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택의 '농군패션', 자신과의 절박한 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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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한용섭 기자] 후반기 LG의 추락과 맞물려 LG 베테랑 박용택(38)을 향한 시선이 따갑다. 붙박이 지명타자로 출장하고 있는 박용택은 후반기 타격이 주춤하다. 그러나 류중일 감독은 박용택을 향해 변함없는 믿음을 보내고 있다.

7월 중순 가르시아가 복귀하면서 3번에서 5번으로 내려갔던 박용택은 지난 2일 가르시아가 허벅지 부상으로 빠지면서 다시 3번으로 복귀했다. 3번으로 복귀한 박용택은 2일 두산전부터 달라진 '농군패션'으로 출장하고 있다. 그의 절박함이 담긴 변화다.

박용택은 6일 현재 타율 2할9푼3리 11홈런 58타점 69득점을 기록 중이다. 장타율 .448, 출루율 .353, OPS .801이다. 삼진이 85개, 볼넷은 40개다. 주자 없을 때 타율이 2할9푼2리, 주자 있을 때 타율이 2할9푼4리로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득점권 타율은 2할6푼5리로 평소보다 낮다. 병살타는 18개로 올 시즌 가장 많다. 득점권 병살타는 9개.

박용택은 지난해까지 9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고, 득점권에서도 지난 4년간(2014~17년)은 3할5푼 이상으로 강했다. 올해 유난히 득점권 타율이 낮다. 선수 본인이 가장 답답할 노릇이다.

LG가 후반기 5승12패로 추락하면서 박용택의 부진이 도드라진다. 후반기 17경기에서 타율 2할2푼9리로 LG 주전 라인업 중 가장 낮다. 홈런 3개를 쳤지만 출루율마저 .247로 떨어지면서 OPS도 .633으로 낮은 수치다.

류중일 감독은 박용택을 다시 3번 지명타자로 올린 뒤 "다들 박용택이 3번 치는 것을 싫어하는가"라고 반문하며 "박용택 만한 지명타자가 없다. 가르시아가 있다면 모를까 가르시아의 부상으로 3번을 칠 타자가 없다"고 기용법에 대해 설명했다.

타격은 사이클이 있기 마련, 박용택의 경험과 연륜을 믿는 것이다. 박용택은 지난 4월말~5월말 한 달 가량 부진하다가 극복해내기도 했다. 박용택은 5월 부진에서 벗어난 뒤 '마음가짐의 여유와 쓸데없는 걱정'을 이야기했다. 심리적으로 스스로 부담을 줬다.

박용택이 붙박이 지명타자로 나서면서, 다른 LG 주전 타자들의 체력 안배가 어렵다는 시선도 있다. 류중일 감독은 "다른 선수들이 지명타자로 나가려면 박용택이 수비를 해야 한다. 그럴 상황은 아니다"며 "아시안게임 휴식기까지 몇 경기 안 남았다. 그때까지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휴식기까지 9경기 남았다. LG는 최근 2승12패로 부진하면서 승패 마진이 '0'이 됐다. 5위 넥센이 1.5경기 차이로 따라붙었고, 6~7위 삼성, KIA도 2~3경기로 추격 중이다.

박용택은 '3번 복귀'와 함께 '농군 패션'으로 심기일전했다. 평소 스타킹을 올려 입는 유강남을 제외하곤 나홀로 '농군 패션'이다. 지난 5월 20일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별세했을 때 선수단 전체가 농군 패션으로 나선 적이 있지만, 최근 팀의 부진 속에 박용택 혼자 유니폼에 변화를 줬다. 주장이자 팀의 최고참으로서 책임감이 무거울 수 밖에 없다. LG 부진에 따른 비난을 맨 앞에서 '욕받이'가 된 상황이다. 

박용택도 타격 사이클 저점에서 반등을 해야 하지만, 지금 LG의 문제는 선발과 불펜 가릴 것 없는 투수진의 붕괴가 더 뼈아프다. 후반기 팀 평균자책점이 6.96으로 최하위. 선발(7.13)은 10개팀 중 유일하게 7점대, 불펜(6.71)은 9위다. 투수진의 안정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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