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에.1st] 한때는 잘 나갔던, 이승우의 새 동료들을 소개합니다
[풋볼리스트] 이탈리아 축구는 13년 만에 한국 선수가 진출하며 다시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수비적이라는 통념과 달리 많은 골이 터지고, 치열한 전술 대결은 여전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합류한 세리에A, 이승우가 현재 소속된 세리에B 등 칼초(Calcio)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김정용 기자가 경기와 이슈를 챙긴다. 가장 빠르고 가장 특별하게. <편집자주>
이승우의 소속팀 엘라스베로나는 이번 시즌 변화의 폭이 크다. 이승우를 주전으로 대우한다는 것이 변화의 한 축이다. 동시에 지난 시즌 세리에B에서 지도력을 보여준 파비오 그로소 감독을 선임했고, 그로소 감독을 따라 온 바리 출신 선수들을 중심으로 선수단도 개편했다. 올해 이승우와 함께 할 영입 선수들을 살펴본다. 6일(한국시간) 열린 베로나의 시즌 첫 경기였던 유베스타비아와의 코파이탈리아 2라운드 출장 멤버를 중심으로 정리했다.
루카 마로네, 한때 유벤투스 수비의 간판 유망주
유벤투스 유소년팀에서 성장해 28세가 된 지금까지도 임대를 전전하는 선수다. 유벤투스에서 2009년 프로로 데뷔했고, 데뷔 초창기에는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선배 레오나르도 보누치의 든든한 백업 멤버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마로네는 원래 수비형 미드필더였지만 유벤투스가 스리백을 전격 도입하면서 스위퍼로 포지션을 바꿨다. 그 뒤로 끝없이 임대를 다녔다. 마로네는 베로나가 세리에A에 있던 2015/2016시즌에도 임대 선수로서 합류했던 적이 있다.
더이상 유망주라고 할 수 없는 마로네가 임대 후 완전이적 형식으로 베로나 유니폼을 입은 건 파비오 그로소 감독과의 인연 덕분이다. 그로소 감독은 지난 시즌 바리에서도 마로네를 임대 선수로 활용했고, 마로네는 모처럼 붙박이 주전으로서 좋은 시즌을 보냈다. 그로소 감독을 베로나에서도 마로네를 활용하기로 했다. 베로나의 시즌 첫 경기였던 6일 코파이탈리아에서는 선발 포메이션이 4-2-3-1이었기 때문에 마로네의 자리가 없었고, 마로네는 후반 막판 이승우와 교체 투입돼 팀 전술을 3-5-2로 바꾸는 역할을 했다.
잠파올로 파치니, 다시 한 번 세리에B 득점왕 노리는 노장 공격수
엄밀히 말하면 옛 동료지만, 지난 시즌 후반기에 베로나를 떠났다가 다시 합류한 선수다. 파치니는 베로나 선수단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이다. 이탈리아 대표 경력이 있고 프로 선수로서 피오렌티나, 인테르밀란, AC밀란에서 활약했다. 9년 전에는 세리에A 19골을 넣은 적도 있다. 2016/2017시즌 23골로 세리에B 득점왕을 차지하며 베로나의 승격에 일조했다. 그러나 2017/2018시즌 전반기에 단 4골에 그쳤고, 후반기는 스페인라리가의 레반테로 임대됐으나 겨우 1골을 넣은 것이 고작이었다. 그 한 골이 레알마드리드 상대로 넣은 것이어서 조금이나마 화제를 모았다.
파치니는 코파이탈리아 경기에 선발 출장해 활약했다. 이 경기에서 한 골을 넣은 뒤 눈에 띄게 흥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약 6개월 만에 공식 경기 득점을 한 뒤 '난 아직 죽지 않았다'라고 외치는 듯한 포효였다. 심기일전한 파치니의 활약이 기대되는 시즌이다.
알레산드로 크레센치, 플로렌치 앞 세대 로마 유망주
로마 유소년팀에서 공격력 좋은 라이트백으로 주목 받았던 크레센치는 겨우 18세였던 2009년 프로 무대에 데뷔하며 더 기대를 모았다. 이탈리아 유소년팀도 단계별로 거치며 주전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프로 선수로서 활약상이 미비했다. 무려 9개 구단으로 임대를 다녔으나 결국 로마 주전으로 정착하지 못했고, 2016년 페스카라로 이적했다가 이번에 베로나 선수로 합류했다.
원래 오른쪽 수비수지만 왼쪽도 소화할 수 있다. 베로나 데뷔전에서도 레프트백으로 배치돼 왼쪽 윙어 이승우와 호흡을 맞췄다. 다소 투박하다는 단점과 함께 풍부한 경험, 풍부한 활동량, 공격적인 경기 운영 방식이라는 장점도 있다.
리암 헨더슨, 아직 성장 가능성이 남은 스코틀랜드 미드필더
헨더슨은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에서 가장 기대를 모으는 유망주 미드필더였다. 2013년 17세 나이로 프로에 데뷔한 뒤 로젠베리, 하이버니안 임대를 통해 성장했다. 스코틀랜드 청소년 대표팀에서도 중요한 선수였다. 그러나 셀틱으로 복귀한 뒤 브렌던 로저스 감독 아래서 출장 기회를 거의 잡지 못했다. 헨더슨은 너무 늦기 전에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로 했고, 올해 1월 세리에B 구단인 바리의 문을 두드렸다.
바리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한 헨더슨은 이번 시즌 그로소 감독과 함께 베로나로 팀을 옮겼다. 바리가 파산했기 때문에 베로나는 이적료 없이 헨더슨을 데려올 수 있었다. 활동량과 기술을 어느 정도 겸비한 미드필더다. 이미 세리에B 어느 팀에서도 주전으로 뛸 만한 실력이 있다. 더 성장한다면 빅 리그 1부 수준의 미드필더로 발전할 여지가 충분하다.
파벨 다비도비치, 폴란드 대표 수비수
폴란드 국가대표 수비수 파벨 다비도비치가 벤피카로부터 임대 후 완전이적 형식으로 영입됐다. 베로나는 다비도비치가 지난 시즌 팔레르모로 임대돼 보여준 세리에B 경쟁력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센터백뿐 아니라 수비형 미드필더, 중앙 미드필더까지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