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보고 싶었던 그림인가”…양현종 윤석민 KIA 신·구 에이스 나란히 주말 출격
KIA 타이거즈는 두산과의 홈경기로 6월의 문을 연다. 주말 3연전의 선발만 봐도 KIA 팬들의 마음을 설렐 수밖에 없다.
1일 ‘신’ 에이스 양현종이 출격하고, 2일에는 ‘원조’ 에이스 윤석민의 복귀전이 예정돼 있다.
각각 야탑고와 광주동성고를 졸업한 윤석민(2005년 입단)과 양현종(2007년 입단)은 프로 데뷔하자마자 1군 마운드에 오른 기대주였다.
양현종이 한창성장할때 윤석민은 KIA의 든든한 대들보였다. 윤석민이 부진할 때 팀을 이끈 선수가 양현종이었다. 양현종과 윤석민이라는 최강 ‘토종’ 원투 펀치 가동의 기대감이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두 선수가 처음으로 함께 뛴 시즌은 2007년. 윤석민은 시즌 최다 패(7승18패)의 불명예를 안았고, 아직 미생이었던 양현종은 1승2패에 그쳤다. 윤석민이 이듬해 14승을 거두며 KIA의 에이스로 자리잡았을 때 2년차였던 양현종은 1승도 올리지 못했다.
2009년과 2010년에는 두 사람의 운명이 갈리기 시작했다. 2009년 윤석민은 9승4패7세이브를 올리는 데 그쳤고, 2010년엔 6승3패3세이브로 최악의 성적을 냈다. 반면 양현종은 2009년 풀타임 선발로 활약하며 데뷔 첫 두 자릿수 승(12승5패)을 올렸고, 이듬해엔 개인 최다승(16승8패)을 올리며 급성장했다.
절치부심 윤석민은 2011년 다승(17승), 평균자책점(2.45), 탈삼진(178개), 승률(0.773) 4관왕에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쥐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운명의 장난인듯 그해 5선발로 기용된 양현종은 7승을 거뒀지만 6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슬럼프를 겪었다.
윤석민이 해외 진출과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동안 양현종은 KIA의 에이스로 우뚝 솟았다. 지속적으로 어깨 통증에 시달렸던 윤석민은 수술을 선택했고 2016년 10월 5일 대구 삼성전이 마지막 1군 무대였다. 지난해 양현종은 KBO리그 사상 처음으로 정규시즌·한국시리즈까지 통합 MVP를 이루면서 포효했지만 윤석민은 팀의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TV로만 지켜봐야 했다.
2일 선발 출격하는 윤석민은 605일 만의 1군 복귀다. 선발로 다시 서는 것은 2016년 4월 17일 넥센 홈경기 이후 776일 만이다. 결과를 떠나서 윤석민이 마운드에 오른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KIA는 올해 승률 5할 싸움을 힘겹게 이어가고 있다. 지난 31일 광주 넥센전에서 5대0 승리를 거두며 시즌 27승27패를 기록하며 5월을 마쳤다.
좀처럼 팀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김기태 감독은 31일 경기를 앞두고 “예전에는 승률 5할을 해도 박수를 받았는데 이제는 5할을 하면 만족할 수 없다. 5월에 뭔가 안된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쓴웃음을 보였다. 이날 멀티 홈런으로 베테랑의 위용을 보여준 이범호는 경기 후 “팀이 잘되다가 안되는 것을 반복하면서 심리적으로 흔들린 면이 있는데, 좋은 팀인 만큼 다시 좋은 분위기 탈 것”이라고 말했다.
원조 윤석민의 가세가 단순히 선발 요원 한 명이 늘어나는 것 이상의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KIA 6월 반등의 기대감을 높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