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진짜 일냈다!' 韓 메이저리거 최초 골드글러브 수상 경사…에드먼, 베츠 제치고 유틸리티 NO.1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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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 



[스포티비뉴스=최민우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상을 수상했다. 2루수는 시카고 컵스의 니코 호너가 가져갔다.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 MLB.com은 6일(한국시간) 2023년 골드글러브 최종 수상자 명단을 발표했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건 김하성의 수상 여부다. 2루수와 유틸리티 플레이어 부문에 나란히 최종 후보로 선정됐던 김하성은 유틸리티 부문 황금장갑을 손에 넣었다.

골드글러브는 메이저리그 포지션별 최고의 수비수들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1957년 제정됐다. 수상은 팀별 감독 1명과 코치가 6명씩 투표를 진행하고, 미국야구연구협회에서 개발한 수비 통계 자료(SDI)를 반영해 수상자를 결정한다. 코칭스태프 투표 75%, SDI 25%가 반영된다.
 


▲ 잰더 보가츠(왼쪽)와 김하성. 


올해 샌디에이고 주전 2루수로 확실히 자리 잡은 김하성이다. 지난해 유격수로 활약하며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 3인에 꼽힐 정도로 탄탄한 수비력을 자랑했지만,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샌디에이고가 선수 보강 차원에서 FA 유격수 잰더 보가츠를 영입한 탓에 김하성은 포지션을 옮겨야 했다.

2023 시즌이 개막하기도 전부터 김하성은 2루수로도 성공할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 MLB.com도 지난겨울 "김하성은 2022년에 엘리트 수비 능력을 갖춘 유격수임을 증명해보였다. 보가츠 때문에 2루수로 자리를 옮기더라도 탄탄한 수비를 뽐낼 것이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학창 시절부터 줄곧 유격수로 뛰었던 김하성도 2루수로 변신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여느 때보다 수비 훈련에 집중했다. 두꺼운 선수층을 자랑하는 샌디에이고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쟁력을 입증해야 했다. 포지션보다 출전 시간을 부여 받아야 하는 입장이라, 부단히 노력했다.

스프링 트레이닝부터 김하성은 2루수로 성공 조짐을 보였다. 연이은 호수비로 눈길을 끌었다. 시범경기에서부터 존재감을 뽐냈다. 현지 언론도 "김하성이 2루수로 옮겼지만, 가장 빼어난 중앙 내야수"라며 연일 호평을 이어왔다.
 



메이저리그가 개막한 후에도 김하성의 활약은 계속됐다. 낯선 자리에서도 김하성은 완벽한 수비력을 자랑했다. 2023시즌이 반환점을 돌기도 전부터 김하성은 유력한 골드글러브 수상 후보로 거론됐다. 김하성도 욕심이 났다. 김하성은 "과거에는 골드글러브 수상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3년차 시즌에 접어들었고, 내가 상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조금씩 들더라. 내 할 일을 하면 보상이 있을 것"이라며 골드글러브 수상을 노렸다.

김하성의 호수비는 미국 야구팬들도 현혹시켰다.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에 샌디에이고 팬들이 열광했다. 김하성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하성킴'을 연호한다. 김하성도 자신의 달라진 위상에 대해 "이제는 팬들이 많이 좋아해준다. 다른 선수들보다 내 이름을 더 크게 연호해준다. 그래서 더 열심히 경기장에서 뛰어다니는 것 같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허슬 플레이를 많이 하는 선수로 팬들에게 각인이 됐다. 그런 내 모습을 좋아해주는 듯하다"고 말한 바 있다.

김하성의 활약은 다른 포지션에서도 이어졌다. 김하성은 2루수로 856⅔이닝을 소화했다. 뿐만 아니라 3루수로도 253⅓이닝을 뛰었고, 유격수로도 153⅓이닝을 책임졌다. 밥 멜빈 전 샌디에이고 감독은 김하성의 수비 능력을 믿고 내야 이곳저곳을 맡겼다. 김하성이 쉴 새 없이 뛰어준 덕분에 보가츠와 매니 마차도 등 동료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메이저리그 정상급 수비 능력을 과시했던 김하성은 다시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루수 부문에는 시카고 컵스의 니코 호너와 필라델피아 필리스 브라이슨 스탓과 최종 후보 3인에 꼽혔다. 이들 모두 올해 2루수로 포지션을 옮겼다. MLB.com은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2루수 후보는 2루수로 자리를 옮기고 성공적인 시즌을 치른 선수들로 구성됐다"고 소개한 바 있다.

유틸리티 부문에서 김하성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토미 에드먼, LA 다저스 무키 베츠와 경쟁을 벌였다. 지난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대표팀 일원으로 대회에 참가했던 에드먼은 소속팀 세인트루이스에서 유격수와 2루수, 중견수 등을 소화하며 유틸리티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베츠 역시 우익수와 2루수, 유격수까지 내외야를 가리지 않고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초 골드글러브 수상자가 됐다. 아시아인 메이저리거 내야수로는 처음으로 황금장갑을 노렸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게 됐다. 앞서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뛰던 스즈키 이치로가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아메리칸리그 외야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10회 수상한 바 있다.
 


생애 첫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김하성은 오는 10일 실버슬러거를 노린다. 실버슬러거는 최고의 타자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공격 지표로 수상자를 가린다. 김하성은 올해 정규시즌 152경기에서 17홈런 60타점 84득점 타율 0.260(538타수 140안타) 출루율 0.351 장타율 0.398 OPS(출루율+장타율) 0.749로 활약했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김하성은 유틸리티 부문에 후보로 선정됐다. 다저스의 베츠와 시카고 컵스 코디 벨린저, 신시내티 레즈의 스펜서 스티어 등과 경합한다. 베츠와 벨린저 등 메이저리그에서 정상급 선수들과 경쟁해야 하는 탓에 수상 가능성은 낮지만, 마지막까지 희망을 걸어볼만 하다.

한편 아메리칸리그 골드글러브 1루수 골드 글러브는 나다니엘 로우(텍사스 레인저스), 2루수는 안드레 히메네스(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유격수는 앤서니 볼프(뉴욕 양키스), 3루수는 맷 채프먼(토론토 블루제이스), 포수는 조나 하임(텍사스), 투수는 호세 베리오스(토론토), 좌익수 스티븐 콴(클리블랜드), 중견수는 케빈 키어마이어(토론토), 우익수는 아돌리스 가르시아(텍사스), 유틸리티는 마리시오 듀본(휴스턴)이 선정됐다.

내셔널리그는 1루수 크리스티안 워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2루수 니코 호너(시카고 컵스) 유격수 댄스비 스완슨(컵스), 3루수 키브라이언 헤이스(피츠버그 파이리츠), 포수 가브리엘 모레노(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투수 잭 윌러(필라델피아 필리스), 좌익수 이안 햅(컵스), 중견수 브렌튼 도일(콜로라도 로키스), 우익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틸리티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황금장갑을 품에 안았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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