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뽑았네'...황의조-조현우, 완벽하게 '모순'된 김학범호 와일드카드
[OSEN=강필주 기자] 성공적인 와일드카드다. 황의조(26, 감바 오사카)와 조현우(27, 대구FC)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첫 경기부터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황의조는 적을 뚫어내는 완벽한 창 '모(矛)'였고 조현우는 적의 화살을 막아낸 방패 '순(盾)'이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대표팀은 15일 밤 인도네시아 반둥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E조 1차전 바레인과의 경기에서 6-0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아시안게임 2연패를 노리는 한국의 첫 단추는 잘 꿰어졌다. 무엇보다 첫 경기부터 깔끔한 결과물을 얻어냈다는 점에서 오는 17일 말레이시아, 20일 키르기스스탄과의 조별리그 걱정을 덜 수 있었다.
가장 주목을 받은 선수는 해트트릭을 기록한 황의조와 최후방에서 연신 선방쇼를 펼친 골키퍼 조현우였다. 둘은 와일드카드로 뽑혔다. 둘은 엔트리 발표 당시 '인맥 축구' 논란 중심에 섰다는 점에서 이날 활약에 더욱 초점이 모아졌다.
황의조는 이날 나상호와 투톱으로 나섰다. 그리고 전반 43분만에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전반 17분만에 선제골을 넣은 황의조는 전반 36분 3-0으로 달아나는 골을 기록했다.
황의조에 대해 "최근 컨디션이 좋다"는 김학범 감독의 말이 맞아떨어졌다. 황의조는 J리그에서 보여준 골 결정력을 고스란히 대회 첫 경기부터 선보였다.
조현우 역시 논란이 됐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보여준 세계적인 기량은 인정됐다. 하지만 기존 강현무 역시 제 몫을 잘해내고 있다는 점에서 말이 나왔다.
김학범 감독도 인정한 부분이다. "조현우를 뽑는 것은 가장 쉬웠다. 하지만 송범근과 강현무 둘을 봤을 때 큰 차이가 없는 만큼 가장 어려운 선택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조현우는 전반전만 해도 존재감이 없었다. 바레인이 전반 내내 수비라인을 내려 공격 기회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간간이 나온 바레인의 공격도 그다지 위력적이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 20분이 넘어가면서 달라졌다. 크게 벌어진 점수차와 바레인의 적극적인 공세에 수비에 공간이 생겼다. 덩달아 골문을 향하는 빈도가 급격하게 늘었다. 가슴 졸이는 장면이 연신 등장했다.
그럴 때마다 조현우는 번뜩였다. 특히 조현우는 후반 27분에만 두차례 결정적인 위기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수비 실수로 역습을 당한 상황에서 바레인 하심 하심과 일대일 위기를 막았다. 계속된 공격에서 아메드 알쉐루키의 슈팅도 잡아냈다.
조현우는 후반 35분에는 아메드 부감마르의 날카로운 슈팅도 쳐냈다. 잠시 후 후반 39분 압둘라만 아메디의 매서운 슛마저 손끝으로 쳐내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조현우는 바레인전을 통해 스스로 왜 월드컵을 통해 월드스타로 인정받았는지 입증했다. 클린시트를 기록한 경기결과는 물론 경험이 부족한 어린 수비수들을 다독이며 수비를 리딩했다. 결국 황의조와 조현우는 김학범호의 완벽하게 '모순'된 와일드카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