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돌아오는 한화 김성훈, "150km 기대해주세요"
[OSEN=이상학 기자] "더 빠른 공, 150km 던져 볼게요".
깜짝 스타 탄생을 예고한 한화 우완 투수 김성훈(20)이 1군에 돌아온다. 지난달 22일 대구 삼성전에서 선발투수로 프로 데뷔전을 가진 김성훈은 5⅓이닝 2피안타 3볼넷 6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불펜 난조로 데뷔 첫 승리가 날아갔지만, 최고 149km 강속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이름 석 자를 알렸다.
이튿날 다시 2군이 있는 서산으로 내려간 김성훈은 열흘 재등록 기한을 채운 2일부터 1군 재등록이 가능하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완전 대박이다. 시원시원하게 던졌다. 앞으로 많은 기대가 된다"며 "장기적으로는 선발로 기용할 선수이지만 당분간 롱맨이나 셋업맨으로 활용할 것이다"고 1군 복귀를 예고했다.
김성훈은 데뷔전을 떠올리며 "생각보다 잘 던졌다. 볼넷이 조금 주긴 했지만 야수 선배님들의 도움으로 막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많이 떨릴 줄 알았는데 긴장이 안 되더라"고 말했다. 키버스 샘슨의 출산 휴가 일정에 맞춰 미리 선발 통보를 받았던 김성훈은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데뷔전 긴장감을 떨쳐냈다.
그날 1회 첫 이닝을 마치고 난 뒤 한용덕 감독을 향해 뛰어가던 모습도 화제를 모았다. 김성훈은 "아버지(김민호 KIA 작전코치)가 감독님께 1회를 잘 던지면 '감사합니다'라며 하이파이브를 하고, 못 던지면 '믿어주십시오'라고 말하라고 하셨다. 아버지와 약속을 지키려 했는데 감독님께서 '오지 말라'고 하시는 줄 알고 방향을 틀었다"고 데뷔전 에피소드에 웃어보였다.
올해 김성훈은 2군 고치 스프링캠프 때부터 선발투수로 준비했다. 최계훈 한화 퓨처스 감독은 "가능성 있는 선수는 선발로 준비시킨다. 그래야 1군에 가서도 다양하게 쓸 수 있다. 작년에는 '입스' 증세로 고생했지만 공이 빨라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선수였고, 기대한 것보다 빠른 속도를 보였다"고 평가를 했다.
김성훈은 "작년에는 입스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 던지는 것 자체가 불안했지만 최계훈 감독님과 정민태 코치님 덕분에 극복할 수 있었다. 겨울에 최계훈 감독님과 가까운 거리부터 캐치볼을 하면서 불안감이나 부담감이 없어졌다"고 돌아봤다. 퓨처스리그 개막 후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경험을 쌓았다.
김성훈은 "솔직히 선발로 던질지 몰랐는데 기회를 받게 돼 너무 좋았다. 시즌 초반에는 경험이 없어 어영부영했지만 안 좋을 날 경기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알게 됐다. 5~6월부터 경기 운영이 편해졌다"며 "아직 부족한 게 많다. 직구 말고는 슬라이더밖에 못 던진다. 다른 구종도 연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1군 복귀 후에는 구원으로 나서는 만큼 직구-슬라이더 조합만으로 충분히 통할 수 있다. 김성훈은 "중간은 선발과 또 다르다. 짧은 이닝이기 때문에 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을 것 같다. 150km를 던져보겠다. 기대 많이 해주신 팬들께 보답하고 싶다"며 "남은 시즌 아프지 않고 던지는 게 중요하다. 그동안 아버지 이야기만 계속 했는데 다음에 잘 던지면 고생하신 어머니께 고마움 전하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