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7시, 섭씨 42도'서 경기 시작하는 MLB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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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야구선수협, 폭염 경기 취소 검토 요청…팬 지지 못받아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미국에서도 덥기로 유명한 텍사스 주의 북부를 연고로 둔 미국프로야구(MLB) 텍사스 레인저스 선수들은 해마다 여름이면 땀으로 목욕한다.

텍사스 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지난달 20일 오후 7시 8분(현지시간)에 시작된 텍사스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경기 개시 온도는 화씨 107도(섭씨 41.6도)에 달했다.

1994년 글로브 라이프 파크가 개장한 이래 가장 뜨거운 기온이었다.

경기는 기온만큼이나 뜨겁게 달아올라 양 팀 선수들은 4시간 48분 동안 연장 11회 접전을 펼쳤다. 클리블랜드가 9-8로 승리를 가져갔다.

'열사의 땅'으로 유명한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여름에 기온 화씨 100도(섭씨 37.7도)를 넘는 건 다반사다. 

하지만 미국 전역으로 보면 흔치 않은 일이어서 텍사스와의 경기를 취재하러 온 상대 팀 담당 기자들은 기자실에서 전광판에 찍힌 화씨 100도 이상의 경기 개시 기온을 자신의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기도 한다.

텍사스는 7월 21일 섭씨 41.6도, 7월 22일 38.8도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텍사스 선수들은 섭씨 37.7도 이상의 이상 고온이 30일 연속 텍사스 주 북부를 덮친 2011년에는 41.1도에서 두 번이나 경기를 시작하기도 했다. 


 


지역 일간지 댈러스 모닝 뉴스에 따르면, 텍사스 구단은 선수들의 체력과 팬들의 건강을 염려해 7월 22일 현지시간 낮에 열린 경기의 시간 변경을 내부에서 논의했다고 한다.

그러나 MLB 사무국과 클리블랜드 구단의 승낙을 얻어야 하고 경기 시작 시간을 바꿀 경우 따져야 할 게 많아 원래대로 경기를 오후 2시에 치렀다.

철저하게 비즈니스로 움직이는 메이저리그에선 폭염 때문에 경기 시간을 바꾸거나 경기를 연기하는 일을 거의 볼 수 없다. 

선수들의 부상 우려가 큰 폭설, 혹한, 우천 상황에선 경기를 취소하지만, 폭염엔 웬만하면 경기를 진행한다. 가장 중요한 TV 중계시간이 이미 연간단위로 정해졌기에 표도 정상적으로 판다.

폭설, 혹한 등은 비교적 시즌 초반에 일어나서 추후 일정을 짜는데 크게 부담되지 않는다. 하지만 한여름 폭염에 따른 경기 취소와 일정 재편성은 향후 일정에 영향을 주기에 쉽사리 결정할 수 없다.

게다가 방송사의 중계시간 광고 판매, 구단의 표 판매는 돈과 직결되는 분야라 천재지변이 아니고선 경기를 급히 재편성하는 일은 메이저리그에서 드물다.

대신 각 구단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팬들에게 폭염에 따른 관전 유의 사항을 전파한다. '옷을 최대한 얇게 입고 수분 보충을 잘하라'는 식이다.

또 경기장에 열기를 식힐 여러 장소를 확충하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 의료진도 보강한다.

선수들은 야외 훈련을 줄이고 최대한 실내 타격 연습장과 불펜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경기에 임한다.

프로야구선수협회는 최악의 폭염 예보에 따라 긴급이사회를 거쳐 7월 31∼8월 1일 프로야구 경기 취소 또는 경기 시간 변경을 검토해달라고 KBO에 요청했다. 그러나 누리꾼들의 지지를 얻진 못했다.

KBO 사무국 역시 "폭염 대책이 필요하나 경기 일정에 맞춘 입장권 판매나 TV 중계, 구장별 상태 등 고려할 사항이 많아 당장 경기 취소나 시간대 변경을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난색을 표명했다. 

스포츠 관전에 익숙한 미국·유럽 지역에선 팬들이 변덕스러운 날씨를 스스로 대비하는 게 일상처럼 굳어졌다.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역대 가장 추운 개회식'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일 때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동계올림픽이란 원래 추운 곳에서 열리는 것이니 관전하는 팬들이 스스로 월동장구를 준비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텍사스 구단은 팬들이 더욱 쾌적한 환경에서 관전하게끔 개폐식 지붕을 갖춘 신구장을 현재 건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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