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재회" 이강인의 귀환...PSG 이적 후 마요르카 홈 경기장 첫 방문→'짝꿍' 무리키와 관전
[포포투=오종헌]
이강인이 마요르카 홈 경기장을 찾았다.
마요르카는 30일 오전 5시(한국시간) 스페인 마요르카에 위치한 손 모익스에서 열린 2023-24시즌 스페인 라리가 13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카디스와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마요르카는 리그 14경기 1승 7무 6패로 17위(승점10)에 위치했다.
리그 2승 도전에 실패한 마요르카다. 이날 마요르카는 전반 12분 만에 카디스에 선제 실점을 내줬다. 다행히 전반 종료 직전 동점골이 터지면서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마요르카는 이번 경기 총 16번의 슈팅을 시도하면서 엄청난 공세를 퍼부었다. 하지만 끝내 추가골을 만들지 못하며 승점 1점만을 챙기는 데 그쳤다.
경기 결과와 별개로 화제된 장면이 있었다. 바로 중계 카메라에 포착된 이강인이다. 이강인은 올여름 마요르카를 떠나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이적했다. 발렌시아 유소년 아카데미 출신인 그는 지난 2018년 그곳에서 프로 데뷔에도 성공했다. 당시 17세 8개월 11일의 나이에 코파 델 레이에 출전했다. 구단 역사상 최연소 외국인 데뷔 기록을 경신하면서 이강인을 향한 기대감은 매우 컸다.
전 세계에 이강인의 이름을 알린 계기도 있었다. 이강인은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 출전해 대한민국을 준우승으로 이끌며 골든볼(최우수선수 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발렌시아에서는 아쉬움이 이어졌다. 무엇보다 충분한 출전 기회를 얻기 어려웠다. 결국 이강인은 발렌시아와 동행을 끝내고 이적을 택했다.
행선지는 마요르카였다. 이강인은 마요르카에 합류한 첫 시즌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30경기를 뛰었다. 그리고 올 시즌 존재감이 폭발했다. 이강인은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의 두터운 신뢰 아래 마요르카 핵심 선수로 발돋움했다. 스페인 라리가 36경기에 출전했는데, 이 중 선발로만 33번 뛰었다.
출전 시간이 늘어나면서 매 경기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했다. 6골 6도움이라는 인상적인 기록으로 시즌을 마쳤다. 이에 이강인은 라리가 선정 올해의 미드필더 후보(최정 선정 실패)에 오르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가치가 폭등했다. 마요르카 입단 후 1년 만에 몸값이 2,200만 유로(약 312억 원)로 기존보다 4배나 상승했다.
이적설도 발생했다. 지난 1월부터 관심을 보였던 아틀레티코가 유력 후보로 거론됐지만 이적료를 두고 이견이 발생했다. 끝내 협상이 결렬된 가운데 PSG가 새로운 행선지 후보로 급부상했다. PSG는 올여름 루이스 엔리케 감독을 새로 선임하고, 리오넬 메시와 세르히오 라모스, 네이마르 등을 떠나보냈다.
그러면서 새로운 선수들이 대거 합류했다. 곤살루 하무스, 란달 콜로 무아니, 마르코 아센시오, 우스만 뎀벨레, 브레들리 바르콜라, 셰르 은두르, 마누엘 우가르테, 밀란 슈크리니아르, 뤼카 에르난데스 등이 PSG 유니폼을 입었다. 이강인도 그 중 한 명이었다. 이강인은 PSG와 5년 계약을 맺었고, 등번호 19번을 부여받았다.
이강인은 르 아브르와의 프리시즌 첫 경기에서 첫 선을 보였다.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전반 초반부터 활발한 몸놀림을 선보인 이강인은 공격 전개의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지난 시즌 마요르카에서 보여주던 플레이를 그대로 보여줬다. 간결한 볼 터치로 상대 압박을 벗어나면서 적재적소에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줬다.
당시 PSG 소식을 전하는 'PSG 토크'는 "올여름 눈에 띄는 영입 중 한 명은 이강인이다. 그는 르 아브르와의 친선 경기에서 인상적이었다. 상대 압박을 뚫어내고, 훌륭한 발놀림을 보여줬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조명했다.
하지만 이강인은 이내 부상으로 교체됐다. 허벅지 뒷부분을 만지며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다행히 프리시즌 투어에는 합류했다. 부상 회복 차원에서 많은 경기에 뛰지 못했고, 전북현대와의 마지막 경기에 후반 교체로 투입됐다.
프리시즌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강인은 2023-24시즌 프랑스 리그앙 개막전에 선발 출전했다. 긍정적인 인상을 남긴 뒤 2라운드까지 연속 선발로 나서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다시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한 달 가량 그라운드를 떠나 있었던 이강인은 복귀 후 빡빡한 대표팀 일정을 소화했다.
먼저 9월 중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차출됐다. 조별리그 3차전부터 출전하기 시작한 이강인은 결승전까지 꾸준하게 경기를 뛰며 한국의 대회 3연속 금메달에 보탬이 됐다. 그 다음은 위르겐 클린스만호에 합류해 10월 A매치 두 경기를 치렀다.
이강인에게 튀니지, 베트남과의 2연전은 몸 상태가 완벽해졌음을 알리는 장이었다. 이강인은 튀니지를 상대로 환상적인 프리킥 골로 데뷔골을 터뜨렸고, 몇 분 뒤 멀티골까지 신고했다. 베트남과의 경기에서도 1골 1도움을 올렸다.
다시 PSG로 돌아온 뒤 최고의 활약을 이어갔다. A매치 휴식기 직후 치렀던 스트라스부르전에서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뛰었다. PSG 입단 후 첫 풀타임이었다. 이어진 AC밀란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3차전에서 마침내 데뷔골을 신고했다.
좋은 흐름은 계속 이어졌다. 브레스트 원정에서는 환상적인 아웃프런트 패스로 킬리안 음바페의 골을 도우며 시즌 1호 어시스트까지 적립했다. PSG 구단은 당시 공식 채널에 이강인의 어시스트 장면을 게시하며 "이강인의 마법 같은 패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강인은 몽펠리에와 리그앙 11라운드에 선발 출전했고, 전반 10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하키미의 컷백을 음바페가 감각적으로 흘려줬고 이를 이강인이 강력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이로써 이강인은 리그앙 데뷔골과 함게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에 성공했다.
엔리케 감독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강인은 피지컬이 큰 선수는 아니지만 전방, 후방, 중앙, 측면 어디서든 뛸 수 있다. 또한 수비에도 능하고 득점력까지 갖추고 있다. 완벽한 선수다. 우리 팀 입장에서 중요한 영입이었다. 우리 모두 그의 잠재력을 알고 있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강인은 11월 A매치 기간에도 싱가포르를 상대로 1골 1도움, 중국과의 경기에서 1도움을 기록했다. PSG로 돌아온 뒤에는 AS모나코와의 리그 경기에서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최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UCL 조별리그 5차전에 선발로 나서 약 80분 가량 뛰었다.
다음 경기 전까지 잠시 시간이 난 이강인은 '친정팀' 마요르카를 찾았다. 지난 시즌 뛰어난 활약에 힘입어 2,200만 유로 가량의 이적료를 선물하고 오랜만에 돌아왔다. 말 그대로 금의환향이었다. 중계 카메라에 포착된 이강인은 마요르카 시절 최고의 호흡을 뽐냈던 베다트 무리키와 나란히 앉아있었다.
무리키는 이강인보다 늦게 마요르카에 합류한 선수다. 2021-22시즌 중간에 임대로 합류했다. 당시 후반기 리그 16경기에 출전해 5골을 넣었고, 완전 이적을 이뤄냈다. 무리키는 지난 시즌 득점 감각이 폭발했다. 최종 성적은 스페인 라리가 35경기 15골 3도움. 올 시즌 역시 리그 12경기에서 4골 2도움을 기록 중이지다. 이번 경기에서는 부상으로 명단에서 제외됐다.
경기 전에 앞서 스페인 '마르카'의 후안미 산체스 기자는 "이강인은 마요르카와 카디스의 경기를 관전할 것이다"고 알린 바 있다. 또한 마요르카는 이강인과 무리키가 경기를 보는 모습을 공식 SNS에 공유하며 "아주 특별한 재회"라고 조명했다.
기사제공 포포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