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두산전 전패에도 4위…LG 닮은 역대 미스터리 팀들은?
(서울=뉴스1) 조인식 기자 = LG 트윈스는 이번 시즌 서울 라이벌 두산 베어스에 11전 전패를 당하고 있다. 지난 시즌 마지막 2경기를 포함해 두산전 13연패다.
특정 팀을 상대로 11번 싸워 한 번도 이기지 못했음에도 LG의 현재 순위는 4위다. 53승 1무 51패로 승률도 5할을 넘기고 있다. 두산전 전적을 빼면 53승 1무 40패로 승률 0.570(0.5699)이며, 반올림하지 않고도 승률이 0.570인 2위 SK 바로 뒤에 위치한 3위가 된다.
반대로 해석하면 2위에 크게 뒤지지 않는 시즌을 보내고 있음에도 유독 한 팀에 약해 4위에 머문다고 볼 수도 있다. LG는 두산에 열세를 보이지만, 두산에 6승 5패로 강한 넥센과의 맞대결에서는 10승 2패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로서는 포스트시즌 진출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위 한화 이글스에 6경기차로 뒤져 있어 순위 상승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5위 삼성 라이온즈에는 3경기차로 앞서 있어 이대로 정규시즌을 마치면 4위로 홈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를 수 있다.
LG가 두산전에서 계속 부진하고도 포스트시즌에 오르게 되면 역대 포스트시즌 진출 팀들 가운데 특정 팀 상대 최저 승률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갖게 될지도 모른다.
현재 기록은 넥센 히어로즈가 가지고 있다. 넥센은 2015년 NC 다이노스에 3승 13패로 눌리며 상대 승률 0.188에 그쳤음에도 78승 1무 65패라는 좋은 성적으로 정규시즌을 4위로 마쳤다. 특정 팀 상대로 2할 미만의 승률을 기록하고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유일한 케이스다.
지금과 달리 당시 넥센은 목동구장을 홈으로 쓰고 있었고, NC 타선에는 에릭 테임즈, 나성범, 이호준 등 홈런을 칠 수 있는 강타자들이 포진해 있었다. 박석민이 합류하기 전이었지만 넥센은 NC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했다.
특정 팀 상대 3할 미만 승률 포스트시즌 진출 팀은 총 10차례(2015 넥센 제외 9차례) 나왔고, 삼성,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해태 시절 포함)는 2번이나 이런 경우가 있었다. 삼성은 1991년 해태에 4승 14패(승률 0.222)로 압도당했고, 1998년 현대 유니콘스에도 4승 14패로 약했다.
롯데는 1992년 빙그레 이글스전에서 5승 13패로 상대 승률 0.278에 그쳤지만 빙그레와 맞붙은 한국시리즈에서는 4승 1패로 우승을 차지하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SK 와이번스에 똑같이 5승 13패를 당했던 2008년에도 8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오르는 작은 이변이 있었다.
1994년 해태는 태평양에 5승 13패, 태평양은 1위 LG에 5승 13패를 당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은 태평양을 4승 무패로 꺾은 LG의 차지였다. 해태는 KIA로 구단명이 바뀐 뒤 2006년에도 현대에 5승 13패로 묶였지만 가을잔치에 나갔다.
한편 1998년 81승 45패로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차지했던 현대는 기록에서도 압도적인 면이 드러났다. 정규시즌 2위인 삼성을 14승 4패로 확실히 제압했고, 정규시즌 4위였던 OB 베어스와의 승부도 14승 4패로 쉬웠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두 팀을 상대로 7할대 승률을 올린 팀은 1998 현대가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