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수 제한’ 김광현, 핸디캡 뛰어넘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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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큰 수술을 받고 돌아온 선수들은 신중하게 활용하기 마련이다. 모든 구단들이 그렇다. 그런데 SK는 한 걸음을 더 나갔다. KBO 리그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물었던 이닝과 투구수 제한을 걸었다. 에이스 김광현(30)은 그만큼 팀에 각별한 존재다.

김광현을 보는 SK의 시선은 2018년에 국한되지 않는다. 오히려 2019년 이후를 본다. 복귀 시즌에 얼마를 던져야 좋을지 철저하게 연구했다. 메이저리그(MLB) 및 재활 선수들의 사례를 종합한 결과 110이닝, 2000~2200구 정도가 적당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좋은 일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만 놓고 보면 상황에 따라 핸디캡이 될 수 있다. 김광현은 이 문제를 현명하게 풀어가야 한다.

김광현은 8일까지 세 차례 등판했다. 성적은 다소 엇갈렸다. 첫 두 경기에서는 합계 10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7일 인천 삼성전에서는 홈런 두 방을 맞으며 3이닝 6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확실히 첫 두 경기 등판보다는 구속과 구위가 모두 떨어졌다.

물론 이는 지극히 정상이다. 수술을 받은 선수들의 기복은 흔하게 있는 일이다. 큰 수술을 받고 1년을 쉰 김광현이다. 팔꿈치 수술 후 자신의 감각을 완벽하게 찾기까지는 보통 2년이 걸린다. 지금은 “내 팔이 맞는지”조차도 확신을 가지지 못할 시기다. 어디까지나 포커스는 건강에 맞춰야 한다. 패전이야 아쉽지만 결과에 지나치게 매몰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막상 경기에 나서는 선수의 심정이 그럴 수는 없다. 투구수가 제한되어 있기에 그렇다. 어쩌면 김광현의 지금 마음은 급해야 정상이다.

아직은 쌀쌀한 날씨였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의 기준치는 확고했다. 경기 전부터 “5이닝, 80개 안팎을 던지게 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리고 김광현이 2회와 3회 고전하며 이닝당 투구수가 불어나자 68개에서 끊었다.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편하게 던지는 것과, 위기 상황에서 전력으로 던지는 것은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이미 팔꿈치는 80개 이상을 던진 수준의 부하를 받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선발투수는 불펜투수보다 더 길고 체계적인 휴식을 보장받는다. 그만큼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할 의무가 있다. ‘5이닝’이 승리 조건의 한 기준이라는 것은, 최소 5이닝 이상은 던져야 선발의 몫을 다 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다. 그런데 이를 80구 이내에서 끊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이닝당 평균 16구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이닝당 투구수가 16개 이하였던 선수는 리그 전체를 통틀어서도 단 10명에 불과했다.

까다롭게 승부를 할 여유가 없다. 상황은 빠른 승부를 강요한다. 김광현도 이를 인정한다. 김광현은 “안타를 많이 맞더라도 공격적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이는 타자들에게 힌트가 된다. 빠른 승부를 예상하고 타석에 들어설 수도 있고, 또는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슬라이더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다. 혹은 최대한 빨리 투구수를 소진시키는 전략을 짤 수도 있다. 8일 삼성 타선은 김광현을 훌륭하게 괴롭히며 정석을 제시했다.

김광현은 “첫 세 번의 등판은 재활의 연장선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제 그 단계는 어느 정도 끝났다. 날이 따뜻해지고, 컨디션이 돌아오면 책임 투구수는 상향조정될 것이다. 그러나 그 폭이 크지는 않을 전망이고, 김광현은 계속 투구수에 대한 핸디캡과 스트레스를 안고 싸워야 한다. 어쩌면 보는 사람들도 많은 피안타 등에 인내심을 가져야 필요가 있을지 모른다. 야구인생에서 처음 겪는 낯선 상황에 김광현이 어떻게 대처할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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