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비차도 SON처럼 희생될 뻔...콘테, KIM빠진 나폴리 감독직 전격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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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 장하준 기자] 또 한 명의 희생자가 나올 뻔했다.

최근 나폴리의 관심을 받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12일(한국시간) 본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나폴리 부임설을 부인했다. 콘테 감독은 "내가 영향력 있는 클럽과 근접했다는 소문이 들리지만, 지금은 계속 가만히 있고 싶으며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만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고 직접 언급했다.

이로써 최근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나폴리는 새로운 감독을 찾아 나섰다. 나폴리는 지난 시즌 33년 만에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초반부터 화끈한 공격 축구로 축구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의 지도 아래, 지난 시즌 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빅터 오시멘이 득점력을 뽐냈다. 또한 시즌을 앞두고 새로 영입된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와 김민재는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특히 김민재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김민재는 페네르바체(튀르키예)를 떠나 나폴리에 합류하며 유럽 빅리그 데뷔 시즌을 가졌다. 그렇기에 긴장할 법도 했지만, 김민재에게 적응기는 필요 없었다. 강력한 신체 조건과 뛰어난 수비 지능, 압도적인 스피드를 바탕으로 매 경기 상대 공격수들을 제압했다. 단숨에 주전을 꿰차며 모든 대회 45경기에 출전해 2골 2도움을 기록했다.

시즌이 끝난 후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긴밀하게 연결됐다. 하지만 최종 행선지는 바이에른 뮌헨이었다. 뮌헨은 7월 1일부터 15일까지 유효한 김민재의 바이아웃 조항을 발동시켰다. 아시아 역대 최고 이적료인 5,000만 유로(약 709억 원)를 투자하며 김민재를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김민재는 뮌헨 이적 당시 "뮌헨은 모든 축구 선수가 꿈꾸는 팀이다. 그래서 이적을 결심했다. 일단 경기에 뛰는 게 목표다. 더 나아가서 유럽 챔피언스리그에 우승하고 싶다. 리그, 컵대회에서 모두 우승해 트레블도 달성하고 싶다"라며 포부를 말했다.

이렇게 김민재가 떠난 사이, 나폴리는 지난 시즌 디펜딩 챔피언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민재뿐만 아니라, 스팔레티 감독의 공백도 커 보인다. 스팔레티 감독은 지난 시즌 막바지에 아우렐리오 데 라우렌티스 회장과 불화를 일으켰다. 당시 라우렌티스 회장은 좋은 성적을 거둔 스팔레티 감독과 1년 계약 연장을 진행하려 했다. 하지만 라우렌티스 회장은 스팔레티 감독과 논의를 거치지 않은 채 일방적인 계약 연장을 추진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스팔레티 감독은 나폴리와 결별했다. 나폴리는 스팔레티 감독의 후임으로 뤼디 가르시아 감독을 낙점했다. 가르시아 감독은 나폴리 부임 직전, 알 나스르(사우디아라비아)에서 경질된 인물이었다.
 



가르시아 감독은 부임과 동시에 많은 부담을 안게 됐다. 스팔레티 감독이 이룬 업적은 너무나 위대했다. 나폴리 팬들은 더 나은 시즌을 원하고 있으며, 기준점 역시 높아졌다. 결국 가르시아 감독은 이 기대치를 이겨내지 못했다. 나폴리는 이번 시즌 세리에A 8경기를 치르며 4승 2무 2패를 기록했다. 무작정 나쁜 성적으로 볼 수는 없지만, 지난 시즌 나폴리가 거둔 업적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이었다. 결국 가르시아 감독이라는 경질이라는 수모를 겪고 말았다.

게다가 빅터 오시멘을 향한 인종 차별 논란을 일으키며 분위기가 더욱 어수선해졌다. 주축 스트라이커 오시멘이 볼로냐전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하는 영상에 "제발 페널티킥 주세요"라는 더빙으로 조롱 섞인 멘트를 입혔고, 오시멘을 코코넛에 비유하기도 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자연스레 이적설이 흘러나왔다. 스페인 매체 '스포르트'는 "오시멘은 디에고 마라도나 시대 이후 33년 만에 나폴리에 우승컵을 안겨준 핵심 선수였다. 2022-23시즌 뛰어난 활약에 유럽 빅클럽이 관심을 보였지만, 나폴리 회장은 핵심 선수 잔류를 원했다. 오시멘은 결국 여름에 팀을 떠나지 않았다"고 알렸다.

이처럼 매우 어수선한 상황에 놓인 나폴리는 결국 콘테 감독을 선택하는 듯했다. 콘테 감독은 지난 시즌 도중 토트넘 홋스퍼에서 경질된 이후, 아직 새 팀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콘테 감독의 나폴리 부임설이 흘러나오자,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2021-22시즌 도중 부임한 콘테 감독은 부진에 빠져 있던 토트넘을 리그 4위에 올려놓았다. 토트넘은 극적으로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티켓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손흥민은 해당 시즌에 모하메드 살라와 함께 공동 득점왕을 차지하며 콘테 감독의 애정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 콘테 감독은 '주포' 해리 케인의 골 결정력에 의존하는 축구를 선보였다. 덕분에 케인은 리그에서만 30골을 몰아넣는 데 성공했지만, 토트넘은 UCL 16강에서 탈락했다. 그리고 점차 순위가 내려가며 일찌감치 무관 징크스를 깨는 데 실패했다. 결국 콘테 감독은 시즌 도중 경질됐고, 이후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수석 코치와 라이언 메이슨 감독 대행이 지휘봉을 이어받았지만, 이미 무너진 토트넘을 되살릴 수는 없었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은 콘테 감독의 전술적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이전까지 특유의 스피드를 활용해 상대 뒷공간을 침투하던 손흥민의 모습은 자주 보이지 않았다. 대신 낮은 위치로 내려와 볼을 받으며 팀의 빌드 업을 원활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줬다. 비록 손흥민은 모든 대회에서 14골을 넣긴 했지만, 분명 이전 시즌들에 비해 아쉬운 기록이었다.

이에 따라, 축구 팬들은 나폴리에 콘테 감독이 부임한다면 새로운 희생양이 탄생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 주인공은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나폴리에 합류한 크바라츠헬리아는 화려한 돌파와 준수한 연계 플레이 능력을 갖춘 윙어다. 나폴리에서 주로 왼쪽 측면 공격을 맡는다. 최근에는 최전방 공격수로 자주 기용되지만, 손흥민 역시 평소 왼쪽 측면 공격을 도맡는 선수였다. 자연스레 콘테 감독 하의 손흥민처럼, 크바라츠헬리아 역시 콘테 감독이 부임한다면 낮은 위치로 내려와 볼을 받아주는 역할을 소화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것은 나폴리 입장에서 큰 손해다. 크바라츠헬리아는 지난 시즌 모든 대회 43경기에 나서 14골과 17도움을 기록했다. 오시멘과 함께 공격의 쌍두마차 역할을 훌륭히 소화했다. 하지만 크바라츠헬리아가 낮은 위치로 내려온다면, 공격 포인트는 현저히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마침 콘테 감독이 나폴리 감독직을 거절하며 이러한 걱정은 없던 일이 됐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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