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헌 타순 조정' 롯데, 완벽 타순 조합 찾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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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간단하게 조합을 달리해도 이런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롯데 자이언츠가 단 한 명의 타순을 조정했을 뿐이지만 타선의 생산성과 파괴력을 극대화시켰다. 조합과 배치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깨닫고 있다.

롯데의 최근 타순을 살펴보면 시즌 개막 전에 구상했던 라인업과는 상당히 판이한 편이다. 이대호라는 4번 타자는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이대호의 앞과 뒤, 그리고 테이블세터진에 포진한 선수들의 면면은 구상과는 달라져 있다.

민병헌-손아섭-전준우로 꾸려졌던 이대호 앞의 상위 3명의 타순은 다소 변동이 있다. 일단 민병헌이 테이블세터진에서 빠졌다. 대신 그 자리를 문규현이 채워주고 있다. 대신 민병헌은 클린업 트리오인 5번 타순이나 6번 타순에 주로 배치되고 있다. 그리고 이 민병헌의 타순 조정은 현 시점에서 롯데의 공격력 폭발을 완성시킨 한 수로 평가받고 있다. 

사실 민병헌의 타순 조정은 고육책에 가까웠다. 이대호 뒤에서 폭발력을 보좌할 선수들이 필요했다. 시즌 초에는 그 역할을 앤디 번즈가 해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번즈는 극심한 타격 부진 속에 2군행을 통보 받았다. 결국 이대호 뒤에서 빅이닝을 만들 수 있는 연결고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가 없었다. 결국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괸다'는 느낌의 임시방편의 성격을 띠면서 민병헌이 클린업 혹은 6번에 배치됐다.

하지만 임시방편이 가장 적절한 조합이었다는 사실은 성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18일 사직 삼성전 5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한 민병헌은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폭발시키는 등 3안타를 적립시켰다. 이후 타격감 자체가 완전히 올라온 듯 지난 24일 수원 KT전에서는 멀티 홈런 포함해 4안타 4타점으로 활약했다. 

민병헌 개인의 성적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더욱 고무적인 것은 민병헌이 이대호 뒤에 배치되면서 이대호가 그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내며 공격을 폭발시키고 있다는 것. 이대호는 민병헌이 자신의 뒤에 본격적으로 배치되기 시작한 지난 주부터 폭발적인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주부터 이대호가 뽑아낸 홈런은 7개였다. 번즈가 배치되던 시절과는 달리 민병헌이 뒤에 포진하면서 자신을 완전히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고, 그 결과가 기록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민병헌의 타순이 내려오면서 상하위타선의 연결고리가 탄탄해진 느낌도 지울 수 없다. 민병헌이 출루로, 혹은 장타로 기회를 연결시키면서 흐름을 하위 타선 쪽으로 이어갔고 하위타선들도 분위기를 살리는 활약들을 펼쳐주고 있다. 하위타선에서는 신본기가 공격을 지배하면서 민병헌이 연결시킨 기회들을 해결해주고 있는 모양새다. 

4월 한 달 간 롯데 타선은 팀 타율 3할1푼1리로 전체 1위에 해당하는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다. 공격력은 완전히 돌아왔다. 그리고 타순의 조합 역시 이제는 어느 정도 완성단계를 향해 가고 있다. 고정 타순을 바랐던 롯데 조원우 감독이었는데, 과연 지금의 조합이 완벽한 타순 조합으로 자리잡을 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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