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동혁의 이슈분석] 현 외인제도 갑론을박, 극단적 구단 이기주의 깔려있다

[BO]엠비 0 1982 0
 


외국인 선수 제도를 놓고 갑론을박이 심화되고 있다. 

'이대로 안된다'는 목소리가 많다. 그런데, 최근 '현행대로 유지하자'는 소수 구단의 의견도 개진되고 있다. 

현행 제도는 '기형적'이고 '모순적'이다. 확실한 팩트다. '2m 이하의 장신선수'와 '1m86 이하의 단신선수' 각각 1명씩을 기용할 수 있다. 1, 4쿼터는 1명만 뛴다. 이 '우스꽝스런' 제도 때문에 KBL은 전 세계적으로 '홍보효과'를 톡톡히 봤다. BBC, 가디안, 월스트리트 저널 등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세계적 언론사들이 이 문제를 다뤘다. 물론 격한 '비판'과 '조소'를 담고 있었다. 사실 '정상적' 농구팬이라면, 이 제도가 얼마나 우스꽝스럽고, 기형적인 지 판단할 수 있다. 

수정해야 한다. 하지만 현행 제도에 찬성하는 일부 소수의 구단이 있다. 드러내고 싶지 않지만, 그들만의 '확실한' 이유가 있다. 중요한 점은 외국인 선수 제도를 '어떻게 수정할 것인가'이다. 그 '명확한 기준'에 대해 살펴보는 게 이 글의 목적이다.

▶외국인 선수제도, 정답은 없다. 

외국인 선수 제도는 정답이 없다. 물론, 선을 그어야 한다. 지금의 '변태'적 외국인 선수 제도와는 카테고리가 다른 얘기다. '키 제한'이라는 말도 안되는 조건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제도는 김영기 KBL 전 총재의 개인적 의견이 전적으로 관철된 제도다.(이런 KBL 전 총재의 행태를 용인해 준 이사회도 한심하긴 마찬가지다) 1997년 초대 총재였던 김 전 총재가 프로농구 초반 도입한 단신 외국인 선수 제도가 좋은 평가를 받자, 기계적으로 적용시킨 부분이다. 여기에는 '득점=흥미도'라는 이상한 공식이 바탕이 됐다. 

'외국인 선수 제도가 정답이 없다'는 의미는 두 가지 판단 기준과 연결된다. 효율적 외국인 선수 제도는 ▶경기력 향상 ▶국내선수 경쟁력이라는 두 가지 조건을 전제로 한다. 외국인 선수가 들어오면서, 팀 경기력이 향상되어야 하고, 국내선수가 외국 선수와 경쟁하면서, 보고 배울 수 있는 게 많아야 한다. 즉, 국내선수가 부족하면, 적절하게 외국인 선수 쿼터를 개방,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고, 외국인 선수가 너무 많아서 국내 유망주들이 설 자리를 잃으면, 적절히 쿼터 수를 제한해야 한다.(때문에 여자프로농구의 경우, 외국인 선수 숫자를 줄이는 게 아니라 2명 출전으로 늘리는 것도 '단기적'으로 효과적 방법이 될 수 있다. 국내선수가 부족하고, '거품몸값'의 간판 선수들의 책임감 없는 플레이로 '프로'라는 이름이 민망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현 제도의 실제적 폐해

단신, 장신 외국인 선수 제도는 여전히 많은 문제점이 있다. 

핵심적으로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일단, 각 팀이 필요로 하는 포지션의 선수를 영입하는데, 엄청난 문제점이 발생한다. 선택할 수 있는 옵션 자체가 줄어든다. 포워드가 필요한 팀에게, 단신 외국인 선수를 뽑아야 하는 옵션이 강요된다. 실제 상황을 보자. 올 시즌, SK, KT, 삼성 등이 어려움을 겪는다. KT는 로건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뛰지 못하자, 후속 선수를 뽑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SK 역시 헤인즈가 부상당하자, 장신 외국인 선수를 뽑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키 제한 뿐만 아니라, 금액 제한을 해놨기 때문에 팀에 맞는 선수를 데려올 수 없다. 외국인 선수 제도의 핵심은 '경기력 향상'이다. 지금 제도는 이 원칙에 완전히 어긋난다. 

올 시즌 뿐만 아니라 단신 외국인 선수를 데려올 때부터 그랬다. 단신 외국인 선수를 찬성하는 측의 주장은 크게 2가지다. ▶경기 속도가 빨라져 흥미롭다 ▶기술실종의 시기에 기술을 볼 수 있다 는 논리다. 

그런데, 빠른 농구의 핵심인 속공과 트랜지션 게임은 첫 패스에 의해 좌우된다. 팀 조직적 움직임에 의해 속공의 위력은 배가된다. 즉, 포워드 요원이 들어와도 경기 속도는 빨라질 수 있다. 기술을 볼 수 있다? '왜 단신 외국인 선수만 기술을 발휘한다고 생각할까'라는 반문을 던지고 싶다. 백번 양보해서 단신 외국인 선수의 드리블과 돌파가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인정하자. 그런데 부작용이 더 많다. 대부분 단신 외국인 선수는 볼을 가진 상태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리딩과 득점까지 한다. 팀 밸런스가 깨진다. '1경기 30~40득점씩 넣으면서 팀을 이끌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예전 오리온 피트 마이클과 같은 외국인 선수가 많다면 충분히 찬성할 수 있다. 그런데, 현재 금액이 제한된 상태에서 그런 선수는 확률적으로 찾기 힘들다. 조 잭슨, 안드레 에밋과 같은 테크니션이 주목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일부 소수 구단이 이런 '혜택'을 누리는 동안, 많은 팀들이 맞지 않는 단신 선수를 데려와 소위 '피'를 봤다. 밸런스가 완전히 깨지고, 눈쌀 찌푸려지는 전혀 손발이 맞지 않는 플레이가 만연했다. 즉, 현행 제도는 '기회비용' 측면에서 너무 많은 희생을 강요한다.  


 


▶모든 장벽을 걷어내자

현 KBL의 가장 큰 문제는 떨어지는 경기력이다.

왜 경기력이 떨어질까. 장기적으로는 국내 선수들의 기술 문제가 있다. 단기적으로 수많은 장벽을 가진 외국인 선수 제도 때문이다. 팀에 맞지 않는 외국인 선수들이 들어온다. 애써 비시즌에 맞춰놓아도 부상을 당하면 수많은 조건들 때문에 팀에 맞지 않는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게 된다. 포지션 중복이 생긴다. 결국 경기력이 떨어진다. 

프로농구 경기력 수준 자체가 떨어지는 결과를 낳는다. 때문에, 이 제도는 수정해야 한다. 키 제한 철폐를 없애야 하고, 금액 상한선, 리그 제한 등을 모두 철폐해야 한다. 외국인 선수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숫자를 줄이는 방안도 괜찮다. 팀에 꼭 필요한 기량을 갖춘 선수 1명만 데려와도 된다. 

많은 순기능을 가진다. ▶적극적 투자를 하는 구단의 우승 확률을 높히고 ▶1명이 뛸 경우, 감독들의 지도력을 좀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으며(그동안 외국인 선수가 좋으면 감독의 능력과 상관없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 ▶대체 외국인 선수를 상시적으로 스카우트 할 수 있는 스카우팅 팀을 강화해야 하는(그래야 외국인 선수가 부상을 당할 때 적시에 대체 외국인 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 효과들이 있다. 여기에 일부 에이전트의 '장난'을 막는 효과도 있다.(선택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가 얼마 없기 때문에, 그나마 기량이 나은 선수는 웃돈을 주고 데려와야 했다. 에이전트들의 장난이 여전히 성행한다. 효율적이지 않다) 

그런데, 왜 일부 구단에서는 현행 제도를 유지하려고 할까. 현재 가장 유력한 대안은 '조건 없는' 자유계약제다. 팀의 적극적 투자 여부에 따라서 수준 높은 기량을 갖춘 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 하지만 반대하는 구단 대부분은 KBL의 이상한 '하향 평준화'를 지탱하는 팀들이다. 투자를 할 생각은 하지 않고, 지금 상태에서 좋은 성적을 유지, 홍보효과를 얻으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경기 수준이 낮아지든 말든, 적은 금액으로 성적만 얻으면 만족한다. 한마디로 '자신'들만 살면, 프로농구 경기력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태도가 기본으로 깔려 있다. 한마디로 보기 민망한 '구단 이기주의'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이제 KBL, 그리고 이사회가 결단을 내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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