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오늘 진짜 춥네"+한유섬 "이게 맞는 건가요?"…김강민 한화행→충격의 흔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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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2019년 이후 4년 만에 실시된 2차 드래프트에서 이 선수가 주목받을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20년 넘게 인천에서 선수로 뛰었던 SSG 랜더스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이 팀을 떠나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2일 오후 2시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더케이호텔에서 2024 KBO 2차 드래프트를 개최했다. 10개 구단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35인 보호 명단에 포함되지 못한 선수들 중에서 총 22명의 선수가 다른 팀으로 이적하게 됐다.

약 30분간 진행된 2차 드래프트가 마무리된 이후 10개 구단의 지명 결과가 발표됐다. SSG의 주전 내야수였던 최주환이 1라운드 지명으로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게 됐고, 베테랑 불펜투수 우규민은 삼성 라이온즈에서 KT 위즈로 이적했다. 여기에 베테랑 내야수 오선진은 한화 이글스에서 롯데 자이언츠로, '2019년 2라운드 지명' 외야수 송승환은 두산 베어스에서 NC 다이노스로 이동했다.

그러나 3라운드까지의 결과를 모두 잊게 하는 지명이 4라운드에서 나왔다. 한화가 SSG 외야수 김강민의 이름을 불렀기 때문이다.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2001년 2차 2라운드 18순위로 SK 와이번스(현 SSG)에 입단한 김강민은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1군에서 기회를 받기 시작했고, 10년 넘게 외야진의 한 축을 책임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보다 젊은 선수들이 하나둘 등장하는 가운데서도 베테랑으로서의 가치를 즘영해 보였다.

특히 김강민은 SK 시절이었던 2007, 2008, 2010, 2018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모두 경험했던 몇 안 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지난해에는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결정적인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터트렸고, 시리즈 MVP까지 수상했다. 그만큼 팬들, 선수들 모두에게 '김강민'이라는 존재가 갖는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올 시즌 1군에서 70경기에 출전한 김강민은 137타수 31타수 타율 0.226 2홈런 7타점에 그치면서 성적 면에서 하락세가 나타난 건 사실이다. 현역 연장과 은퇴라는 두 가지 선택지를 놓고 고민해야 했던 이유다.

이숭용 SSG 신임 감독의 취임식이 열린 21일까지만 해도 별다른 진전은 없었다. 취임식 당시 이 감독은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과 추신수의 거취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직 만나거나 통화한 적은 없지만, 두 선수의 판단을 존중할 것이고 (구단은) 거기에 맞춰갈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SSG는 김강민에게 지도자 연수를 제안하는가 하면, 내년 시즌 중에 은퇴 경기를 개최하는 방안도 전달했다. 성대한 은퇴투어까진 아니더라도 23년간 한 팀에서 뛴 원클럽맨을 최대한 예우하려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김강민의 이름은 2차 드래프트 보호 선수 명단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 2차 드래프트 이후 취재진을 만난 김성용 SSG 단장은 "유망주를 보호하기 위해 최주환과 김강민이 보호 선수 명단에서 빠지는 걸 미리 알렸고, 김강민을 지명하는 구단이 나올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번 2차 드래프트에서는 입단 1~3년 차 선수, 당해연도 FA(해외 복귀 FA 포함), 외국인 선수가 '지명 자동 제외 선수'로 분류됐다. 올해는 물론이고 2021~2022년 입단 선수들 역시 구단에서 따로 보호할 필요가 없었다는 의미다. 

구단은 유망주 보호를 위해 김강민을 묶을 수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방비' 상태로 김강민을 눈앞에서 떠나보낸 건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지난 14일 한화가 정우람에게 플레잉 코치 역할을 맡긴다고 발표한 것처럼 구단 차원에서 미리 움직일 시간이 있었다.





팬들도 팬들이지만, 누구보다도 김강민을 가까이서 지켜본 팀 동료들은 '충격'에 빠진 상태다. 이들도 김강민이 다른 팀의 유니폼을 입을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김강민과 함께 5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투수 김광현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SNS는 인생의 낭비라고 하지만, 오늘은 해야겠다. 누군가의 선택은 존중하지만, 23년 세월은 무시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잘 가요 형. 아 오늘 진짜 춥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외야수 한유섬은 '이게 맞는 건가요?', '강민이 형, 조만간 집에 갈게요'라는 문구와 함께 김강민과 함께 찍힌 사진을 올렸다.

SSG는 올 시즌 종료와 함께 그 어떤 구단보다 빠르게 움직였다. 그러면서 김원형 감독 계약해지 이후 이숭용 감독에게 손을 내미는가 하면, 구단은 '리빌딩'이 아닌 '리모델링'을 언급하며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변화가 필요한 건 사실이었지만, 지금의 흐름은 리모델링이 아니라 말 그대로 '무색무취'에 가깝다. 설령 김강민이 2024시즌을 소화하지 않고 은퇴를 선언한다고 해도 좋은 그림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게 SSG는 안일한 판단으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렸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광현 인스타그램

기사제공 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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