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년 만의 폭염도 못 말려…전 경기 출전한 10명의 선수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로야구 개막이 다가오면 모든 선수는 전 경기 출전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정규시즌이 끝난 뒤 이 목표를 달성한 선수는 그리 많지 않다.
먼저 매일 치열한 선발 라인업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어야 한다. 꾸준한 기량 유지가 필수다.
어쩌면 실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부상이 없어야 한다는 점이다. 올해는 장애물이 하나 더 늘었다. 바로 111년 만에 찾아온 폭염이다.
10개 구단 선수 중에서 올 시즌 6일까지 팀의 전 경기에 출전하고 있는 선수는 총 10명이다.
가장 많은 경기를 뛴 선수는 LG 트윈스의 김현수·오지환, 삼성 라이온즈의 다린 러프·박해민, NC 다이노스의 나성범이다. 이들은 팀의 107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김현수는 좌익수, 1루수를 번갈아 맡고, 오지환은 유격수라는 가장 움직임이 많은 포지션을 소화한다는 점에서 전 경기 출전 기록이 더욱 돋보인다.
또 하나, LG에는 박용택이라는 확고부동한 지명타자가 있다. 다른 팀들처럼 돌아가면서 지명타자를 맡아 더그아웃에서 한숨을 돌릴 기회가 흔치 않다.
러프, 박해민도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무더운 대구를 연고지로 하는 팀에서 한 경기도 빠지지 않는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NC 간판 타자 나성범은 올 시즌 최하위로 전락한 팀에서 폭발력 못지않은 꾸준함으로 버팀목 역할을 해주고 있다.
전 경기 출전 선수가 가장 많은 팀은 롯데다.
롯데는 손아섭, 이대호, 전준우, 이대호(이상 103경기) 등 4명이나 완주에 도전하고 있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경기 시간이 가장 길고, 또 이동 거리가 가장 긴 팀이 롯데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적지 않다.
특히 손아섭은 2016년부터 3년 연속 전 경기 출전을 바라보고 있다.
올 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전준우는 2011년, 2013년에 이어 개인 통산 3번째로 전 경기 출전에 도전한다.
이밖에 kt wiz의 멜 로하스 주니어(104경기)가 올 시즌 철인에 도전하고 있다.
올 시즌은 아시안게임으로 인해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가장 일찍 개막했다.
벌써 100경기 이상을 치른 각 팀 선수들은 체력이 떨어지는 시기에 살인적인 무더위와 맞닥뜨렸다.
그래서 팀마다 주전 선수들의 체력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팀 사정상 대체 불가인 선수들은 정신력으로 더위를 이겨내고 있다.
다행히 오는 16일까지 정규시즌 일정을 소화하면, 이후 18일간 아시안게임 휴식기가 이어진다.
올 시즌 완주에 도전하는 선수들에게는 사실상 고지가 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