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I 특집, “오도어 맹활약, 추신수 조언 이해한 덕”
[OSEN=김태우 기자] 텍사스의 주전 내야수인 러그너드 오도어(24)는 전반기와 후반기가 완전히 다른 타자다. 전반기 오도어는 타율 2할3푼9리, 출루율 3할1푼9리의 형편 없는 타자였다. 그러나 후반기 오도어는 타율 3할4푼7리, 출루율 4할2푼5리를 기록 중인 올스타 성적 이상의 타자다.
오도어가 추신수에게 많은 조언을 구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일이다. 미 스포츠 전문 매거진인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이하 SI)는 이 일화를 16일(이하 한국시간) 좀 더 구체적으로 다뤘다. 오도어가 추신수에게 무엇을 물었는지, 추신수가 어떤 조언을 건넸는지, 그리고 오도어가 어떻게 변했는지에 대한 내용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추신수는 인내심과 선구안이 뛰어난 타자다. 반대로 오도어는 굉장히 적극적인 타자다. SI에 따르면 추신수는 오도어에게 거의 4년 동안 “나쁜 공에는 스윙을 하지 말라”는 한결 같은 조언을 했다. 오도어는 SI와의 인터뷰에서 “이 조언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SI는 “오도어는 나쁜 공에 스윙을 했지만, 컨택에 성공하고 있었고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었다”면서 잘 될 때는 그가 자신의 스타일을 바꿀 이유가 없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오도어는 부진 속에서 추신수의 조언을 점차 인정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몸이 반응한 것이다. 오도어는 “그 전까지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올해 들어 이해하기 시작했다. 이제 나는 더 많은 볼넷을 고르고 있다. 내가 모든 공에 휘두르지 않기 때문에 투수들은 좀 더 내가 노리는 공을 던지고 있다. 타석에서 내가 더 나아진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추신수는 이에 대한 SI의 질문에 자신과 오도어와의 관계를 부모와 자식으로 비유했다. 추신수는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이것은 뜨거우니 만지지 말라’고 가르친다. 하지만 아이들은 꼭 그것을 만진다. 그리고 손이 데인 뒤에야 이것을 다시 만지지 않는다”면서 “똑같은 논리다. 벨트레와 앤드루스, 그리고 나는 그들(젊은 선수들)을 가르치지만, 그들은 때로 필드에서 느낄 때까지 이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이 스스로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SI는 오도어가 추신수의 타석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추신수가 연속 경기 출루 행진을 이어갈 때, 오도어는 추신수 타석을 유심히 살핀 뒤 질문을 쏟아냈다. SI에 따르면 오도어의 질문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느냐, 어떻게 치려고 노력하는가” 등 다양했다. 사실상 추신수가 타격 코치 몫까지 한 가운데, 오도어는 앤서니 아이어포시 타격코치로부터는 타석에서 심리적인 문제를 가다듬는 방법을 배웠다.
그런 오도어는 후반기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아이어포시 코치는 SI와의 인터뷰에서 “오도어가 추신수와 같이 78번을 걸어나갈 수 있는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언제 투구를 지켜볼 것인지, 필드 전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이해할 의향이 있는 선수다. 긍정적인 걸음마다”고 호평했다. 추신수 또한 SI와의 인터뷰에서 “오도어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텍사스는 엄밀히 따지면 지금보다는 미래를 보는 리빌딩에 착수했다. 분명 젊은 타자들 위주로 팀이 개편되고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오도어의 반전은 추신수와 벨트레와 같은 베테랑 선수들이 팀 내에서 얼마나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