슴을 부여잡고 속앓이를 해온 김 감독은 7년전 두산 지휘봉을 내려놓을 때처럼 이번에도 아쉬운 이별을 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