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시속 150㎞…후반기에 더 강해진 송은범의 투심 패스트볼
후반기 성적 9경기 평균자책점 0.84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송은범(34·한화 이글스)은 전반기를 마치면서 "포심 패스트볼을 단 한 개도 던지지 않았다"고 밝히며 "후반기에는 변화를 줘야 할 것 같다. 포심을 던질 계획"이라고 했다.
하지만 후반기 9경기를 치르는 동안 송은범은 KBO리그에서 '직구'라고 불리는 포심을 던지지 않았다. "던질 필요가 없었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다.
변형 직구인 투심 패스트볼의 위력이 더 상승한 덕이다.
전반기 송은범의 투심은 평균 시속 143㎞, 최고 시속 147㎞를 찍었다.
후반기에는 투심 구속이 더 상승했다. 송은범이 "아주 익숙해져야 나올만한 구속"이라던 시속 150㎞를 찍었다.
송은범은 7월 31일 대전 kt wiz전에서 시속 150㎞짜리 투심을 2개 던졌다. 8월 1일 kt전에 다시 등판해 최고 시속 148㎞의 투심을 던졌다.
놀라운 변화지만, 송은범은 "구속이 오른 이유는 나도 모른다"고 했다.
투심 구속의 상승은 성적 향상까지 이끌었다. 송은범은 후반기 9경기에서 10⅔이닝 7피안타 1실점, 평균자책점 0.84로 호투 중이다. 시즌 성적도 4승 3패 8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50으로 매우 좋다.
사실 송은범에게 '시속 150㎞'는 매우 익숙하다. 그는 많은 공을 던지는 선발로 나설 때도 시속 150㎞를 넘나드는 포심을 던졌다.
하지만 '투심 시속 150㎞'는 또 다른 의미다.
송은범은 한때 윤석민(KIA 타이거즈)과 KBO리그를 대표하는 우완으로 꼽혔다. 하지만 2013∼2017년, 5시즌 동안 길고, 지독한 부진에 시달렸다.
정민태, 송진우 코치의 조언 속에 투심을 연마한 송은범은 올해 극적인 반등에 성공했다.
시즌 초에는 다른 구종은 섞지 않고 투심만 던진 경기도 많았다.
우완 송은범이 던지는 투심은 좌타자 바깥쪽으로 휘며 떨어진다. 종과 횡으로 모두 변하는 그의 투심은 타자 배트 중심을 피해갔다.
송은범은 땅볼/뜬공 비율이 2.84로 3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 중 가장 높다. 뜬공을 억제하고 땅볼 타구를 양산했다는 의미다.
송은범은 "사실 나조차 확신이 없었다. 그런데 변화를 유도해 주신 정민태·송진우 코치님 덕에 변화에 성공했다"며 "투심을 잘 잡아준 우리 포수들, 땅볼을 잘 처리해준 우리 야수들에게도 고맙다"고 했다.
그는 "투심이 배트 중심에 맞는 횟수가 늘었다. 시즌 초에는 내 투심이 타자들에게 낯선 공이었지만, 점점 익숙해진다. 후반기에는 투심 구사율을 낮춰야 할 것 같다"며 전반기 막판 불펜 피칭을 할 때 포심을 집중해서 점검했다.
후반기 들어 송은범은 커브와 슬라이더 구사율을 조금 높였다. 하지만 여전히 투심 구사율은 60%를 넘는다. 포심은 점검만 하고 있다.
'후반기 송은범의 투심'은 전반기와 또 다른 공이기 때문이다.
후반기에도 송은범의 투심은 KBO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구종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