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심각했던 부상' 명단 제외 김민재, 다행히 훈련은 복귀했지만..."내일까지 알 수 없다"
김민재가 당했던 부상이 생각보다 심각했던 모양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30일 오전 5시(한국시간)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A조 5차전에서 코펜하겐과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선두 뮌헨(승점 13)은 전승 행진을 마쳤다.
경기에 앞서 발표된 선발 명단. 대한민국 국가대표 센터백 김민재 이름이 없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다요 우파메카노와 호흡할 파트너로 레온 고레츠카를 내렸다. 김민재는 선발은 물론 대기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아 경기에서 완전히 제외됐다.
어느 정도 예상된 결정이었다. 경기에 앞서 훈련 불참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 독일 'RAN'은 "김민재와 누사이르 마즈라위가 마지막 훈련에 불참했다. 두 선수가 빠지면 고레츠카가 중앙 수비수로 기용된다"라고 짚었다. '바바리안 풋볼' 역시 "투헬 감독은 로테이션 측면에서 핵심 선수 일부를 쉬게 할 기회를 가졌다. '빌트'에 따르면 김민재는 훈련에서 제외됐고 출전 여부가 의심스럽다"라며 휴식 가능성을 제기했다.
부상 여파다. 지난달 25일 독일 분데스리가 12라운드 쾰른전에 당한 부상이다. 전반 14분 김민재가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골반 부위부터 그대로 그라운드에 떨어졌다. 김민재는 매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의료진 투입 이후 치료를 받고 남은 경기를 소화했지만 당시 충격에 따른 결장으로 예상된다.
다만 부상이 전부는 아니다. 지난여름 뮌헨에 전격 입단한 김민재는 우파메카노 그리고 마타이스 더 리흐트라는 쟁쟁한 선수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모든 걱정은 기우였다. 더 리흐트와 우파메카노와 번갈아 부상에 빠진 동안 김민재만이 쉴 틈 없이 그라운드를 누볐다. 중용을 넘어 혹사라는 우려까지 나왔다. 그 결과 김민재는 '15경기 연속 선발 풀타임'을 소화하며 체력적 부담에 직면했다. 노이어는 15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한 김민재를 언급했다. 노이어는 "한국과 독일 사이 시차가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다. 오늘 쾰른에서 90분 풀타임을 소화한 건 대단한 성과다. 일부 선수들에게는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걱정했다.
김민재 케어가 필요하다. 독일 '푸스발 뉴스'는 "사람들은 시즌 후반기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아프리카축구연맹(CAF) 네이션스컵을 떠오르지만 동시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도 개최된다. 뮌헨은 핵심 선수 김민재가 몹시 그리울 것이다. 그는 독일 분데스리가 3라운드 이후부터 단 1분도 쉬지 않았다. 우파메카노와 더 리흐트가 출전하지 못하는 동안 투헬 감독은 언제나 김민재에게 의지했으며 항상 플레이 중심에 참여하고 있다"라며 주축으로 발돋움한 김민재를 치켜세웠다.
코펜하겐전 휴식 이후 다행히 훈련장에 복귀했다. 그러나 출전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는 토요일이면 충분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내일이나 모레까지는 알 수 없을 것이다"라며 우니온 베를린전 출전을 확신하지 않았다.
2022-23시즌 뮌헨은 힘겹게 '마이스터샬레(독일 분데스리가 우승)'를 지켰다. 리그 최종전에서 도르트문트를 제치고 챔피언에 등극했다. 그것도 이재성이 이끄는 마인츠가 도르트문트를 잡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우승이다. 절치부심한 뮌헨과 투헬 감독은 바삐 이적시장을 돌아다니며 선수를 수급했다. 그 결과 나폴리 철기둥 김민재와 토트넘 훗스퍼 월드클래스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을 영입해 전력을 강화했다.
지난여름 뮌헨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뮌헨이 김민재를 영입했다. 26세 대한민국 국가대표는 2028년 6월 30일까지 5년 계약을 체결하면서 나폴리에서 합류했다. 그는 등번호 3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착용할 것이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메가 클럽에 입성한 김민재는 "뮌헨은 모든 선수의 꿈이다. 나에게는 새로운 시작이다. 이곳에서 계속 발전하겠다"라며 "첫 번째 목표는 많은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다. 또한 가능한 한 많은 트로피를 얻고 싶다"라며 당차게 각오를 남겼다.
메가 클럽에 입단한 만큼 주전 경쟁이 확실했지만 김민재는 센터백 가운데 홀로 제 몫을 다했다. 겹경사까지 맞이했다. 먼저 축구계 최고의 영예라 평가받는 발롱도르에서 30인 후보 중 22위로 센터백 후보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김민재는 코리안 리거 역대 네 번째로 발롱도르 후보에 지명됐다. 설기현(2002년, 안더레흐트), 박지성(2005년, 맨유), 손흥민(2019년, 2022년, 토트넘 훗스퍼) 다음이다. 2021년 페네르바체 입성으로 유럽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다음 불과 2년 만에 이룬 쾌거다. 아시아 출신 수비수 가운데 역대 최초라는 점에서도 무척 의미가 컸다. 22위 김민재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크로아티아와 3위에 오른 요수코 그바르디올(25위), 지난 시즌 맨체스터 시티와 함께 역사상 첫 트레블을 이룩한 후벵 디아스(30위)를 모두 제치고 센터백 후보 중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여기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인터내셔널 선수상'까지 거머쥐었다. AFC는 "김민재는 1989-90시즌 마지막으로 우승한 나폴리를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으로 이끌며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김민재는 2015년, 2017년, 2019년 수상자 손흥민에 이어 한국 출신 선수 두 번째 수상자가 됐다. 김민재 주가는 2021년 중국 베이징 궈안에서 튀르키예 페네르바체로 이적한 뒤부터 급등했다. 일 년도 채 지나지 않아 나폴리로 이적했다. 나폴리는 사상 처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에 올랐으며 김민재 존재감은 엄청났다. 나폴리가 '스쿠데토(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를 차지하는 동안 김민재는 33경기 동안 클린시트(무실점) 16회, 2골, 2도움을 기록했다. 김민재는 한국이 10회 연속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본선 진출하는 데 있어서도 큰 역할을 했다"라며 월드클래스로 발돋웁한 김민재에게 극찬을 남겼다.
그런 김민재가 최근 흔들렸다. 우파메카노와 더 리흐트가 번갈아 부상에 시달리면서부터다. 심지어 DFB 포칼에서 3부 자르브뤼켄을 상대로도 풀타임을 뛰어야 했다. 갈라타사라이전 동안도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바캄부 추격골 장면 당시 스피드라면 결코 밀리지 않을 김민재였지만 발걸음이 무거웠다. 여기에 알폰소 데이비스가 높은 위치까지 오버래핑해 커버해야할 수비 지역도 기본적으로 넓다. 실점 장면 외에는 완벽했다. 주요 스텟으로는 볼 터치 70회, 패스 성공률 90%(60회 시도-56회 성공), 롱볼 성공률 50%(4회 시도-2회 성공), 클리어 4회, 인터셉트 1회, 태클 1회 등이 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는 김민재에게 6.7점을 부여했다.
A매치 휴식기 직전 리그 경기였던 하이덴하임전도 그랬다. 자그마치 14경기 연속 풀타임이었다. 이 기간 동안은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는 A매치 데이도 있었다. 그만큼 아무리 피지컬적으로 뛰어난 김민재라한들 지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우파메카노가 교체된 것과 달리 김민재는 계속 그라운드를 누벼야 했다. 그 동안 두 차례 아찔한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첫 번째 실점은 볼이 굴절되면서 어쩔 수 없었다치더라도 두 번째 실점은 패스 미스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다. 수비는 물론 후방 빌드업적인 측면까지 도맡아 너무나 과중된 모습이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는 김민재에게 6.5점을 부여했다. 4백 가운데 누사이르 마즈라위와 함께 최하점이었고 무나엘 노이어(6.3) 다음 뮌헨 최저점이었다.
현지에서 혹사 논란이 제기됐다. 독일 '스포르트 1'은 "김민재는 수비진을 지키고 있다. 때때로 심각한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다. 그에게 너무 많은 걸 기대하는 걸까? 김민재는 독일 분데스리가 11경기 990분 가운데 959분을 소화했으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경기도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또한 A매치 데이에도 회복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이 얼마나 지속될까?"라며 혹사 논란을 이야기했다.
이어 "김민재는 '괴물'이라는 별명을 지녔다. 지난 시즌 나폴리와 함께 '스쿠데토(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를 차지한 다음 빠르게 퍼졌다. 하지만 뮌헨에서 직면한 상황은 새로운 도전을 의미한다. 그는 중앙 수비수 3인방 가운데 꾸준히 체력을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선수다. 마타이스 더 리흐트는 오른쪽 무릎 내측 인대가 찢어져 결장하고 있으며 다요 우파메카노는 최근까지 허벅지 부상에 시달렸다"라고 짚었다.
또한 "김민재는 항상 출전하고 있다. 그래야만 했기 때문이다. 김민재가 결장했던 유일한 경기는 DFB 포칼컵 프로이센 뮌스터전이었다. 결국 토마스 투헬 감독이 위험하다고 판단했던 피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UCL 갈라타사라이전에선 세드릭 바캄부와 스프린트 대결에서 패배했다. 하이하임전에선 치명적인 패스를 범했다. 바이에른이 직면한 상황은 위험하지만 부족한 옵션과 빡빡한 스케줄 속에 대안이 있는가가 문제다. 김민재는 A매치 기간도 바쁘게 보낸다. 대한민국에서 싱가포르를 상대한 다음 선전으로 향해 중국과 겨룬다. 몇 시간 후인 금요일 저녁 독일로 돌아와 쾰른전에 돌입한다. 모든 여정을 더하면 2만 km다. 어느 시점에서는 괴물조차 지치게 된다. 뮌헨은 휴식을 제공할 시기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김민재는 유라시아를 횡단한 다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에 합류해 싱가포르전과 중국전을 소화했다. 당시 김민재는 "못 뛰는 것 보다 뛰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또 그 안에서 집중력을 어떻게 깨트리지 않고 유지할 수 있는지 잘 관리하면서 뛰어야 한다"라며 출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었다. 하지만 무리한 출전은 자칫 부상이라는 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뮌헨은 독일 분데스리가 사수와 '빅이어(UCL 우승 트로피)'까지 도전하는 클럽인 만큼 더욱 신중해야 한다.
김민재에게 부담이 가중되는 동안 제롬 보아텡 복귀설도 떠돌았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 소속이자 뮌헨 소식통으로 유명한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는 SNS를 통해 독점이라 밝히며 "뮌헨이 보아텡 복귀를 추진하고 있다. 자유 계약(FA) 신분인 보아텡과 협상에 진전을 이뤘다. 수뇌부들 역시 보아텡을 원하고 있다. 그는 건강하며 복귀할 준비가 됐다. 아직 메디컬 테스트는 진행되지 않았다. 다음 회담은 일요일에 예정되어 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 루머는 결국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케인 절친 다이어 영입설도 있었다. 플레텐베르크는 "지난 며칠 다이어가 뮌헨에게 제안되었다.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할 수 있는 부분이 내부적으로 검토됐다. 다이어는 뮌헨 보드진 사이에서 오르내리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영국 '풋볼 런던' 또한 "다이어가 뮌헨에서 옛 동료 케인과 재회할 수 있다. 뮌헨은 다이어를 영입할 기회를 받았으며 보드진은 센터백과 미드필더로 뛸 수 있는 점을 논의한 걸로 알려졌다"라고 짚었다. 그만큼 뮌헨 수비진이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다.
이처럼 뮌헨은 수비 보강을 계획 중이다. 현재까지 제롬 보아텡 복귀설, 다비드 알라바 재합류설, 에릭 다이어와 토미야스 타케히로 영입설 등등 루머가 떠돌았다. 뮌헨이 수비 옵션으로 고민에 빠졌으며 김민재가 짊어진 중책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기사제공 인터풋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