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스럽다" 막판 보강 안 한 맨유, 축구팀 아닌 돈벌이 수단 전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뇌부가 팀을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켰다.
지난 10일 오전 1시(한국 시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의 이적 시장이 마무리됐다. 이제 EPL 팀들은 겨울 이적시장 전까지 선수를 살 수 없다. EPL 팀들은 저마다 부족한 포지션을 메우려 막판 보강에 힘썼다. 승격팀 풀럼 FC, 울버햄턴 원더러스 등도 7~8명의 선수를 영입하며 호성적을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우승을 목표로 해야 하는 맨유의 보강은 미진했다. 이미 프레드(25), 디오고 달롯(19), 리 그랜트(35)를 영입한 맨유지만, 왼쪽 풀백, 센터백, 오른쪽 윙포워드 위치에 보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에 알렉스 산드루(27), 토비 알더웨이럴트(29), 윌리안(29) 등의 이름이 오르내렸지만 성사된 이적은 단 하나도 없었다.
맨유는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우승만 13번을 기록하는 등 리그를 이끄는 리딩 클럽 중 하나다. 부침은 있었을 지언정 상위권을 벗어난 적은 좀처럼 없다. 알렉스 퍼거슨(76) 감독 은퇴 후 성적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계속해서 우승을 목표로 한다고 발표해왔다.
하지만 이번 이적 시장의 보강은 우승과는 거리가 멀다. 약점으로 지적되는, 보강이 필요한 포지션들은 명확했지만 보강을 하지 않았다. 조세 무리뉴(55) 감독이 오직 한 명의 타깃에만 집중한 것도 아니다. 오른쪽 윙포워드의 경우 이반 페리시치(29)도 명백히 고려했다.
하지만 맨유 수뇌부는 상업성을 이유로 모두 거부했다. 지난 25일 영국 언론 <인디펜던트>는 "맨유는 혹시라도 선수를 되파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그들이 영입한 가격 이상을 받을 수 없는 페리시치 등의 영입을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클럽의 재정 상황이 열악하다면 수뇌부의 판단은 옳을 수 있다. 하지만 맨유의 경우는 다르다. 치바스 리갈을 비롯 스폰서 계약으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는 맨유다. <포브스> 등 복수 언론지가 발표한 구단 가치에서도 언제나 1~2등을 다투는 맨유다. 돈은 있지만 쓰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돈이 흐르는 방향은 명확해진다. 돈이 모두 맨유를 소유하고 있는 글레이저家로 넘어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글레이저家는 맨유를 인수할 때 자신의 자금에 빚을 더했는데 맨유가 벌어들이는 막대한 돈이 그 빚을 갚는데 쓰이고 있다. 글레이저家가 아니었다면 빚을 생길 이유가 없었던 맨유다. 글레이저家가 맨유에 막대한 빚을 안기며 어려움 속에 던져놓은 것이다.
또한 지난 4월 영국 언론 <더 선>등을 통해 무리뉴에게 2억 파운드(한화 약 2,885억 원)를 지원해주겠다 밝힌 맨유 수뇌부다. 그 모든 것은 언론 플레이로 밝혀졌다. 구단 수뇌부는 맨유를 우승해야 하는 축구팀이 아닌 돈 벌이 수단으로만 여기고 있는 것이다. 그저 현재의 수입을 벌어들이며 자신의 빚을 탕감하기만 하면 그만이다.
이에 영국 언론 <토크 스포츠>의 필립 데 브룬 기자가 개탄스러움을 전했다. 그는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당신이 무리뉴 감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그가 낙담해있는 것이 사실이다. 맨유의 영입 작업은 수치스럽다"라며 날선 비판을 가했다.
데 브룬의 말 대로 무리뉴 감독에 대한 평은 갈릴 수 있다. 혹자는 맨유를 이전의 모습으로 되돌릴 명장으로 본다. 또 다른 혹자는 이미 빛을 잃어버린 지난 명장이라 평가한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분명한 사실은 감독이 누구든 수뇌부는 맨유를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