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포커스] 한화와 LG의 후반기 추락, 어느정도 예견됐었다

[BO]엠비 0 5494 0
 


장기레이스의 성패,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된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브레이크를 앞두고, 프로야구 10개팀들의 모든 힘을 짜내며 상대와 싸우고 있다. 흥미로운 순위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데, 전반기 잘나가던 두 팀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가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양팀은 전반기 종료 시점까지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이고 있었다. 한화는 2위였다. 그것도 3위 SK 와이번스에 2경기 앞서있었다. LG도 SK를 2경기 차이로 따라가며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양팀 모두 좋지 않다. 후반기 개막 후 두 팀이 승률 9위, 10위를 기록중이다. 6월까지 승승장구하던 한화는 7월부터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후반기 8승11패의 한화는 그나마 낫다. 최근 7연패에 빠진 LG는 5승14패를 기록했다. 8일 롯데 자이언츠에 지며 순위도 5위로 떨어지고 말았다. 범위를 넓혀 7월1일부터 기준을 잡아도 한화는 12승16패로 승률 8위, LG는 9승19패 승률 꼴찌다. 

6월까지 잘나가던 두 팀. 한화는 2위 싸움이 더욱 힘들어 보이고, LG는 가을야구 진출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 

한화와 LG가 승승장구하던 6월, 한 감독 출신 야구인은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놨었다. 그는 "두 팀의 선수 운용을 봤을 때, 지금은 잘해도 후반기 분명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했었다. 단순한 예측이 아니었다. 이 야구인은 "선수들의 면면을 봤을 때 한화와 LG의 전력이 냉정히 최상위권이라고 할 수 없다. 하지만 개막 후 초반 분위기를 잘 탄 두 팀이 신나게 야구를 했다. 처음에는 모든 게 좋다. 하지만, 기대 이상의 성적이 나고 이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자신들도 모르게 가지고 있는 이상의 힘을 쓰게 된다. 예를 들어 이기는 경기가 많아지면, 필승조 불펜 사용이 잦아지게 되고 주전 야수들을 쉬게 해주지도 못한다. 한화와 LG의 야구를 보면, 나중에 힘에 부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었다. 여기에 예상치 못한 폭염까지 찾아와 두 팀을 더 힘들게 했다. 

쉽게 비교하면, 2위로 치고 나선 SK 와이번스는 원래 우승 후보로 손꼽히던 팀이었다. 타선, 마운드 기본 전력 자체가 좋다. 이런 팀들은 시즌 초, 중반까지 조금 밀려도 다른 팀들의 힘이 떨어졌을 때 치고 나갈 수 있는 힘이 있다. 한화와 LG 모두 시즌 전 상위권 후보가 아니었다. 한용덕 신임 감독을 선임한 한화는 가장 강력한 꼴찌 후보로 꼽혔다. 한 감독은 최근 "개막 전에는 다들 우리 걱정을 해주셨는데, 이제 기대치가 너무 높아진 것 같다. 아직 걱정을 더 해주셔도 될 것 같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LG 역시 류중일 감독이 팀을 새롭게 지휘하게 됐다. LG 역시 포스트시즌만 진출해도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던 팀이었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두 감독이 보여주는 새로운 컬러의 야구로 상위권 경쟁을 했다. 두 팀 모두 최고 인기팀들이라 선전에 야구판 자체가 들썩였다. 그러다 보니 과부하가 조금씩 발생하고 있다. 한화의 경우 타선의 힘이 전체적으로 떨어졌다. 전반기 밥먹 듯 하던 역전승이 사라졌다. 경기 후반 집중력 싸움에서 밀린다. 투수진도 마찬가지. 전반기 잘해주던 서 균, 박주홍 등 신예 필승조들이 사라졌고 마무리 정우람은 관리를 해줘도 최근 이상 징후를 보이고 있다. LG 역시 주축 타자 박용택의 컨디션 난조가 부각되고 있고, 리드오프 이형종도 최근 힘이 많이 떨어진 모습이다. 외국인 에이스 타일러 위슨은 팔꿈치가 불편해 9일 삼성 라이온즈전 복귀가 무산됐다. 불펜에서는 가장 많이 던진 김지용이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고, 마무리 정찬헌 역시 후반기 페이스가 매우 안좋다. 

그나마 한화가 LG보다 나은 건 있다. 일단 한화는 제라드 호잉이 외국인 타자로서 꾸준한 활약을 해주는 반면, LG는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부상을 달고 살아 다른 국내 주축 타자들의 부담을 더욱 크게 늘리고 있다. 한화는 포스트시즌 승부수를 위해 데이비드 헤일이라는 수준급 외국인 투수를 데려온 반면, LG는 전반기 언터쳐블 헨리 소사가 체력 저하 탓인지 구위가 뚝 떨어진 모습이다. 한화는 지친 와중에도 투수 김성훈, 외야수 이동훈, 내야수 김태연 등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들을 수급해 숨통을 틔워주고 있지만, LG는 류중일 감독의 뚝심 라인업 야구에 선수들이 더욱 지쳐가는 느낌이다. 

두 팀 모두 아시안게임 브레이크만 바라보고 있다. 이 또한 문제가 될 수 있다. 그 휴식기까지 남은 경기에서 마찬가지로 부진해 2위 싸움, 4위 싸움에서 밀려버린다면 충분히 쉬고 난 뒤에도 먼저 달아난 팀과의 간극을 좁히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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