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결승타' 하주석, 한화가 키운 대형 유망주
[KBO리그] 한화 하주석, 12일 연장 끝내기 안타... 만 24세 유격수
한화가 kt와의 홈 2연전을 모두 가져가며 2위 싸움에 다시 불을 지폈다. 한용덕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는 1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11안타를 터트리며 연장 접전 끝에 5-4로 승리했다.
넥센 히어로즈에게 연패를 당하며 2위 SK 와이번스와의 승차가 3경기까지 벌어졌던 한화는 SK가 KIA 타이거즈에게 연패를 당하는 사이 2승을 보태면서 SK와의 승차를 다시 1경기로 좁혔다(62승 50패).
한화는 마무리 정우람이 시즌 4번째 블론 세이브를 저질렀지만 9회 1사1, 3루 위기에 등판한 이태양이 1.2이닝을 퍼펙트로 막으며 시즌 4번째 승리를 챙겼다. 5번타자 이성열은 넥센 시절이던 2013년 6월 30일 한화전 이후 1869일 만에 만루홈런을 날렸다. 하지만 이틀 연속 kt를 울리며 대전 관중들을 열광시킨 연속 결승타의 주인공은 한화의 대체불가 유격수 하주석이었다.
상무 입대 후 자신감 되찾은 초특급 유망주
하주석은 신일고 1학년 시절부터 팀을 청룡기 우승으로 이끌며 '천재 유격수'로 주목 받았다. 그 해 전국대회에서 기록한 타율이 .431(58타수 25안타)로 하주석은 이미 고교 1학년 때 이영민 타격상을 수상했다. 하주석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유혹을 뿌리치고 국내 잔류를 결심했고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실질적으로는 신생팀 NC다이노스가 특별 지명한 노성호, 이민호에 이은 3순위).
한화는 하주석을 미래의 주전 유격수로 점 찍으며 3억 원의 계약금을 안겼고 혹자는 군에 입대한 송광민을 대신해 당장 한화의 주전 3루수로 활약할 수 있을 거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하지만 프로 무대는 하주석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수준이 높았다. 하주석은 입단 첫 해 70경기에 출전했지만 타율 .173 1홈런4타점7도루라는 실망스런 성적을 남겼다.
2013년 한화는 '코끼리' 김응용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영입하면서 '바람의 아들' 이종범 코치(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가 주루코치로 함께 부임했다. 신일고 시절 이종범 코치와 비교되곤 했던 하주석에게는 전설에게 직접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2013년 발등이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한 하주석은 그 해 1군에서 단 5경기에 출전하는데 그쳤다.
하주석은 2013 시즌 종료 후 팀 동료 오선진과 함께 상무에 입대했다. 다행히 2년의 군생활은 미완의 유망주였던 하주석을 성숙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하주석은 상무에서의 첫 해 타율 .329 1홈런 19타점 12도루를 기록하며 잃었던 자신감을 되찾았고 2015년엔 88경기에서 타율 .366 7홈런 62타점으로 퓨처스리그를 평정했다. 하주석은 130안타 41도루로 최다안타왕과 도루왕을 휩쓸었고 퓨처스 올스타전에서도 2안타 2도루 1타점 1득점으로 MVP에 선정됐다.
전역 후 곧바로 1군에 등록돼 4경기에서 3할 타율을 기록한 하주석은 2016년 한화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며 타율 .279 113안타 10홈런 57타점을 기록했다. 사실 골든글러브 수상자 김재호(두산 베어스)를 비롯해 손시헌(NC 다이노스), 김하성(넥센 히어로즈), 오지환(LG 트윈스) 등 그 해 상위권 팀들의 유격수들과 비교하면 썩 대단한 성적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 막 군복무를 마친 풀타임 1년 차 유격수의 성적으로는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이틀 연속 결승타 날린 한화의 대체불가 유격수
하주석은 작년 시즌에도 한화의 대체불가 유격수로 활약하며 111경기에서 타율 .285 11홈런 52타점 69득점을 기록했다. 타격성적도 소폭 상승했지만 무엇보다 고무적인 사실은 2016년 리그에서 3번째로 많았던 실책 숫자(19개)를 한 자리 수(9개)로 대폭 줄였다는 점이다. 이로써 하주석은 공수를 겸비한 젊은 유격수로 떠올랐고 한화 구단 유니폼 판매에서도 간판타자 김태균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1억2000만 원에 2018년 연봉계약을 하며 억대 연봉 대열에 합류한 하주석은 올 시즌에도 한화의 유일한 20대 주전 선수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한용덕 감독은 내심 하주석이 6, 7번 타순에서 3할 언저리의 타율과 20개 가까운 홈런을 때려 주기를 기대했다. 군 전역 후 보여준 하주석의 빠른 발전 속도를 고려하면 결코 무리한 기대도 아니었다. 하지만 가파르게 오르던 하주석의 성장세는 올 시즌 아쉽게 멈추고 말았다.
타격에서는 불안한 선구안과 많은 삼진으로 좀처럼 감각을 회복하지 못하던 하주석은 작년 시즌을 기점으로 안정을 찾은 수비에서도 기복을 보이기 시작했다. 7월까지의 성적은 타율 .228 6홈런 35타점에 불과했다. 한화가 제라드 호잉과 이성열 등의 활약에 힘입어 올 시즌 돌풍을 일으키는 중에도 하주석은 돌풍의 중심에서 조금 벗어나 있었다. 일부 한화 팬들은 하주석 대신 강경학이나 오선진, 정은원 같은 내야수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용덕 감독은 올 시즌 한화가 치른 112경기 중 100경기에서 하주석을 주전 유격수로 출전시키며 믿음을 버리지 않았고 하주석은 8월부터 한용덕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기 시작했다. 하주석의 8월 성적은 10경기 타율 .429 15안타 4타점 6득점으로 빠른 속도로 타격감을 회복하고 있다. 특히 kt와의 주말 2연전에서 하주석의 존재감은 단연 돋보였다.
하주석은 11일 경기에서 8회 1사 1루에서 심재민으로부터 우중간을 가르는 결승 3루타를 터트린 후 이어진 최재훈의 스퀴즈 번트 때 쐐기득점까지 올렸다. 11일 경기에서 장타 2개를 터트린 하주석은 12일에는 정규이닝 동안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하지만 연장 10회말 1사1, 3루에서 kt 마무리 김재윤으로부터 경기를 끝내는 극적인 안타를 터트렸다. 이틀 연속 하주석의 방망이에 의해 한화가 승리를 쟁취한 셈이다.
굳이 올 시즌 부진을 따로 언급하지 않아도 통산 출루율 .305 통산 장타율 .380에 불과한 하주석은 아직 타자로서 약점이 많은 선수다. 하지만 1994년 2월생인 하주석은 아직 만으로 24세에 불과한 젊은 선수다. 20대 중반의 나이에 한 구단의 붙박이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는 선수는 넥센의 김하성과 하주석 뿐이다. 그리고 한화는 공수에서 완전체로 진화한 하주석이 독수리 군단 내야를 이끄는 날이 빨리 오기를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