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타는 예비 FA들, 등록일수 채우기도 버겁다
[OSEN=이상학 기자] 올 시즌도 벌써 전반기 끝을 향하고 있다. 저마다 고민이 많을 시기이지만, 가장 관심이 쏠리는 선수들은 '예비 FA'들이다. 성적이 부진한 선수들도 걱정이지만 그보다 아예 자격을 얻기도 어려운 선수들이 속이 타들어간다.
KBO리그는 정규시즌 현역선수 등록일수가 145일 이상 되어야 한 시즌으로 인정한다. 양의지(두산) 최정·이재원(이상 SK) 박용택(LG) 김민성·이보근(이상 LG) 이용규·송광민(이상 한화) 박경수·박기혁(이상 KT) 등 상당수 FA 선수들이 개막 후 엔트리 말소가 되지 않아 지난 9일까지 등록일수 108일을 채웠다.
그러나 등록일수가 모자라 FA 자격을 갖추기도 어려운 선수들이 꽤 있다. 남은 시즌이 3개월가량 되는데 한 번도 엔트리에서 빠지지 않아야 등록일수를 채울 수 있다. 어떻게든 1군 무대에 살아남아야 시즌 후 FA 자격을 누릴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한화에 그런 선수들이 많다. 투수 송창식은 올해 1군 등록일수가 25일밖에 되지 않는다. 수년간 불펜 마당쇠로 고생했지만 정작 FA 시즌에 구위 저하로 고전하고 있다. 지난달 4일 다시 2군으로 내려갔고, 남은 시즌 145일을 채우긴 사실상 어려워졌다. 어쩔 수 없이 FA시즌을 내년으로 미룰 분위기다.
한화 투수 윤규진과 외야수 최진행도 나란히 1군 등록일수가 46일에 불과하다. 윤규진은 시즌 초반 부진으로 62일간 엔트리 말소된 게 아쉽다. 최진행도 두 번이나 2군에 다녀오며 62일을 허비했다. 예년 같으면 남은 기간 99일을 채우기 어렵지만 올해는 아시안게임 휴식기로 시즌이 길어진 만큼 향후 일정에 따라 가까스로 채울 가능성이 있다. 물론 아시안게임 휴식기는 등록일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KIA 전천후 선수 서동욱도 올해는 1군 등록일수가 54일에 그치고 있다. 지난 6일 1군 무대에 복귀했지만 4일 만에 엔트리 말소됐다. 지난 2년간 KIA의 핵심멤버로 활약하며 120경기 이상 뛰었지만 올해는 32경기밖에 출장하지 못했다. 남은 시즌에도 FA 일수를 맞추기 쉽지 않다.
NC 내야수 모창민은 부상에 발목 잡혔다. 지난 5월20일 수원 KT전에서 족저근막 부분 파열 부상을 당한 모창민은 이튿날부터 엔트리 말소됐다. 4주간 통깁스를 했고, 아직 실전 복귀 시기도 잡지 못했다. 1군 등록일수가 58일로 부상 회복을 감안하면 올해 FA가 되기 어려워졌다.
이외에도 넥센 외야수 김태완이 44일, 삼성 투수 장원삼이 33일로 1군 등록일수를 채우기 힘든 상황이다. 장원삼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등록일수 문제로 FA가 미뤄질 위기다. KIA 투수 김진우, 롯데 투수 이정민은 올해 1군 등록이 한 번도 되지 않아 FA 자격 취득이 불가능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