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AG]류현진, 김광현 이어 대표팀 에이스 숙명 이어받은 양현종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지난 2차례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야구대표팀이 거둔 영광 속에는 에이스 투수들의 역투가 자리하고 있다. 금메달을 목에 건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는 류현진이, 2연속 금메달을 따낸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김광현이 우승의 파랑새로 활약했다. 3회 연속 금메달을 노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에이스의 숙명을 짊어진 투수는 바로 양현종(30·KIA)이다.
지난 시즌 외국인 투수 헥터 노에시와 함께 20승 고지에 오르며 KIA의 통합 우승을 이끈 양현종은 올시즌에도 토종 에이스의 책임감을 보여주며 분투하고 있다. 24경기에 선발 등판해 11승 9패, 방어율 3.78을 기록하며 흔들리는 KIA 선발진의 중심을 잡고 있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전까지 선발 로테이션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출전할 만큼 에이스로서 책임감을 다했다. 양현종은 선동열 감독의 부름을 받고 한국야구대표팀에 승선했다. 리그 정상급 실력과 멘탈을 갖춘 양현종의 승선은 당연한 결정이었다.
아시안게임에 나가는 대표팀에서 선발 투수 자원은 양현종을 포함해 박종훈, 이용찬, 임기영, 임찬규, 최원태까지 총 6명이다. 선 감독은 오는 26일 열리는 예선 첫 경기인 대만전에 나서는 선발 투수가 결승전에도 선발로 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사실상 대만전과 결승전에 나서는 투수가 대표팀의 에이스 투수인 셈이다. 아직 누구라고 확정짓진 않았지만 대표팀 경력이나 실력, 무게감으로 봤을 때 6명의 투수 중 양현종이 대만전과 결승전에 출전할 확률이 가장 높다. 한국과 금메달을 놓고 다툴 대만 현지 매체도 “양현종은 한국 선수들 가운데 최고의 실력과 국제 경기 경험을 갖춘 최고의 카드”라며 양현종의 대만전 선발 등판을 예상했다. 예상대로 양현종이 대만전 선발투수로 나선다면 대표팀의 목표인 금메달 획득을 위한 중책을 짊어지게 된다.
양현종은 대표팀 소집 첫 날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나서 태극마크를 보니 많이 뿌듯했다. 태극마크를 단 이상 금메달을 따서 반드시 팬분들과 국민께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고 싶다”며 “국제대회는 페넌트레이스와 다르다. 집중도의 차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선수들이 최대한 하나로 뭉쳐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반드시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부심이 있다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지난 시즌부터 올시즌까지 많은 공을 던지고 있는 양현종이지만 “특별히 몸에 아픈 곳은 없다. 자카르타에 갈 때까지 코칭스태프, 트레이닝 파트너와 몸 관리를 잘해 좋은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할 것”이라며 몸상태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양현종은 금메달을 땄던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인천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해 우승에 일조했다. 하지만 당시 양현종은 에이스 류현진과 김광현에 이은 2, 3번째 투수였다. 3번째 출전하는 이번 아시안게임은 다르다. 엄연히 대표팀의 고참이자 에이스 투수로 참가하는 만큼 양현종의 어깨는 무겁다. 하지만 그동안 양현종도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에이스 노릇을 하며 더욱 단단하고 믿음직한 투수가 됐다. 류현진, 김광현에 이어 대표팀 에이스의 숙명을 이어받은 양현종이 3회 연속 금메달 획득의 선봉장이 돼 자카르타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