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봉, 너 상무 다시 갈래?"[SS만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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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성백유전문기자]“허수봉, 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레프트가 되겠어? 되겠냐고. 너 상무 다시 갈래?”

프로배구(KOVO) 한국전력과 현대캐피탈의 경기가 벌어진 15일 수원실내체육관. 세트스코어 0-2로 뒤진 상황에서 끌려가던 현대캐피탈은 한국전력 박철우의 우측 강타에 또 한점을 내주고 15-20이 됐다. 역전의 꿈이 사실상 사라졌지만 최태웅감독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작전타임을 불렀다.

최태웅감독은 느닷없이 왼쪽공격수 허수봉(22)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이 한마디에 중계를 하던 윤성호 SBS 아나운서는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세상에서, 대한민국 남자들에게 제일 무서운 이야기거든요? 군대 다시가라는 이야기가?”라고 했다. 최천식 해설위원도 “러셀도 지난주 경기(우리카드전)에서 장병철감독에게 ‘너 집에 갈래’라는 소리를 들었다”라고 맞받아 쳤다. 지난 11일 경기에서 감독에게 한마디를 들었던 러셀이 3세트부터 훨훨 날아 대역전극을 펼쳤던 한국전력의 예를 들었던 것.

그러나 경기는 반전 없이 한국전력이 3대0으로 승리했다.
 



현대캐피탈은 경기대 출신 동기 트리오 문성민(34)-신영석(34)-황동일(34) 등 주력 선수들을 앞세워 2017-2018시즌 우승 이후, 이듬해 2위, 지난해에는 3위에 그치면서 하락세였다. 고심 끝에 현대캐피탈은 지난달 13일 한국전력과 깜짝 3대3 트레이드를 했다. 주장을 맡았던 신영석과 황동일, 그리고 군복무 중인 김지한을 한국전력으로 보냈다. 대신에 장신 유망주 세터 김명관(23), 이승준(20), 그리고 내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받았다. 정태영 구단주도 흔쾌히 이 계획에 동의를 해 최감독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고 한다.

이날 경기는 트레이드 이후 첫 만남이었다. 트레이드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7전 전패였던 꼴찌 한국전력은 7승1패를 기록하면서 7승8패(승점 22)로 4위가 됐다. 3승4패로 중위권이던 현대캐피탈은 1승7패를 기록하면서 최하위(4승11패, 11점)로 추락했다.

예상은 했겠지만 속이 타는 최태웅 감독이다. 그럼에도 허수봉, 김명관 등 20대 초반 선수들이 무럭 무럭 자라고 있는 현대캐피탈의 미래는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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